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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의 야망] 가깝고도 먼 게임

  • 경향게임스
  • 입력 2004.02.2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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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PC게임이 활기를 띄던 초창기에는 출시되는 게임 자체가 몇편 되지 않아 게이머들로서는 원하는 게임을 찾아내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곤 했습니다.

워낙 출시편수가 작다보니 한국어 번역게임 같은 호사스런 선택은 어림도 없었고 게임만 재미있으면 온갖 어려움을 감수하고라도 플레이하는 게 일반적이었죠.

그나마 영어 게임은 더듬더듬 해석이라도 가능하고 발음이라도 쉬웠지만 일본어 게임 같은 경우는 난감하기 이를데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당시 삼국지, 대항해시대 시리즈 등등 명작게임들의 상당수가 일본 게임이었기에 게이머들은 일본어 공부를 마다하지 않는가 하면 한국어 패치를 자체제작하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였었습니다.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한 DOS/V가 게이머의 필수품이었던 시기도 바로 이때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기를 끄는 대부분의 게임들이 한글화가 이뤄지면서 열혈게이머들의 이런 수고는 점차 사라지게 되었지만 항상 예외는 있기 마련이죠. 게이머들의 극찬을 받고 상당수의 매니아를 보유하고 있는 게임이면서도 정식 한글화의 길은 요원했던 게임, 바로 ‘신장의 야망’ 시리즈입니다.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삼국지와 달리 사무라이의 등장이나 용어, 그래픽 풍 등에서 완벽한 일본풍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정식수입이 좌절되었던 이 게임은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삼국지를 능가하는 인기를 얻은 게임입니다.

기본적으로 삼국지와 같은 턴타임 시뮬레이션이면서 삼국지보다 훨씬 많은 성과 장수등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삼국지와 마찬가지로 배경스토리가 되는 ‘대망’ 등의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훨씬 몰입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공통적인 부분이죠.

일본문화 개방바람을 타고 몇몇 시리즈는 한글화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일본총리의 신사참배 등 한일간의 민감한 이슈가 벌어질 때마다 수입이 미뤄지기도 하고 왜색게임으로 뉴스에 등장하는 등 게임성과는 별도로 우리나라에서는 갖은 고초를 겪은 게임이기도 하죠.

현실뿐만 아니라 게임속에서도 일본은, 여전히 가깝고도 먼 나라인 듯 합니다.

박성준 | roco@esof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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