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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판 '보복 폭행사건' 발생 “주먹이면 다 되나?”

  • 이석 객원기자 suki@ermedia.net
  • 입력 2007.06.0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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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 도중 욕을 했다며 20여명이 찾아와 집단 폭행을 가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인근 백화점 골목으로 끌려가 1시간여 동안 구타를 당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신고를 받은 경찰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철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조금만 주의를 갖고 주변을 순찰했더라도 화는 막을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눈에 띄는 사실은 이 사건이 최근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한화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당시 김 회장은 아들이 맞았다는 얘기를 듣고 경호원을 포함한 여러 명의 폭력조직과 함께 북창동 S클럽으로 들이닥쳤다.

이 과정에서 S클럽 종업원들을 청계산으로 끌고 가 집단폭행까지 가했다. 때문에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두 사건을 비교하는 글이 간간히 눈에 띈다.



게임판 한화 보복 폭행사건 발생 “주먹이면 다 되나?”

○ 에쿠스 나눠 타고 PC방 습격 … 인근 G백화점 끌고 가
○ 포털 게시판에 김승연 ‘보복폭행’ 사건과 비교 글 올라와
○ “출동한 경찰이 주변 순찰만 돌았어도” … 피해자들 분통

이번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수원 팔달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P씨는 지난 17일 평소 잘 아는 후배 L씨와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이때가 새벽 2시 정도. 한참 게임을 하던 도중 상대 게이머와 시비가 붙었다. 이 과정에서 심한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게임방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문제는 L씨가 “올테면 와봐라”면서 연락처와 현재 위치를 남긴 것. 1시간여가 지난 새벽 3시경. 건장한 청년 20여명이 문제의 PC방으로 들이닥쳤다. 이들은 에쿠스와 SM5 등의 차에 나눠 타고 PC방으로 찾아와서는 P씨와 L씨를 데리고 인근 G백화점 뒷골목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1시간여 동안 집단 구타를 가한 것이다. 이로 인해 P씨는 눈을 심하게 다쳤고, L씨는 고막이 파열되는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은 현장에 있던 종업원의 말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한 종업원은 “말 그대로 공포 그 자체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갑자기 PC방으로 들어와 사장님을 끌고 갔다”면서 “인근에 위치한 백화점으로 가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 20명이 자동차에 나눠 타고 PC방 습격

이 같은 경로는 한화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과 상당 부분 유사하다. 당시 사건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김 회장은 차남인 동원씨가 시비 과정에서 맞았다는 얘기를 듣고 격노한다. 그는 조폭을 비롯한 경호원 20여 명을 데리고 현장에 출동한다. 이후 김 회장은 술집 종업원인 C씨 등을 청계산 주변 공사장으로 데려가 집단 폭행을 가한다.

이 과정에서 아들을 때린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김 회장은 다시 북창동 S클럽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그는 아들을 폭행한 Y씨를 불러 아들에게 직접 폭행하도록 한다. 시간과 장소, 사건 당사자만 다를 뿐 사건 경과는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이다.

경찰조사 결과 김 회장은 4개파, 10여 명의 조직폭력배를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당일 K비서실장은 위력을 과시하기 위해 한화리조트 감사 K씨와 협력업체 사장 K씨를 통해 범서방파 행동대장 O씨의 도움을 받았다. O씨는 대학로파 조직원 2명을 이끌고 청계산까지 동행했다. 또 경호과장 J씨는 권투선수 출신으로 청담동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C씨를 통해 로얄박스파 폭력배 3명을 불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면도 수원 ‘PC방 습격사건’과 비슷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경찰은 현재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가해자가 폭력조직에 소속된 것인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피해자인 P씨는 “게임 도중에 시비가 붙자 평소 잘 알고 있던 조폭 후배들을 급하게 부른 것 같았다”면서 “맞으면서 20여명의 남자들이 서로 어디파 소속이라며 인사하는 모습을 봤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일부 포털사이트나 언론사 게시판에는 두 사건을 비교하는 글이 간간이 올라오고 있다. ‘한화맨’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여러 정황이 김승연 회장의 사건과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특별한 조치 없이 그냥 철수했다는 점이다. 당시 경찰은 신고 지점인 G백화점에 출동했다. 그러나 사람이 없자 인근에 세워진 에쿠스 차량 두 대의 번호만 적은 채 철수했다. 피해자들이 조폭들로부터 도망쳐 나온 뒤, 재신고를 하자 다시 출동했다는 것이다.

물론 경찰 측은 절차에 따른 조치를 했다는 입장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신고 장소에 가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때문에 인근에 세워져 있는 차량들의 번호를 메모한 뒤 돌아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경찰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P사장은 “가로등이 환한 대로변에서 사람을 때리겠냐”면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최소한 주변만 순찰을 돌았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사건이 발생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경찰은 아직 가해자들을 불러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경찰 조사가 미적거릴 경우 별도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가해자들 조사 ‘안하나 못하나’

L씨도 “조폭들로부터 구타를 당하면서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다”고 토로하고 있다. 그는 “어디론가 끌려가는 과정에서 겨우 도망쳐 나올 수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인근에 세워진 자동차 번호판만 적고 철수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부분도 현재 김승연 회장의 사건과 비슷하다. 사건 초기 경찰은 ‘서울 북창동 S클럽에서 손님이 직원을 폭행했으며, 가해자가 한화그룹 회장 자녀다’라는 내용의 112 신고를 접수했다. 이후 남대문서 태평로지구대 경찰관 2명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돌아갔다.

며칠 뒤에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서울경찰청은 ‘단순 폭행’으로 남대문경찰서에 이첩했다. 그 사이 김 회장 아들은 중국으로 떠나버렸다. 말 그대로 뒷북 수사를 한 것이다. 때문에 사건 초기 ‘부실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 측은 “아직까지 조폭이 개입했다는 증거는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들이 조폭과 같은 액션 취했다는 진술은 들었지만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라면서 “조만간 가해자들을 불러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빛소프트가 블리자드 때리는 속사정   <<< 사이드스토리

○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한때 동반자 관계였던 한빛소프트와 블리자드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디아블로 상표권과 관련해 리폼인터내셔널과 소송을 진행 중인 한빛소프트가 최근 블리자드의 발목까지 붙잡고 늘어졌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블리자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까지 불사한다는 게 한빛소프트의 입장이다. 

한빛소프트는 지난 18일 “리폼인터내셔널과의 소송에서 패소 후, 미국 블리자드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블리자드도 책임이 있기 때문에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태는 블리자드의 신작 타이틀인 ‘스타크래프트2’를 공개한 시점과 맞물려 그 배경에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빛소프트의 이 같은 행보가 ‘스타크래프트2’의 판권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자체 유통 쪽으로 가닥을 잡은 블리자드를 압박해 판권을 따내려는 ‘노림수’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빛소프트는 최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전역의 ‘헬게이트:런던’ 판권을 확보했다. 현실적으로 ‘스타2’의 유통까지 맡을 여건이 되지 않는다. 한빛소프트 측도 “스타2의 유통에는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또 다른 시각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블리자드를 겨냥한 한빛소프트의 공세는 하반기 시장을 내다본 기선 제압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블리자드의 스타2 발표에 대한 맞불 차원에서 공격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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