게임의 성공을 가늠하는 잣대로 흔히 쓰이는 것이 ‘동시접속자’라는 자료다. 주로 언론에 쓰이는 표현을 살펴보자. “2주만에 동시접속자 2만 돌파”, “일본, 내년 후반에는 최대 동시접속자 35만명 수준이 기대되는 등 큰 성장잠재력을 가질 것”, “1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동시접속자 수 3만8천여 명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동시접속자는 200여명에 불과하다” 등 기사를 보면 동접자수는 게임의 성패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판단근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게임업계에서 동접자수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온라인게임이 주류로 등장한 90년대 후반부터. 동접자수는 인기의 척도로써 게임업계의 성장을 입증하는 자료로 광범위하게 쓰였다. 그러나 현재 쓰이는 동접자수는 엄밀히 말하면 정확한 자료라고 할 수 없다. 동접자수라는 개념에는 시간의 개념이 혼합돼 있기 때문이다.
동접자수를 체크하는 순간이 어느 시점이냐에 따라 동접자수는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초등생들을 대상으로한 A게임을 예로 들어보자. 이 게임의 동접자수는 1만명대로 알려져 있다. 초등학생들이 하교한 시점인 2시에서 4시 사이의 자료다. 그러나 시간을 달리 새벽 2시에서 4시사이의 이 게임의 동접자수를 추출한다면 1천명은 고사하고 1백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동접자수를 나타낼 것이다.
이 자료를 근거로 기사를 쓴다면 A게임은 동접자수 1백명도 안되는 하찮은 게임이 될 수 밖에 없다. 반면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B게임은 아침시간보다 저녁과 새벽시간의 동접자수가 월등히 높을 수 밖에 없다.
결국 동접자수를 이용해 인기의 척도를 계산한다면 동접자수를 체크하는 정확한 시간과 주요고객의 연령대 등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또한 가능하다면 최고, 최소 동접자수를 함께 기재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게임은 통계 찾기가 어려운 산업, 찾은 통계도 믿을 수 없는 산업이라는 것이 현재 업계의 분위기다. 이는 국내 게임 전체를 집계할 공신력 있는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자료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공신력 있는 데이터는 게임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동접자수를 대신할 만한 혹은 정확한 동접자수를 집계하는 시스템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