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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겨라”

  • 이석 객원기자 suki@ermedia.net
  • 입력 2007.03.0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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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골방에서 나와야 합니다.”최근 서울 강남의 R호텔에서 만난 ‘미스터 올인’ 차민수 씨의 말이다. 차씨는 1996년부터 2년간 미국 라스베가스 프로 포커계에서 최고의 수익을 올린 인물. 일반인에게는 이병헌이 출연한 인기 드라마 ‘올인’의 실제 주인공과 프로 바둑기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최근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전도사’로 나섰다. 그는 자신이 직접 설계한 게임사이트 ‘플레이홀덤’을 통해 게이머들과의 접촉 기회를 늘릴 예정이다. 오는 3월부터는 광운대 카지노경영학과 겸임교수로 취임, 이른바 ‘될성부른’ 게임 인재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 3월부터 광운대 카지노경영학과에서 겸임교수로 활동
- 게임 인재 발굴과 함께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에 ‘올인’
- 플레이홀덤 통해 정례화된 한쪾일 게임대전도 기획 중

사실 그는 요즘 빡빡한 스케줄로 정신을 못 차릴 상황이다. 다음달부터 진행하는 대학 강의 준비하랴, ‘플레이홀덤’ 사이트 개편 준비하랴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런 그가 어렵게 기자의 인터뷰에 응한 것은 최근의 게임 환경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미국 라스베가스를 한 예로 들었다. 한때 이곳은 도박 천국이자 마피아의 자금 세탁 창구였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단속에 힘입어 현재는 검은 자금이 대부분 물러간 상태다. “미국 정부는 주지사 산하에 별도의 기관을 두고 마피아 자금을 조사했습니다. 일단 출처가 불분명한 돈이 나타나는 카지노는 허가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엄격한 관리 덕분에 마피아 자금을 모두 쫓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국내 게임 환경은 ‘악화일로’다. 각종 인터넷 도박사이트들이 난립하면서 건전한 게이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게임에서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가 각종 중개사이트를 통해 현금으로 환전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단속해야 할 정부는 ‘바다이야기 함정’에 빠져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는 “일련의 현상은 지나치게 도박화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와 개인의 욕심이 빚어낸 부산물”이라고 지적했다.

바다이야기 사태는 욕심의 부산물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국내 게이머들은 지나치게 승패에 목을 매는 것 같습니다. 게임 중개사이트 등을 통해 사이버머니가 현금으로 거래될 정도니까요.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이 같은 도박화 분위기부터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일례로 차씨는 지난해 2월 자신이 직접 설계한 게임사이트 ‘플레이홀덤’에서 게이머들과 다대전을 펼쳤다. 당시 차씨는 5인이 참가하는 4개 매치게임에 참여해 동시에 20여명과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차씨의 무참한 패배로 끝났다. 차씨는 단 한 게임채널에서만 승리를 하고 나머지 3개의 게임채널에서는 무참히 ‘올인’ 당했다. “솔직히 말해서 참가자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저를 이겨보기 위해 무조건 ‘올인’을 하는 물귀신 작전을 펴더군요. 이 같은 무리한 게임방식은 개인을 병들게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은 말 그대로 게임으로 즐길 때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그가 카지노와 같은 게임장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그에 따르면 미국 LA나 라스베가스에서는 주민세가 없다. 카지노가 대신 내주기 때문이다. 호주의 경우 카지노 매상 8%를 교육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카지노는 어떤 제조업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입니다. 카지노 고객 한 명이 쓰는 돈이 TV 한 대를 파는 것과 맞먹고, 카지노 고객이 세 사람이 모이면 자동차 한 대를 수출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돈은 모두 외국인 호주머니에서 나오기 때문에 외화 획득에서 적잖은 효과를 낼 수가 있습니다. 사행성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지요.” 그가 지적하고 싶은 점은 승패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가 지난해 11월 플레이홀덤을 통해 자신의 게임 노하우를 담은 동영상 강좌를 내보낸 것이나, 게이머들과 다면대전을 펼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게임 룰이 됐건, 속임수가 됐든지 간에 일단 알아야 대처할 수 있다. 제대로 알고 하지 못하고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는 돈만 벌려고 했다면 한국에 오지 않았다. 지금도 맘만 먹으면 10억원 정도는 간단히 상금으로 벌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런 일을 벌이는 건전한 게임 환경 조성을 위해서란다. “카드 플레이는 두뇌유희를 즐기는 마인드 스포츠입니다. 최근엔 카드의 한 종목이 올림픽 종목으로 선택되기도 했죠. 게임을 순수한 스포츠로 즐기기를 당부 드립니다.”
만약 프로 게이머에 뜻이 있다면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자신이 미국에서 천문학적인 액수의 상금을 벌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노력 덕분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프로게임대회 우승상금이 얼마인지 아세요. 120억원 정도입니다. 올해는 160억원까지 될 것 같네요. 아마추어도 차분하게 기초를 쌓아 나간다면 유명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오는 3월부터 광운대 카지노경영학과에서 강의를 하게 됐는데, 이를 통해서도 게임 인재를 키워 나갈 생각입니다.”

“지금도 10억원 정도는 상금으로 벌어”
이를 위해 그는 ‘플레이홀덤’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준비 중이다. 누구나 와서 자신의 게임을 구경할 수 있는 ‘관전 기능’과 게임 과정에서 자신이 교습을 해주는 ‘지도대국’ 등이 그것이다. 현재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버를 보강 중이다. “국내에 서비스되고 있는 포커 게임은 미국 홀덤 포커와 세븐 포커를 절반씩 섞어놓은 것입니다.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통용되는 룰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플레이홀덤의 경우 라스베가스에서 적용되는 룰을 본 따 제가 직접 설계했습니다. 때문에 포커 입문자라면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수시로 사이트에 접속해 게이머들과 대전을 벌일 계획입니다.” 조만간 한국과 일본 게이머들이 정기적으로 만나는 한쪾일 대항전도 계획 중이다. “일본에서도 이미 드라마 올인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조만간 한쪾일 게이머들이 참가하는 대항전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 들이 음성화돼 가는 게임문화를 양지로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이드스토리] 차씨, 한국관광공사 상임이사 왜 그만두었나(?)

“카지노 경영진과의 마찰이 원인”
차씨는 기자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지난해 2월 한국관광공사 상임이사에 물러난 배경도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 2005년 9월 한국관광공사가 100% 투자한 카지노 업체 그랜드코리아레저 상임이사에 취임했다. 그러나 취임 5개월여 만인 지난해 2월 돌연 사표를 제출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회사 측은 당시 차씨가 개인적인 사유로 회사를 그만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씨도 그 동안 회사를 그만둔 이유에 대해 함구해온 터라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일어 왔다. 이와 관련해 그는 “경영진과의 마찰이 심했기 때문에 회사를 그만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부터 경영진과는 갈 길이 달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조사까지 받아야 했다. 그는 “카지노 공사 입찰 과정에서 여러 차례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두 돌려주었다”면서 “누군가 악의적으로 검찰에 제보를 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검찰에 가서 몰래 복사해두었던 1,000만원짜리 수표 3장을 검찰에 넘겨주었다. 검찰에서는 현재 문제의 수표 출처나 이동경로를 모두 파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당분간 수사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바다이야기 사태가 터지면서 수사팀이 대부분 그쪽으로 파견 나갔다”면서 “여력이 생길 때까지는 어쩔 수 없이 수사를 미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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