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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2'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

  • 지봉철
  • 입력 2003.06.16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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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리니지2’에 쏟아지는 관심은 게이머들 뿐만이 아니다. 국내 게임관계자들은 이미 ‘리니지2’에 대한 분석을 시작했다.

경쟁업체는 물론 증권업계 관계자, IT업종 종사자들도 ‘리니지2’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증권 강성빈 수석연구원은 “‘리니지2’에 흥행여부에 따라서 국내 게임산업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혀 ‘리니지2’에 대한 관심의 정도를 표시했다.

또한 ‘리니지2’는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 자부해온 국내 게임업계의 자존심을 건 작품이 될 전망이다. 온라인게임을 주력업종으로 선택한 국내 게임업계는 전세계 게임개발사들의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수년간 온라인게임에 투자를 집중한 국내 게임업체들은 PC게임과 비디오게임에서 이미 경쟁력을 상실했다.

온라인게임에 대한 해외게임업체들의 도전은 블리자드,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EA 등 세계 유수의 게임업체들이 앞다퉈 온라인게임을 선보이고 있어 우려할만하다. 외형만으로는 엔씨소프트를 제외한 국내 게임업체들은 도저히 이들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리니지2’에 대한 각별한 관심은 이런 상황에서 시작된다. ||‘리니지’의 인기가 정점을 지난 것은 지난해부터다.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차기작을 만드는 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엔씨소프트의 고민은 ‘리니지’만큼 인기를 끌 차기작이 과연 존재할 수 있느냐하는 문제서부터 출발한다.

‘리니지’ 이후 국내에서 개발된 온라인게임들은 약 600여종에 이른다. ‘리니지’를 그대로 본뜬 게임은 물론 ‘리니지’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시킨 것 같은 모양의 게임들까지 다양한 게임들이 선보였다.

시장에 쏟아져나온 ‘리니지’류의 게임들이 증명한 것은 단 하나. ‘리니지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결론이다. ‘리니지2’의 최대 경쟁작은 ‘리니지’라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엔씨소프트가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리니지2’가 ‘리니지’를 넘어서야만 하는 상황인 셈이다.

게임개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력면에서는 ‘리니지’ 개발 당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비록 ‘리니지’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송재경 전 부사장이 사퇴한 자리가 커보이나 엔씨소프트는 지난 2000년 10월 당시 ‘리니지’ 개발진의 주요인력 7명을 신게임 개발팀으로 새롭게 구성해 차세대 온라인게임 개발을 본격화 해왔으며 현재 배재현 실장, 김형진 팀장을 포함, 총 70명이 ‘리니지2’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5개 정도의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발진들이 ‘리니지2’에 매달리고 있다.

특히 ‘리니지2’를 사이드에서 도와줄 개발인력들도 대거 확충했다. ‘울티마온라인’의 개발자인 리차드개리엇, 김형집 전 나모인터랙티브 이사, ‘단군의 땅’을 개발한 국내 최초의 온라인게임 개발자인 김지호 전 마리텔레콤 이사등이 ‘리니지2’의 개발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 이들 스타급 게임개발자들의 엄호사격은 송 전부사장의 공백을 메우기에 충분하다.

‘리니지2’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배재현실장은 “무엇보다도 ‘리니지2’는 2년이라는 개발기간을 갖고 제작된 작품이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개발기간과 베타서비스 기간이 충분해 게이머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 ‘리니지2’는 7차 베타서비스를 실시중이다. 개발인력과 함께 게임개발에 또 다른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하드웨어 업체들의 지원도 국내 게임사상 최고 수준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미 지난해 인텔코리아와 엔비디아 등과 제휴를 체결, 고 사양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시켰다. 인텔은 펜티엄4 CPU와 ‘리니지2’의 최적화 작업을 위한 기술을 엔씨소프트에 지원했다. ‘리니지2’가 정식 서비스될 경우, 공동으로 마케팅도 전개할 예정이다.

인텔 코리아의 이강현 이사는 “인텔은 1년전부터 ‘리니지2’의 펜티엄4 최적화 작업을 실시했다”며 “가능하면 모든 채널을 동원해 ‘리니지2’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인텔외에도 세계적인 그래픽카드업체인 엔비디아와 제휴를 체결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국내 그래픽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지포스 계열의 그래픽카드를 제조하는 회사로 엔비디아는 ‘리니지2’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지원해주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천5백48억원의 매출에 5백3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올해는 1분기에 매출 3백70억원, 순익 3백1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올핸 엔씨소프트 만큼의 자금력과 마케팅력을 가진 업체와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그 첫 번째 시험대가 바로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의 경쟁. 국내에서 블리자드의 명성은 엔씨소프트에 버금가는 것이 사실이나 제품에서는 ‘리니지2’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보다 훨씬 높다.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잇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리니지’의 세계관을 잇는 ‘리니지2’에는 미치지 못한다. 단적인 예가 ‘워크래프트3’가 국내 시장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워크래프트’ 시리즈는 블리자드의 간판타이틀이긴 하나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정서상 어울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게임평론가 박상우씨는 “국내 아이템을 몇 개 추가한다고 해서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이 달라지진 않는다”며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이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워크래프트3’에서 증명됐다”고 말했다.

또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블리자드의 첫 번째 온라인게임으로 상당히 오랜기간 시행착오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동안 ‘리니지2’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면 국내 게임업계는 ‘리니지2’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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