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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K, PSP 개조에 철퇴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7.11.0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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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이하 SCEK)가 자사의 제품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이하 PSP) 개조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SCEK는 올해 11월부터  개조한 PSP에 대해 A/S를 해주지 않기로 결정한 것.

또한 이와 함께 11월부터 출시되는 PSP에 변화된 방침에 대해 제품 겉면에 스티커 붙여
소비자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그동안 SCEK는 불법 개조된 PSP에 대해 유상으로 수리를 진행해왔다.

SCEK의 이러한 방침 변화는 국내 유저들 사이에서 개조가 지속적으로 성행하는데다가, 지난 9월 선보인 신형 PSP마저도 이러한 개조가 급속히 이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유저들은 정품 사용자 보호를 위해 진작에 이뤄져야 할 조치였다며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SCEK, PSP 개조에 철퇴

11월부터 PSP ‘커펌’ a/s 불가

- 정식 게임 타이틀 판매 위한 초강수 ... 이번 기회에 근절될까 업계 관심

현재 PSP 유저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소위 ‘커펌’이라고 하는 유저 개조가 인터넷을 통해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커펌’이란 ‘커스텀 펌웨어’의 약자로서 PSP에 담겨있는 시스템을 해킹해 정품UMD를 사지 않아도 메모리스틱에 게임데이터를 담아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개조는 PSP 내부 시스템 파일을 수정해야 하는데다 절차가 상당히 까다로와 자칫 조금만 실수해도 PSP가 완전히 못쓰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때문에 일정 금액을 받고 이를 대행해주는 전문 업자들이 생겨날 정도. 또한 이러한 개조 과정에서 고장난 PSP는 SCEK A/S센터나 전문 기술자가 아니면 수리가 불가능하다.

PSP의 제품설명서에 따르면 소비자가 임의로 개조 혹은 변조한 제품에 대해 A/S가 불가능하다고 돼 있다. 그러나 SCEK는 이렇게 고장난 PSP에 대해 지금까지 유상으로 수리를 진행해왔다.

현재 국내에 커펌 PSP를 사용하는 유저 수는 정확히 추산이 불가능하다. 워낙 암암리에 진행되는데다 개조를 위해 특별한 부품이 필요하지 않는 만큼, 유저가 직접 커펌을 진행한 경우 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유통업계에서는 PSP 판매량 대비 소프트웨어 판매량을 감안해 대략 약 5~6만명 정도가 커펌 유저라고 보고 있다.



SCEK 방침선회 왜?
업계에서는 SCEK가 당초 이러한 커펌 PSP의 A/S를 진행한 이유에 대해 게임타이틀 판매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콘솔 업계 특성상 플랫폼이 많이 보급돼야 게임 타이틀이 팔리는데, 아직 열악한 국내 시장 환경상 커펌으로 인해 고장난 PSP라 하더라도 수리를 해줌으로 보다 시장을 확대하려는 SCEK의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다.

그러나 당초 커펌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신형PSP가 의외로 쉽게 커펌이 가능해지고, 신형 PSP가 빠르게 팔려나감에도 불구하고 이에 맞춰 PSP 게임 타이틀 판매량이 늘어나지 않은 것이 SCEK의 이번 결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CEK는 전문 커펌 업자들을 잇따라 단속하는 한편 지난 18일 자사의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향후 강력한 제제를 예고했다.

애당초 SCEK의 복안이었던 게임 타이틀 판매량 증대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보통 A/S를 받은 PSP는 정식 펌웨어가 설치되기 때문에 이후 다시금 개조가 쉽지 않도록 조치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 역시 임시방편에 불가하며 시간이 지나 최신 커펌이 공개되면 얼마든지 해킹이 가능해진다고 지적한다. 즉, 한번 커펌된 PSP를 A/S 받은 사람이 또 다시 커펌을 할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CEK가 커펌으로 손해 본 금액은 수십억 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SCEK는 더 이상 커펌 확산을 막고 게임타이틀 판매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커펌PSP에 대해 A/S 불가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게 된 것이다.



커펌 크게 줄어들 것
전문가들은 SCEK의 이번 조치로 인해 그간 구입과 동시에 행해지던 불법 개조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PSP는 휴대용기기인 만큼 휴대시 낙하나 외부 충격으로 인해 고장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커펌 유저들은 PSP가 고장날 경우 어디에서도 수리가 거의 불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A/S센터가 아닌 사설 수리점에 맡길 경우 새 것을 구입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상당한 고액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편 게임타이틀 판매량에 대해서는 당장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점차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아무리 가용 플랫폼이 감소하더라도 어차피 이들 커펌 유저들은 게임 타이틀를 거의 구입하지 않는 만큼 판매량이 감소될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번 조치로 인해 기존 PSP가 고장난 유저들이 새 제품을 구입하게 된다면 판매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업계 찬반 논란 가중
정품UMD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PSP 유저와 업계에서는 이번 SCEK의 조치에 대해 “진작에 됐어야 할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한 유저는 “정품이 많이 팔려야 보다 원활한 한글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정품 사용자를 위해서도 이러한 불법개조는 근절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부분 써드파티사 역시 이러한 SCEK의 조치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특히 PSP 소프트웨어를 유통하는 업체 한 관계자는 “SCEK A/S불가 방침은 정당한 금액으로 게임을 사서 즐기길 바란다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며 “이번 기회에 정품을 사용하는 풍토가 조성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커펌 자체를 불법으로 치부하는 일은 결코 정당하지 못하다는 의견도 있다. 북미나 유럽에서는 커펌 자체가 불법이 아니고 여기에 게임 파일을 담아야 불법으로 인정되며, 국내에도 명확한 법 규정이 없는 만큼 커펌 사용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 A/S를 해주지 않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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