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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게임사 법적 분쟁] ‘열강’ 계약금 미지급으로 사태 발발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7.10.2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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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미르의 사태가 터질 태세다. 최근 엠게임(대표 권이형)과 중국 업체인 CDC게임즈(대표 샤오웨이 첸)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극한의 대결을 펼치고 있다. 심지어 법정공방으로까지 이어질 공산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번 사태를 빌미로 중국과 한국간 신뢰가 상실되면서 더 큰 파장이 불어닥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는 엠게임과 CDC게임즈가 과거 샨다와 위메이드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양사가 윈윈하는 차원에서 원만한 해결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현재 양사의 감정이 극한의 대립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상태지만 조만간 안정되면 해결을 위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며 “법정공방까지 가는 것은 양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빠르게 관계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게임사 법적 분쟁

‘열강’ 계약금 미지급으로 사태 발발

- 기술지원 조항 명확한 규정없어 사태 악화 ... 원만한 해결이 최우선

이번 사태의 첫 출발은 엠게임이 시작했다. 중국 게임 퍼블리셔인 CDC게임즈가 약속된 계약금 미지급 했다는 이유로 자사 게임 ‘열혈강호’의 중국 내 서비스 계약을 파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CDC게임즈는 오히려 엠게임이 계약을 위반했다며 지난 18일 홍콩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태를 악화시켰다.

CDC게임즈의 주장은 그동안 엠게임이 ‘열혈강호’에 대해 계약서상에 명시한 기술지원에 소홀했기 때문에 다수의 ‘프리서버’가 발생해 막대한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엠게임은 CDC게임즈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며, 약속된 계약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면 ‘열혈강호’에 대한 계약연장은 무효일 수밖에 없다고 맞서고 있다.

 양사 대립 예견된 것
업계는 엠게임과 CDC게임즈의 대립은 예견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태의 근원이 기술지원이라는 항목이기 때문이다.

관련업계는 양사가 계약 초기에 기술지원에 대한 명확한 계약을 하지 않아 문제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 ‘프리서버’ 문제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음에 따라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엠게임과 CDC게임즈는 기술지원 조항과 관련 제대로 기술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CDC게임즈는 최근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열혈강호’의 ‘프리서버’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는 등 피해를 봤기 때문에 책임을 엠게임으로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비록 엠게임이 그동안 핵심인력을 중국에 파견해 충분한 업데이트 및 패치를 진행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한 증빙자료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프리서버’는 비단 ‘열혈강호’ 뿐만이 아니라 중국 내 모든 게임사의 문제로 이를 계약금 미지급이라는 초유의 사태의 근거로 삼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CDC 코퍼레이션(CDC게임즈 모회사)의 2사분기 나스닥 보고서를 보면 프리서버가 급격히 감소했으며 매출 역시 17%나 성장하는 등 CDC게임즈 주장과는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다른 노림수 있나
이같은 엠게임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CDC게임즈는 지속적으로 기술지원과 관련된 문제를 짚고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CDC게임즈의 입장에 대해 관련업계는 CDC게임즈가 새로운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열혈강호’는 현재 중국 내 인기 10위권을 유지하며 지난 3년 동안 현재 CDC게임즈의 기틀을 만들어준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CDC게임즈는 지난 3월 엠게임에 500만불의 지분 투자를 했을 뿐만 아니라 ‘열혈강호’ 재계약과 ‘풍림화산’ 계약금으로 인해 각각 500만불씩 총 1500만불을 엠게임에 지급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프리서버’로 인한 매출 감소 때문에 계약금을 미지급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CDC게임즈가 그동안 계약금과 관련해 국내 업체와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는 상태에서 투자처인 엠게임과 불편한 관계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다른 속셈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CDC게임즈가 중국 업체 중에서도 계약금과 관련해 약속을 잘 지키는 편”에 속하다며 CDC게임즈의 행보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CDC게임즈가 내년 2월 IPO를 앞두고 있는 엠게임을 압박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법적 소송문제가 불거지면 엠게임으로서는 불리한 입장에 처해지는 만큼 급한 사람이 불을 꺼야 하듯 엠게임으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합의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즉, 이번 기회에 계약이나 향후 관계나 계약에 있어서 우위에 서기 위한 계산이 깔려있다 것이다.

 향후 전망
이처럼 양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해결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점차 문제를 타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엠게임 권이형 대표는 “이번 분쟁으로 인해 중국 열혈강호 유저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CDC게임즈가 계약금 지불만 성실히 수행한다면 논의의 여지는 남아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CDC게임즈 역시 “여전히 이번 논쟁이 타협 가능한 방향으로 해결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사의 이런 움직임은 업계 일부에서 CDC게임즈가 너무 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높이며 중국 업체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재 ‘열혈강호’는 중국에서 최고 동시접속자 40만명을 기록하는 등 지난 3년 동안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임이 사장되는 현상은 막아야 한다는 우려감이 팽배해 있는 만큼 이런 사태로까지 번지기 전에 해결해야 한다는 양사의 입장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체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자칫 한·중 관계를 악화시키는데 계기가 될 수 있는데 이렇게 될 경우 양측 모두 피해를 입는 경우가 될 것”이라며 “조속히 이번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이드스토리                 

보다 구조적인 해결책 마련 위해 정부가 나서야

- 저작권, 계약금 지불 등 반복되는 문제 ... 양국 간 신뢰 구축이 우선



이번 엠게임-CDC게임즈 분쟁 이전에도 한중 게임사간 분쟁은 빈번하게 일어났다. 가장 대표적인 분쟁이 ‘미르의전설’을 둘러싼 액토즈소프트와 샨다간의 지적재산권 분쟁이다. 이는 액토즈소프트가 샨다인터렉티브에 인수되면서 일단 일단락됐지만 이후에도 중국 게임사의 표절과 관련된 표절 논쟁은 끊이지 않았다. 또한 넥슨은 ‘카트라이더’와 ‘비앤비’가 중국 개발사들에 의해 표절되자 손해배상을 요구하기도 했고, 예당온라인과 나인유도 ‘오디션’ 표절 문제를 둘러싸고 최근까지 진통을 겪었다. 이밖에 수많은 중국 개발사들이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갖은 핑계를 대며 일부만 지급해 문제가 됐다.

이렇듯 양국 게임사간의 문제는 표절과 계약금 지급 불이행으로 압축된다. 특히 지적재산권 문제의 경우 소송으로도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만큼 보다 정부가 나서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즉, 정부가 직접 나서서 국가간 교류를 통해 보다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이에 따른 제도적인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중국이 최고의 한국 온라인게임 수입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정부가 관심을 보여 한국 게임업체 보호에 나서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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