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RPG가 ‘울티마’로 대변된다면 일본식 RPG의 대표작은 아마 ‘영웅전설’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아직도 식지않은 인기를 과시하며 후속작을 왕성하게 제작하고 있는 ‘영웅전설’ 시리즈는 일본식 RPG의 그야말로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귀여운 SD풍의 캐릭터와 시나리오에 충실한 게임플레이, 고전적인 턴타임 방식의 전투 등등이 한눈에 일본풍의 RPG라는 느낌이 들 정도죠. 시간이 지나면서 고전적인 턴타임 방식의 전투에서 벗어나 세미리얼타임 정도의 전투가 적용되고는 있지만 기본적인 컨셉 자체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게 특징입니다.
이런 정통적인 특징 이외에도 ‘영웅전설’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특징 중 한가지는 바로 미려한 배경음악입니다. 음악은 ‘영웅전설’ 시리즈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영웅전설’ 5편 ‘바다의 함가’에 이르러서는 아예 음유시인과 음악을 소재로 하기까지 할 정도니까요.
세월이 흐르면서 전통적인 스타일의 게임들은 여러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적인 플레이보다는 역동적인 액션성, 턴타임보다는 실시간성,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을 선호하는 최근의 플레이 경향을 보면 ‘영웅전설’ 스타일의 게임은 아무래도 뒤로 밀려나기 쉬울 수밖에 없죠.
그래도 아직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것을 보면, 취향이 바뀌어도 오랜 경험에서 오는 탄탄한 게임성과 아기자기한 재미는 여전히 일본게임의 경쟁력으로 남는 듯 합니다.
박성준 | roco@esof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