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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경찰간부 사건 논란] 검찰의 ‘마녀 사냥’ Vs 인면수심 비리경찰의 ‘물타기’

  • 이석 객원 기자 leesuk72@hanmail.net
  • 입력 2005.11.2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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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경마도박 사이트 개설한 경찰간부 최근 검찰에 구속
사이버범죄 진두지휘하던 수사팀장이어서 충격 더해
경찰 일각서는 수사권 조정 앞둔 검찰의 ‘흠집내기’ 지적도

불법 경마도박 사이트를 개설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한 경찰간부 문제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는 주인공은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팀장으로 근무하던 박모(43) 경위. 한때 인터넷 병역면제 사이트를 적발하는 등 사이버범죄 수사로 이름을 날렸던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그가 검찰에 구속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수사권 조정을 앞둔 검찰의 ‘마녀 사냥식’ 흠집내기가 아니냐는 게 경찰 일각의 시각이다. 당사자도 현재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지난 6일 불법 온라인 경마업체를 운영하면서 수십억원을 챙긴 박모(43) 경위를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박 경위의 구속 사유는 도박장 개설과 공무집행 방해 혐의. 검찰에 따르면 박 경위는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온라인 경마업체에 4억원을 투자, 공동 운영자로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회원들로부터 95억원을 받아 배당금으로 일부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금 42억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박 경위는 현재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경찰 수사를 지능적으로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지난 4월 박 경위가 운영하는 경마사이트를 경찰에 고발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 강남경찰서가 내사에 들어가자 “우리 팀에 내사를 하고 있어 중복 수사 우려가 있다. 우리 팀에 넘겨달라”고 요청해 수사를 무마시켰다.

박 경위, 직위 이용해 경찰수사 방해
지난 6월에는 충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해당 사이트를 압수수색하려 하자 “우리가 이미 내사 중이다”면서 수사를 막았다. 이를 위해 박 경위는 서울경찰청 명의로 압수수색 영장까지 발부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박 경위가 이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 경위는 검찰조사에서 “사이트 운영자인 강씨로부터 받은 3억8000만원은 빌려준 돈을 돌려받은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가족들 명의로 변호사까지 선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자는 사실 확인을 위해 여러 차례 박 경위의 변호사 및 가족과의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들은 한결같이 대답을 꺼려했다. 아직 검찰에서 조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나서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자는 최근 박 경위의 변호사를 만난 적이 있다는 경찰 간부와 어렵게 전화통화를 할 수 있었다.

그는 <경향게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42억원을 받은 게 아니라, 빌려준 돈 3억8000만원을 돌려받은 것 뿐”이라면서 “구속된 박 경위와 경마사이트 운영자 강씨는 평소에도 자주 돈을 거래하는 관계이고, 박 경위는 빌려준 돈이 도박 사이트 운영에 들어가는 줄도 전혀 몰랐다는 얘기를 변호사로부터 들었다”고 귀띔했다.

박 경위의 가족들은 현재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무슨 근거로 95억원과 순수익 42억원이 산정됐는지 이해를 못하는 게 현재 박 경위 가족들의 분위기”라면서 “자세한 내용은 법정에서 다뤄질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은 언급이 곤란하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경찰 일각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수사권 조정을 앞둔 검찰의 ‘마녀사냥식’ 흠집내기에 박 경위가 희생양이 된 것이 아니냐는 게 이들의 조심스러운 견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 관계자는 “박 경위의 평소 성격을 감안할 때 검찰의 발표를 믿을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기소도 되기 전에 사건을 언론에 흘린 검찰의 의도가 수상하다”면서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검찰이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박 경위 사건을 언론에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고 귀띔했다.

박 경위 언론보도 시점 기소 이전 눈길
실제 박 경위 사건이 언론에 보도될 당시 박 경위는 검찰에 기소되기 전인 것으로 취재결과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기소가 되기 전에 검찰이 사건을 발표하는 것은 좀처럼 드문 일. 박 경위가 검찰의 ‘희생양’이 아니냐는 볼 멘 소리가 경찰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측은 보도자료를 낸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관계자는 “어떤 루트를 통해 사건이 외부로 흘러나갔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사건을 발표한 적이 없다”면서 “언론에서 법원에 올린 구속영장을 미리 보고 기사를 작성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은 이미 박 경위 문제에 대해 엠바고(보도자제)를 요청했다고 한다. 일부 언론이 이를 깨고 보도를 했다는 것. 그는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검찰이 경찰의 흠집내기를 시고하고 있다는 말은 지나친 비약”이라면서 “검찰에서는 이번 사건을 언론에 흘린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Side Story] 게임업계 인력잡기 ‘비상’
"직원 한명을 사자로 키운다.” 게임업계의 인력난이 가중화되면서 유능한 인재를 잡기 위한 업계의 노력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온라인 농구게임 ‘프리스타일’로 유명한 제이씨엔터테인먼트(www.jceworld.com)는 최근 처음으로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했다. 경력자 위주의 인력수급 구조에서 올해부터 신입사원 공채로 방향을 선회한 것. 이를 위해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퍼스 채용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7일 서울대 채용설명회를 시작으로, 9일 고려대, 10일 한양대, 14일 서강대, 16일 숭실대, 17일 카이스트 등에서 캠퍼스 채용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게임업계의 ‘맏형’이라 일컬어지는 엔씨소프트(www.ncsoft.com)도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채에 나섰다. 이를 위해 국민대를 시작으로 고려대, 서울대, 서강대, 홍익대, 연세대 등을 돌며 캠퍼스 채용설명회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필요할 때마다 인력을 조달하는 수시채용 위주의 시스템은 이제 한계에 달했다”면서 “신입사원을 공채로 뽑아 기업에 필요한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공채를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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