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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게임 탄력받는다···선정성 시비에 휘말리기도

  • 지봉철
  • 입력 2002.12.3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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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업체인 액토즈소프트는 게임개발사인 애니파크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의 성인용 온라인 롤플레잉게임(RPG) ‘A3’를 개발했다. 이 게임은 기획할 때부터 성인용을 목표로 ‘에로틱 게임’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성(性)과 연관된 표현보다는 폭력적인 묘사를 주로 하고 있다.

메트로텍(www.darkeden.com)이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 ‘다크에덴’도 하드고어풍 화면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이 게임도 철저하게 성인용이다. 지난 5월 18세 이용가 게임으로 판정받으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몬스터나 사람의 머리를 잘라서 아이템으로 사용하는 엽기적이고 잔혹한 진행방식이 특징. 폭력성을 현저히 줄인 12세 이상 청소년 게임도 제공 중이다.

가정용 비디오게임(콘솔)에서도 성인용 게임이 속속 출시됐다. 칼과 총으로 적을 무자비하게 다루는 장면도 나온다. 현실 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기괴한 스토리와 상상력을 담고 있다. 호러게임 ‘귀무자’ 시리즈와 ‘제로’는 18세 이상 이용가 등급을 받아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인 게임들.

그러나 걸림돌도 만만찮다. 일부 성인용 PC게임들은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로부터 등급보류 판정을 받아 2002년 게임업계의 최대화두였던 성인용 게임붐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번에 영등위로부터 등급보류판정을 받은 게임은 동원마도카가 출시할 예정인 ‘프린세스나이츠’와 ‘홍색관’. 두 게임 다 일본에서 제작한 성인전용 PC게임이다.

‘프린세스나이츠’와 ‘홍색관’은 그 동안 18세 이상 이용가 게임의 주류를 이루었던 폭력성 게임과는 달리, 성(性)을 주제로한 게임들. 일본 18금 게임의 국내 정식출시여부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이 게임들은 결국 영등위의 판정으로 대폭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반대로 성(性)을 매개로 한 게임들은 정식유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등급보류판정을 받은 동원마도카의 경우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 지난 10월 30일 정식심의신청을 낸 ‘프린세스나이츠’는 1차로 등급보류판정을 받자 정액 및 애액 부분을 전체삭제했으며 동성애 부분과 모자이크 부분을 전체 확대 수정했다. 그러나 지난 11월 29일 2차 심의에서도 90일 등급보류를 받았다. ||선정성에 대한 영등위에 기준은 성기나 체모노출, 직접적인 성교장면이 묘사되는 경우에는 등급보류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단순한 유두노출까지는 18세 이상 이용가로 판정한다는 것이다.

폭력성 부분은 범죄, 폭력 및 마약 취급 등을 지나치게 자세히 묘사해 범죄심리 또는 모방심리를 부추기거나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으면 등급분류를 보류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도검, 흉기 또는 총기를 사용한 집단살상 또는 과도한 육체손괴 등으로 혐오감을 주거나 생명체에 대한 지나친 폭력, 법령으로 금지한 행위에 대한 정당화, 폭력 및 마약취급에 대한 자세한 묘사 등이 그것이다.

동원마도카의 서철원 팀장은 “성인전용게임을 청소년게임 시각으로 판단하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며 “영등위의 심의결과는 수많은 불법게임들만을 양산해낼 뿐”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성을 매개로 한 성인게임들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을 통한 다운로드판매 혹은 불법복제로 5천~1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실정. 또한 패치를 통한 ‘패러디 성인게임’도 만만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원작과 전혀 상관없는 게임을 수정한 것으로 ‘툼레이더’, ‘퀘이크’, ‘심즈’ 등이 그것이다. 라라 크로프트가 벌거벗은 채 적들을 물리치는 ‘성인 버전 툼 레이더’는 가장 고전에 속한다. 게임 속에서도 성생활이 가능한 ‘심즈의 성인용 버전뿐만 아니라 3D 액션게임 ‘퀘이크’를 성인 게임으로 바꿔주는 패치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방식은 퀘이크와 같지만 원작 게임의 징그럽고 흉폭한 에일리언의 모습이 벌거벗은 여성들로 바뀌었다. 이들의 수많은 유혹을 물리치고 에일리언에게 납치된 여자친구를 구하는 것이 미션의 목표다.||그러나 영등위의 입장은 단호하다. 영등위의 한 관계자는 “게임내에 성기구사용과 성교장면이 너무 노골적으로 표현되고 있다”며 대폭적인 수정이 없이는 심의판정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성인들을 겨냥한 게임들은 관련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익다각화를 노린 게임업체들이 이미 일본 18금 게임들의 수입에 나선 상황이고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인전용 PC방 등이 현재 준비중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성인전용 PC방은 국내에 성인게임컨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렵다.

또한 게임업체들은 아동용 게임시장마저 추춤한 상황에서 성인게임시장마저 이처럼 얼어붙게 된다면 더욱 PC패키지 게임의 입지가 크게 좁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18금 게임의 수입을 추진중인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미 국내 게임유통업체들은 패키지 게임의 수입을 포기한 상황” 이라며 “정부와 영등위는 성을 매개로 한 게임들의 심의기준을 공표하고 이 수준을 업체들이 지키게 끔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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