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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런] 환상적인 레이싱게임

  • 경향게임스
  • 입력 2004.04.2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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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명한 소설가 하루끼의 작품 중에는 스포츠카를 타고 듀란듀란을 듣는 남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 있습니다.

스포츠카가 흔해진 지금에야 그다지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는 이야기지만 한때는 모든 젊은이들이 동경해 마지않는 최고의 꿈이었죠.

컨버터블을 타고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햇살 아래 음악을 들으면 연인과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 말이죠.

국민소득도 낮았고 스포츠카라는 건 구경하기도 어려웠던 시절에는 그야말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환상적인 이미지였습니다. 그 환상을 자극해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 바로 ‘아웃런’ 입니다.

레이싱게임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때에 등장한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는 레이싱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특이한 점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옆자리에 금발의 아가씨를 태우고 달린다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 같은 라디오채널을 조정해 원하는 음악을 바꾸는 장면에 많은 공을 들였다거나 하는 점입니다.

물론 이 게임은 오래된, 초창기의 게임인만큼 요즘의 레이싱게임처럼 화려한 드리프트도 없고 원하는 대로 자동차를 튜닝할 수 있는 기능도 없습니다. 단지 정해진 트랙을 정해진 시간안에 달리면 그만이고 시뮬레이션 스타일도 아니어서 단순한 아케이드 게임에 가깝지요.

그러나 이 게임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동시대 젊은이들의 환상을 그대로 담아냈다는 것입니다. 채널을 돌려 원하는 음악을 들으며 연인과 빨간 스포츠카를 타고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리는 사막을 가로지르거나 석양이 지는 해변가를 달리는 그런 환상 말이죠.

레이싱게임의 기본 덕목인 빨리 달리고 남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룰을 완전히 무시해 버리고 느긋하고 기분좋은 드라이브를 게임으로 끌어들인 ‘아웃런’.

100분의 1초를 다투는 레이싱게임도 좋지만 가끔은 구식 스포츠카를 타고 듀란듀란을 듣는 여유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박성준 | roco@esof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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