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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클럽 ‘캐릭터 배틀’ 게임 한달만에 퇴출 속사정

  • 이석 객원 기자 leesuk72@hanmail.net
  • 입력 2005.10.3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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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걸고 대전 벌이는 도박성 게임으로 뭇매
캐릭터간 대결 형식 … 실상은 게임머니 없으면 ‘입장불가’
유저들 “현금 주고 도박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 반발
세이클럽측 “법률 검토 끝났기 때문에 문제 없을 것” 해명

‘세이클럽=도박 사이트’(?) 게임포털 ‘피망’을 운영 중인 세이클럽이 유저들로부터 집중공격을 받고 있다. 최근 오픈한 ‘캐릭터 배틀’이라는 게임이 화근이 됐다. 이 게임은 캐릭터가 착용한 아이템의 능력치로 상대방과 대전을 벌이는 플래시 게임이다. 게임에서 이기면 상대가 입고 있는 옷을 빼앗을 수 있다. 문제는 이 옷이 모두 유료라는 사실이다. 아이템 샵에서 현금을 주고 구입해야 한다. 돈만 오가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상 도박을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자 세이클럽은 은근슬쩍 서비스를 접었다. 게임을 오픈한지 6일만이다.

사건은 지난달 1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이클럽은 캐릭터간 대전게임인 ‘캐릭터 배틀’을 오픈했다. 이 게임은 캐릭터가 착용한 아이템의 능력치로 상대방과 대전할 수 있는 게 특징. 캐릭터가 입고 있는 옷이 많을수록 능력치는 증가하게 된다.

게임 방식은 이렇다. 우선 대전을 원하는 상대에게 초대장을 보낸다. 상대가 응해 대전모드에 돌입하면 공격과 방어시에 필요한 아이템을 구입한다. 이렇게 해서 가위, 바위, 보로 선공을 정한 뒤, 대결을 벌인다. 세이클럽은 이 게임을 오픈하면서 PSP 벨류팩, iPod mini 등 푸짐한 상품을 내거는 등 대대적인 이벤트까지 벌였다. 문제는 게임 자체가 현금이 없으면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게임은 게임머니가 없으면 게임에 접속조차 할 수 없다. 물론 대전 상대방에게 초대장을 보내는 것도 불가능하다.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유료 아이템인 옷을 구입해야 하는데, 모두 아이텝 샵에서 유료로 구입해야 한다.

유료 아이템 없으면 게임접속도 불가능
아이템 가격은 적게는 500원, 많게는 수천원에 달한다. 심지어 게임 중에 “캐릭터 배틀에서는 먼저 공격하는 사람이 유리하다”고 설명하면서 공격 순서를 정하는 가위, 바위, 보 게임을 설명한 뒤, “졌다고 너무 슬퍼하지는 말기! 선제공격 아이템이 여러분을 도와줄 수 있다”면서 은근슬쩍 유료 아이템 구입을 부추기기도 한다.

게임 형식이 이렇다 보니 유저들 사이에서 “돈이 없으면 게임을 할 수도, 이길 수도 없다”는 불만이 적지 않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캐릭터 배틀 유저 김모(28)씨는 “무슨 게임이 캐릭터의 치장에 따라 능력치가 달라지느냐. 결국은 돈을 많이 쓴 쪽이 상대방 캐릭터의 아이템을 전부 다 가져가는 것 아니겠냐”면서 “아는 동생이 이 게임에 빠져 며칠만에 10만원 이상을 날린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유저 이모(24)씨는 “초대장이 떠 무심결에 접속했는데 캐릭터 배틀이었다. 나중에서야 게임에 지면 옷을 빼앗긴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그까짓 거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실제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도 최근 관련 내용을 호소하는 글들이 적지 않게 올라와 있다. “게임을 만든 의도가 불순한 것 아니냐”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게임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항의성 글이 도배가 되다시피 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게임에서 지면 옷을 내줘야 한다. 그러나 이 옷은 모두 유료. 아이템 샵에서 구입한 현금이나 마찬가지다. 현금만 오가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상 도박을 방관하고 있는 셈이다.

한 네티즌은 “게임에서 이기는 쪽이 상대방의 아이템을 가져가는 것이지만, 이 아이템은 현금이나 마찬가지 아니겠냐”면서 “세이클럽이 공개적으로 도박을 방조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세이클럽이 사이버윤리 우수 사이트?
사정이 이렇자 세이클럽은 지난 18일 은근슬쩍 게임의 서비스를 중지했다. 서비스 개시 한달여 만이다. 더군다나 세이클럽은 지난달 13일 ‘캐릭터 배틀’ 오픈 기념으로 27일까지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회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아이템은 전액 세이캐쉬로 환불할 예정”이라는 공지사항만 남기고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중지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한 네티즌은 “세이클럽은 지난 20일 청소년위원회가 선정한 사이버윤리 우수 사이트 15곳에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청소년위원회가 과연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조사를 했는지 의심이 간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세이클럽측은 법률적 검토를 마쳤다는 입장이다. 화사 관계자는 “획득한 유료 아이템을 되팔면 문제가 된다. 그러나 게임에서 얻은 아이템은 거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서비스 오픈 전에 이미 이같은 문제를 검토한 만큼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캐릭터 배틀은 일종의 테마 게임이기 때문에 접은 것이지, 유저들의 불만 때문은 아니다”면서 “그동안 취득한 아이템이나 버그 문제로 피해를 당한 유저들은 고객센터에서 모두 보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ide Story] 게임 과열되면서 각종 버그도 속출
‘현대대전략2005’ 문제가 불거진 지난 10일 서울의 또 다른 모처에서는 ‘아시아온라인게임콘퍼런스(SOGC)2005’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중·일 게임업계 주요 인사들은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의 기선을 잡기 위해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조만간 3국의 게임업계가 공조하는 ‘아시아 게임산업 교류 및 발전을 위한 포럼’(가칭)을 설립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당시 행사에 참석했다는 한 게임업계 인사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회의가 진행됐다”면서 “참석자들은 3국이 전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의 주류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협력채널 확보가 절실하다는 데에 근본적인 공감을 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현대대전략2005’ 문제가 불거질 경우 자칫 공조 붕괴로 치닫지 않을까 하는 게 업계 일각의 우려다. 이 게임이 그만큼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잇따른 우경화 발언으로 한국은 물론, 중국까지 반일감정이 거세지고 있다”면서 “그동안의 상황을 감안할 때 ‘현대대전략2005’ 문제가 3국에 적지 않은 진통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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