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에서도 몇몇 게임은 이런 장르적 이점 이외에 게임 내용 자체로 훌륭한 점수를 얻어 명성을 얻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오늘 소개할 '캐피탈리즘'도 초기 경영학 교육자료로 이름을 날린 후에 게임으로도 큰 인기를 모은 작품입니다.
일반적인 경영시뮬레이션이면서도 제목 그대로 돈의 흐름과 수요와 공급이 좌우하는 경제의 원리를 그대로 담고 있는 이 게임은 초기작의 경우 수많은 도표와 숫자들로 게임이라고 하기엔 거리감이 느껴지는 단점이 있었죠. 특히 실사 위주의 그래픽은 경영학도의 교육 자료로 개발되었다는 말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기엔 충분했었습니다.
하지만 냉혹한 자본주의 경제원리에 따라 몇 번의 파산을 거듭하다 보면 생산과 소비로 이어지는 복잡한 가닥이 조금씩 잡히기 시작하면서 게임의 재미가 붙기 시작합니다. 낯설게만 느껴지던 도표와 밸런스를 나타내는 숫자들이 어떤 그래픽보다도 친근하고 의미있는 것으로 다가오기 시작하는 거죠.
'심시티'처럼 잘 꾸며진 자신의 도시를 감상하는 재미는 없더라도 자신의 기막힌 경영능력으로 수익을 키워가는 자신의 제국을 본다는 건 분명 색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게임성으로도 인정을 받았지만 원래 목적인 교재로서의 역할도 충실해서 국내에서도 명문대 영학도들끼리 이 게임을 가지고 실력을 다투는 대회가 열리기도 했으니 에듀테인먼트라는 목표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행한 게임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사실적인 게임 진행 때문에 적응하기가 복잡하고 딱딱한 실사 위주의 그래픽이 단점이지만 이 부분이 부담이 되시는 분은 2편을 플레이해보면 됩니다. '캐피탈리즘' 본편의 심오한 재미와 '심시티'의 아기자기한 그래픽이 적절히 섞여 있는 수작으로 지금 플레이해도 손색이 없을 만한 게임입니다.
박성준 | roco@esof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