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워크래프트3' 성인용 버전 판친다

  • 이석 프리랜서
  • 입력 2003.07.21 18:0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워3’ 패치버전의 경우 그동안 다양한 종류가 선보였다. ‘야인시대’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 S-TV 드라마 ‘야인시대’가 인기를 끌 당시 첫선을 보인 이 시리즈는 ‘쪽발이 순사’라 불리는 몬스터들로부터 종로를 지키는 게 임무.

게임 참여자에게는 김두한, 김무옥, 김영태, 쌍칼 등 야인시대 등장인물의 아이디가 부여된다. 이밖에도 삼국지 버전, 의천도룡기 버전, 유치원 전쟁 버전 등 현재 관련 게임만 10여개가 넘는다.

최근에는 경상도 욕버전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성인 버전이 등장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지난 12일 상계동 인근의 한 PC방. 배틀넷에 접속하자 ‘Sex Hill’ ‘King Of The Hill Sexy’ 등의 이름으로 개설된 방이 눈에 띈다. 그러나 취재진이 게임 참여를 클릭했을 때는 이미 사용자 등록이 끝난 상황.||이곳에서 만난 한 게이머에 따르면 배틀넷에 떠있는 성인 버전의 경우 게이머들의 인기가 좋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자신도 지금까지 한번밖에 들어가 본 적 없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게임은 한동안 한반도를 들끓게 했던 일본의 야게임과 스토리가 비슷하다. 사용자끼리 경쟁을 벌여 언덕위에 있는 여성을 차지하게 되면 캐릭터를 강간하는 반인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얼마전 우연히 게임을 접해봤다는 이 게이머는 “배틀넷에 접속했다가 ‘성인 버전’이라 적힌 글을 보고 게임을 해봤는데 내용이 엽기적이었다”며 “더군다나 강간을 당한 캐릭터가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의 눈이 쏠려 놀란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누가, 어떻게 이 버전을 유포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올 초부터 배틀넷에 등장하기 시작했을 뿐 정확한 유포 시기나 유포자의 신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워3’ 오리지널을 국내에 배급하고 있는 한빛소프트측도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한빛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워크래프트3 배틀넷을 통해 다양한 패치버전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며 “그러나 성인버전은 아직까지 못 들어본 점으로 봐서 최근에 제작돼 유포된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워3’ 성인 버전이 게임의 이미지를 손상시키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다. ‘워3’의 경우 얼마전 확장팩 ‘프로즌쓰론’의 한글 도메인 문제로 인해 홍역을 치렀다. ‘프로즌쓰론’ 배급사가 갑작스럽게 결정되는 바람에 미처 한글 도메인을 준비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덕분에 인터넷 주소창에 ‘프로즌쓰론’을 입력하면 한글 공식사이트(frozenthrone.co.kr)가 아닌 성인사이트로 연결돼 한동안 음란성 시비에 시달려야 했다. 물론 현재는 관련 도메인을 입력하면 CJ몰로 접속하게 된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에서 성인 버전마저 불거질 경우 게이머들로부터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조심스런 견해다.||전문가들의 어느정도 공감하는 눈치다.
한국사회병리연구소 백상창 소장은 “최근 들어 게임이나 성인물을 보고 유사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며 “반인륜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게임을 접한 청소년이 이를 흉내낸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그동안 다양한 패치 버전이 게이머들 사이에서 제작돼 유포됐다는 점에서 얼마든지 다른 버전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게 게이머들의 설명이다.

‘워3’ 매니아 이모씨(31)는 “패치 버전의 경우 제작 프로그램이 따로 있어 얼마든지 변칙 버전 제작이 가능하다”며 “아직까지 또다른 형태의 버전은 나오지 않았지만 시간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게임들이 PC방을 통해 버젓이 유포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번이라도 배틀넷에 접속해 게임을 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문제의 게임을 다운받기 때문이다. 이 경우 미성년자라고 해도 아무런 제재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실제 독립문 인근의 PC방. 배틀넷에 접속하자 ‘언덕왕 성인버전’이란 이름의 게임이 10여개가 넘게 검색된다. 다른 PC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미 업그레이드가 된 듯 여러개의 버전이 눈에 띈다. 이와 관련해 PC방측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루에도 몇번씩 문제의 버전을 찾아 제거하지만 또다시 생겨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자리에는 손님들이 앉아있기 때문에 이들이 비는 틈을 내 지워야 하는 만큼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곳 업주인 이모씨(45)는 “틈나는 대로 성인 버전을 찾아 지우기는 하지만 쉽지 않다”며 “문제의 게임을 찾아내 제거하고 나면 어느새 또 만들어지기 때문에 요즘은 거의 자포자기한 상태다”고 토로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