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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일본식 RPG의 전형

  • 경향게임스
  • 입력 2004.05.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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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플레잉(RPG) 게임은 그 특성에 따라 크게 미국식과 일본식으로 뚜렷하게 나눠집니다. 각기 장단점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유독 일본식 RPG가 조금 더 선호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것은 아마 게임 초창기의 언어장벽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대사가 게임진행에 큰 영향을 미치는 RPG나 어드벤처 게임의 특성상 번역이 상당히 중요한데, 불행히도 국산게임이나 한글화 게임이 거의 없던 시기에는 그나마 게이머들이 자작한 한글화 패치, 그래 봐야 한자나 우리말과 어순이 같은 일본어의 조사를 수정한 정도지만 대충 내용을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 일본식 RPG의 경쟁력이지 않았나 합니다.

이처럼 당시 게이머들은 한글 게임에 굶주려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초창기 국산게임의 개발방향도 대다수의 게이머들이 갈망하던 RPG, 그 중에서도 보다 익숙한 일본식 RPG 형태로 집중하게 됩니다. 그 선두주자가 바로 지금까지도 많은 게이머의 뇌리에 남아있는 손노리의 출세작,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입니다.

사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가 영웅전설 시리즈나 당시의 다른 일본식 RPG게임에 비해 특별히 뛰어나다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게임진행방식이나 전투방식은 일본식 RPG의 전형을 그대로 차용했고 자유도 없는 이벤트 방식 역시 그대로 입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이 게이머들 사이에 오래도록 회자되는 이유는 한글 게임이라는 이유 이외에도 일종의 ‘엽기’ 코드가 게임 내에 녹아 있었다는 걸 겁니다. 진지하고 비장하기까지 한 RPG게임의 스토리를 따라가다가 난데없는 패스맨의 등장이나 당황스런 이벤트는 이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하죠.

2000년대에 일상화된 엽기코드가 90년대 초반 게임에 녹아 있었다는 것은 손노리 팀의 열린 사고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미 추억이 되어버린 게임이지만 리메이크작도 나오고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으로도 출시되어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앞으로도 그 특유의 위트가 담긴 손노리의 게임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성준 | roco@esof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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