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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밀항하는 ‘어글리 코리안’

  • 이석 객원기자 suki@ermedia.net
  • 입력 2007.03.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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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니지에서 게임 할 팀원 모집합니다.”
최근 들어 중국 서버로 원정을 떠나는 국내 유저들이 늘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한때 중국 유저들의 횡포에 몸살을 앓아야 했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중국 유저들이 우후죽순으로 국내 서버에 접속하면서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했기 때문이다. 국내 유저들과 충돌은 기본이다. 최근에는 국내 유저들의 아이디를 도용한 작업장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같은 상황이 바뀌고 있다. 게임업체들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국내 유저들이 중국 서버로 원정을 떠나고 있는 것. 이들은 주로 인터넷에서 팀원을 모집해 단체로 현지 서버에 가입한다. 때문에 중국 유저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는 지적이다.

- 한국에서 중국 서버로 단체 원정 떠나는 게이머 잇달아
- 자동사냥, PK시 아이템 드롭 등 가능하기 때문에 선호도 높아
- 해당업체 “자체조사 통해 문제 나타날 경우 엄격히 조치”

실제로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현재 ‘중국 리니지 모임’이란 카페가 잇달아 생겨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각종 게임 관련 게시판을 통해 공개적으로 팀원을 모집한다. 그러나 상당수는 팀원 자격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일정 수준의 자격이 안될 경우 카페 가입조차 되지 않는다는 게 게이머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기자는 한 중국 리니지 카페의 회원 가입을 신청했다. 그러나 리니지 아이디가 없다는 이유로 가입을 거절당했다. 운영자가 중국에 원정 가는 팀원들을 선별적으로 가입시키고 있다는 증거다.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중국 원정족이 많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중국 리니지=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유저들이 중국 리니지를 선호하는 이유는 일단 국내에서 불가능한 자동사냥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유저는 “중국 리니지의 경우 자동 사냥에 대한 제재가 없기 때문에 국내 유저들이 선호하고 있다”면서 “한 PC에서 두 개의 서버에 접속하는 것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토마우스는 기본 … PK도 가능
국내에서는 오래 전에 폐지된 PK도 중국에서는 허용되고 있다. 물론 PK시 떨구는 아이템도 당연히 습득이 가능하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국내 유저들의 모임과 중국 유저간의 충돌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 유저는 “국내 유저들의 경우 특정 서버에서 단체로 활동하기 때문에 중국 유저들과 충돌도 잦은 편”이라면서 “규모가 갖춰진 팀은 현지에 있는 조선족이 중간에서 통역을 해주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이들이 중국 현지 서버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패치에 대한 압박이다. 통상적으로 중국 서버는 국내 서버가 업데이트된 이후에 진행된다. 최소한 2~3개월 정도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패치에 대한 대비를 미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유저는 “중국 서버의 경우 아직 미개척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용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한국 유저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현재 3섭(서버)과 7섭(서버), 10섭(서버)에 한국인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아이템 중개사이트 등에는 이미 중국 아이디를 판매하는 글이 적지 않다. 이들은 주로 중국 유학생이나 현지 체류인으로 자신을 위장한다. 게임을 접는다거나 유학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아이디를 처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는 ‘중국 원정족’일 것으로 게이머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당업체들은 중국 원정족은 처음 듣는다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중국에서 원정 오는 경우는 많이 들었지만, 한국에서 중국으로 가는 것은 처음 듣는다”면서 “한국에서 중국으로의 접속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얼마 전 포털 쪽에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카페의 접속 차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유저들은 카페를 통째로 옮기는 ‘게릴라식 수법’으로 회사 측의 이 같은 조치를 피해가고 있다. 그는 “얼마 전 카페 접속이 차단됐다는 통보를 받고 새로 카페를 개설했다”면서 “카페를 차단하는 것으로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유저는 이어 “VPN(가상사설망)과 같은 방법을 사용할 경우 IP를 차단해도 중국 서버에 접속할 수 있다. 회원 가입방법이나 접속 방법도 카페에 가입하면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국 접속 방법 등 카페에 공지
사정이 이렇자 업계나 일부 유저들을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국내에서도 모자라 해외까지 가서 나라 망신을 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템 거래나 자동사냥 등은 이미 국내에서 여러 가지 폐해를 드러냈다”면서 “해외까지 가서 이 같은 폐해를 전파시키는 것은 안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 게이머도 “게임 종주국인 한국 유저가 중국에 원정을 떠나는 이유가 뭐겠냐. 값싸게 아이템을 얻어 거래하려는 것 아니겠냐”면서 “해당 업체에서는 실태를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중국 서버를 선호하는 유저들도 할 말은 있다. 이들은 중국 원정이 한국 게임의 ‘노가다’식 관행을 피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레벨업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한 중국 리니지 카페 관계자는 “중국 서버의 경우 경험치 축적이나 레벨업이 국내에 비해 빠르다. 1000만원 상당의 사이버머니가 국내 돈으로 1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같은 시간을 투자할 거면 국내보다 중국서버가 유리한 것 아니겠느냐”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업체 측은 “어떤 이유에서든 국내에서 중국 서버에 접속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며서 “자체 조사를 통해 문제가 드러날 경우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사이드스토리] 짝퉁 넷마블 등장

기존 사이트 디자인 고스란히 도용 논란
유명 게임포털인 ‘넷마블’을 도용한 ‘짝퉁 넷마블’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벳마블(betmarble)’이란 이름으로 등장한 이 사이트는 이름뿐 아니라 사이트 디자인, 심지어 캐릭터까지 그대로 도용하고 있다. 그 동안 국내 게임포털을 베낀 이른바 ‘짝퉁 사이트’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벳마블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하다. 기존 넷마블 사이트에 일부 사진만 짜깁기해 삽입했기 때문이다. 언뜻 봐서는 ‘넷마블’과의 차이점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다. 특히 이 사이트는 현금 환전이 가능한 불법 도박 사이트다. 이 사이트에서는 현재 현금을 입금하면 게임머니로 환전할 수 있다. 물론 게임머니를 다시 현금으로 바꿀 수도 있다.

문제는 이 사이트의 서버가 해외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이 사이트의 허가를 내준 곳과 서버의 위치는 ‘안티구아’. 카리브해에 위치한 이 나라는 도박 사이트에 대한 제재가 전혀 없다. 불법 도박사이트도 무조건 허가를 내주기로 유명하다. 때문에 넷마블 운영진들도 현재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CJ인터넷 관계자는 “얼마 전 경찰에 신고를 해놓았다”면서 “현재 내부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사행성 사이트는 사전에 접속을 하지 않는 게 최선의 길”이라면서 “유저들이 유사 사이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일이 없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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