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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버그 플레이와의 전쟁’ 선포] 게임 내 경제시스템 와해 우려의 시선도

  • 이석 객원기자 suki@ermedia.net
  • 입력 2006.05.1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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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아이템 복사 파동 치른 블리자드 강력 대처 시사
샷온라인도 경제시스템 파괴 버그 플레이에 대해 대대적 단속
유저들 “유저들에게만 책임 전가하는 것이냐” 강력 반발

게임업계가 ‘버그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업데이트 이후 발생하는 잇따른 버그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는 탓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버그 플레이’로 인한 게임 내 경제시스템 붕괴에 대해 강한 불안감을 표시하고 있다. 자칫하면 ‘제2의 디아블로2’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유저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버그 플레이어(Bug Player)에 대해 강하게 대처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최근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의 아이템 무한 복사 사건으로 인해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사건은 지난 4월 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밤 11시를 전후로 전 세계 ‘WOW’ 서버에 극심한 끊김 현상이 발생한 것. 블리자드측은 일단 유저들의 전장 입장을 보류시켰다. 그러나 일부 유저들은 혼란을 틈타 아이템을 무한대로 복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WOW’의 한 유저는 당시 상황을 ‘무정부 사태’로 표현했다. ‘WOW’ 캐릭터의 전문 기술 중 하나인 ‘마력추출’ 스킬을 이미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재접속하면 추출된 결정체 아이템과 원래 아이템이 모두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미 열린 금고가 재접속 후 다시 열리는 등 아이템 복사가 통제 없이 난무했다는 것이 이 유저의 설명이다.

블리자드는 급히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엄청난 양의 아이템이 복사되고 난 후였다. 한 유저는 “이번 복사 파동으로 인해 적게는 수백개, 많게는 수천개의 아이템이 복사가 됐다”면서 “이중 일부는 게임 내 경매장을 통해 유저들에게도 판매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룻밤 사이에 수천개 아이템 복사
사정이 이렇자 블리자드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블리자드 코리아측은 최근 본사와의 협의를 거쳐 아이템 복사에 가담한 유저에 대해 계정 폐쇄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해당 유저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원인 제공은 회사측에서 했는데 유저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척살조천무’란 아이디의 유저는 “이유야 어찌됐든 시스템 오류로 버그가 발생한 것 아니냐”면서 “처벌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유저들에게만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 같은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디가 ‘도황’인 유저도 “아무 생각 없이 아이템을 복사했든, 고의로 했든 간에 시스템이 그렇게 만든 것 아니겠냐”면서 “이와 같은 사태가 나오도록 방치한 블코 직원들에 대한 조치는 어찌 되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전혀 틀린 지적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블리자드의 입장은 단호하다. 회사 관계자는 “버그 플레이로 획득한 아이템은 다른 회원들의 아이템 가치를 떨어트리게 된다”면서 “이 경우 결국은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리자드가 유저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버그 플레이어(Bug Player)에 대해 강하게 대처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블리자드의 아이템 파동은 이번 한 번만이 아니다. 이 회사의 간판 타이틀인 ‘디아블로2’에서도 그동안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유저들이 급속히 빠져나갔다. ‘디아블로2’는 한때 PC방에서 최고의 게임으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서버 랙을 악용한 게이머들의 아이템 복사가 많아지면서 경제시스템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업계의 의견도 비슷하다. 게임 내 경제시스템은 단순히 재미를 위한 도구 이상이라는 게 이들의 한 목소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리자드2는 한때 PC방 최고의 인기 게임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게임 내 경제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유저들로부터 외면 받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최근 게임 내 버그 플레이를 막기 위한 조치나 게임머니의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관리가 한창이다.

게임업계 “게임머니 인플레이션 막아라”
3D 온라인 골프게임 샷온라인은 최근 버그 신고 유저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버그 신고 포상제도’를 도입했다. 사실상 버그 플레이어들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셈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버그 플레이로 NG를 만들어낸 유저들에 대해서는 1차로 NG를 모두 회수한 뒤, 순차적으로 14일간 압류, 투어프로 타이틀 박탈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말 현재 300명 이상의 회원이 버그 플레이어로 제재 조치를 받았다”고 귀띔했다.

‘RF온라인’을 서비스 중인 CCR의 경우 실물과 다름없는 경제 시스템을 게임 내에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게임 내 3종족간의 환율과 세율을 상대적으로 움직이게 한 것. 요컨대 특정 종족의 세율이 급격하게 오르면 다른 종족의 세율을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만들어 게임 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있다.

한빛소프트가 서비스 중인 ‘위드’는 얼마 전 게임 내에 파친코 미니게임을 도입했다.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아이템을 팔아 만든 돈으로 파친코를 즐길 수 있게 한 것. 사이버머니 사용을 촉진시키기 위함이 미니게임 설립의 목적이었다. 그러나 위드는 12~15세 사용가이기 때문에 영등위의 권고로 파친코 게임을 모두 없앴다. 이밖에도 YNK코리아의 ‘로한’이 현재 ‘인첸트 시스템’ ‘조합 시스템’ ‘미니게임’ 등의 방식으로 통화량을 조절하고 있다.

[Side Story] ‘WOW’, ‘제2의 디아블로2’ 되나
‘WOW’의 아이템 복사 파동이 발생한지 한달여 째. 유저들의 불만은 현재 많이 사그라진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잇따른 핵이나 아이템 복사에 노출 당한 ‘WOW’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디아블로2’의 전철을 밟은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이 회사의 간판 타이틀인 ‘디아블로2’는 한때 PC방에서 최고의 게임으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서버 랙을 악용한 게이머들의 아이템 복사가 많아지면서 경제시스템이 순식간에 무너진 적이 있다.

게이머들도 ‘WOW’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하루 밤 사이에 ‘WOW’ 경제 시스템이 심각하게 무너졌다” “‘WOW’가 제 2의 디아블로가 되는 것이 아닌가” 등의 의견을 연이어 올리고 있다. 특히 블리자드의 경우 얼마 전 핵을 사용한 유저 3000명에 대해 일률적으로 계정 블록 조치를 내린 터라 후속 조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유저는 “얼마 전 핵쓴 유저들 3000명인가가 대량으로 계정 블록 조치를 당했다”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블리자드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블리자드측은 현재 문제를 대부분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문제가 된 서버의 끊김 현상은 대부분 해결된 상태”라면서 “현재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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