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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앞둔 게임업계 4대 현안 엿보기] 게임업계 “FTA 통해 글로벌 경쟁력 키워야”

  • 이석 객원기자 suki@ermedia.net
  • 입력 2006.07.2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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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서는 시장 상실 우려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FTA에 대한 국내 게임업체의 당면 문제와 향후 대응책을 다룬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이 최근 발표한 ‘FTA 협상을 대비한 게임산업계 이슈도출’이 그것.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에 대한 게임업계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할 경우 보다 나은 환경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규제가 덜하기 때문에 산업 측면에서도 실보다 득이 많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경향게임스>는 한미 FTA 체결을 앞둔 국내 게임업계의 이슈와 게임업체 종사자들의
표정을 미리 들여다 봤다.

- FTA 체결 후에도 국내 업체 현지 법인설립, 서비스 지장 없어
- KESA 설문 결과 응답자 중 80% FTA 찬성… 반대는 전무
- 콘솔 및 휴대용 게임 무분별한 유입 우려… 장기적인 대책 요구

FTA 체결을 앞둔 국내 게임업계의 이슈는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가 현지에서 자유로운 비즈니스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법인 설립이다. 이 문제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FTA 체결 이후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KIPA측은 예상했다. 국내에 서버를 두고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도 별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제공 서비스에 대한 의사결정은 국가간의 법이나 제도 등에 영향을 받기보다는 해당 업체의 비즈니스 전략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의 문제의 경우 미국측에서 규제 완화를 요청해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현재 게임 등급심의 관련법이 전무한 상태다. 지난 1994년 설립된 ESRB(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가 컴퓨터 및 비디오게임 업계에서 채택한 등급이나 광고기준 등을 독립적으로 시행하는 게 전부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게임산업법 제21조에 의거한 의무조항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규제가 높은 편이다.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한국측에 규제 완화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측의 규제 완화 대책 마련해야
김성진 콘텐츠유통보호팀 책임은 “리니지의 경우 미국에서 12세 등급 판정을 받지만, 우리나라에서는 PK 유무에 따라 15세 및 18세 등급을 받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이한 등급체계는 게임 매출액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국쪽에서 규제 완화 요청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콘솔 및 휴대용 게임의 무분별한 유입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콘솔게임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게임보다 큰 시장을 가지고 있다.

휴대용 게임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콘솔 게임의 경우 소니 PS, MS X박스, 닌텐도 3사가 전세계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휴대용 게임 시장도 사실상 소니와 닌텐도가 양분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외 콘솔 및 휴대용 게임이 아무런 제약 없이 국내에 들어올 경우 일정 부분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KIPA는 특히 콘솔 게임의 급속한 온라인화에 우려를 표시한다. 김성진 책임은 “콘솔 게임이 빠르게 온라인화 되면서 PC 기반의 온라인게임을 대체해나가고 있다”면서 “국내 시장의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한미 FTA 체결을 찬성하는 분위기다. “FTA를 체결할 경우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대체적인 목소리다.

특히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할 경우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게임시장의 파이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KAOGI) 최승훈 정책실장은 “최근 들어 우리나라와 중국 등 온라인게임 후발주자와의 간격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만이 해결책이다”면서 “이 같은 측면에서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첨단게임산업협회(KESA) 기획조사부 박종일 부장도 “한미 FTA를 체결할 경우 기존에 확립한 시장마저도 날릴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가 있지만 대부분은 실보다 득이 많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KESA는 최근 중소 온라인게임 업체 대표와 임원을 상대로 한미 FTA에 대한 비공식 설문을 벌였다. 결과는 압도적이다. 응답자 중 80%가 FTA를 찬성했고, 반대는 전무했다. 응답자 중 20%는 조건부로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 · 미 양국의 게임 등급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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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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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이용가/12세 이용가/15세 이용가/18세 이용가/등급보류/이용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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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급기준 : 게임산업진흥법21조
- 선정성
- 사행성
- 폭력성
- 언어 및 대사 기준에 따라 세부등급지칭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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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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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 어린이 이용가 : 3세 이상 아동 대상으로 부모들이 보기에 어떤 부적절
한 내용도 담고 있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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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전체 이용가 : 6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며 최소한의 폭력과 얀간의 회화적
요소, 부드러운 말을 담을 수 있음
------------------------------------------------------------
T 청소년 이용가 : 13세 이상 대상으로 폭력적 내용, 욕설 포함되고, 암시
적인 주제를 담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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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17세 이용가 : 17세 이상 대상으로 성적인 주제와 심한 폭력과 욕설이
있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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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 성인 전용 : 성인들만이 사용 가능하다. 섹스와 폭력이 그래픽으로
자세히 묘사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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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 등급심사중 : ESRB가 심으중에 있고 최종 등급 결정을 기다리고
있음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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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KIPA>

게임업계 “FTA 실보다 득 많아” 한목소리
윈디소프트 허필주 이사는 “무역 개방은 시대적 대세다. 초기에는 다소 피해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업체에 경쟁력을 부여할 수 있다”면서 “선진국에 보조를 맞춰 나가는 것이 향후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니엄 최요철 대표도 “일시적인 보호장벽을 만든다고 해도 글로벌하게 전개되는 온라인게임의 특성상 얼마 안가 장벽은 허물어지게 될 것”이라면서 “현재로써는 중국이나 일본과 제휴하는 것보다 미국과 손을 잡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조이온 조성삼 회장은 “대표적인 무역제한 국가인 중국도 현재 1000여개의 온라인게임을 개발 중이다.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해외에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경우 각종 제한도 철폐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중국도 무역자유화를 요구하게 될 것이므로 조기에 시장을 개방해 기득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IDE STORY] 게임업계가 바라 본 한미 FTA

유망 업체 적대적 M&A 희생양만은 막아야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KIPA?KESA 등 게임 관련 유관단체와 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볼 때 한미 FTA가 체결돼도 국내 게임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미미할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FTA가 국내 게임업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가속화시켜 수출 확대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게임빌 서현석 팀장에 따르면 FTA가 체결된다 해도 단기적으로는 온라인게임 노하우가 있는 우리나라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자본력이 일본과 미국 브랜드가 게임 노하우가 있는 국내 회사들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국내 업체들은 해외 메이커의 개발 스튜디오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일본 겅호가 그라비티를 인수했듯이 타 회사들 역시 한국의 경쟁력 있는 온라인 게임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 EA, 비벤디 등은 현재 M&A 등을 통해 기업 확장을 꾀하고 있으며, 상당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면서 “유망 업체가 적대적 M&A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안전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국내 게임업체가 유명 해외 업체의 개발 스튜디오나 한국 진출 창구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브랜드화와 자본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다미로 이창섭 이사는 “WTO 체계가 아무리 자유무역을 지향하더라도 자국에 비교우위 산업을 육성하려는 의도는 선진국도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에 대해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으므로 협상시 우리의 이익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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