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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꼬꼬마-카이저]기본에 충실한 ‘모범생’ MMORPG, 마니아들 호응 기대

핵심에 집중한 정통파 타이틀 ‘눈길’ … ‘R등급’ 걸맞는 콘텐츠 추가가 관건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8.06.18 14:15
  • 수정 2018.06.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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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음악에 대한 최고의 대안(Alternative)은 록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미국의 록 밴드 ‘너바나(Nirvana)’를 필두로 한 초기 얼터너티브 록 뮤지션들은 자신들이 내건 ‘얼터너티브(대안)’이라는 단어를 ‘록 음악의 원초적 형태로 돌아가는 것’으로 정의했다. 실제로 대다수의 얼터너티브 록 뮤지션들은 3인 정도의 간소한 구성과 광폭하고 거친 사운드 등 ‘날 것’ 느낌을 앞세워 대중들의 열광을 자기 것으로 가져왔다.
모바일 MMORPG 역시 비슷한 시기를 겪는 모양새다. 저마다 다양한 콘셉트와 킬러 콘텐츠로 무장했지만, 많은 게임들이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지 못하고 표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 와중 출시된 넥슨의 ‘카이저’는 한국형 MMORPG의 전형을 제시하며 순항 중이다. 실제로 이 게임은 U·I(유저 인터페이스) 부터 게임의 핵심을 이루는 시스템까지 ‘바람의 나라’나 ‘리니지’ 같은 초창기 MMORPG의 흐름을 계승한 모양새다. 새롭거나 특이할 만한 점은 없지만, MMORPG의 핵심 요소들에 집중한 모습을 유저들에게 어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번 ‘G꼬꼬마’에서는 ‘카이저’의 세계에 처음 떨어진 초보 기사의 시선으로 게임을 구석구석 파헤쳐보기로 했다.

꼬꼬마 Talk
 

▲ 사진=경향게임스
▲ 사진=경향게임스

‘카이저’는 지금까지 출시된 대부분의 MMORPG와 달리 시스템 측면에서의 ‘디플레이션’이 많이 이뤄진 게임이다. 이와 유사한 형태로는 ‘리니지M’을 들 수 있는데, 덕분에 스탯이나 스킬 등 포인트 하나의 가치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따라서 스킬이나 스탯 포인트 투자 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다소 평범한 시작
‘카이저’의 시작은 평범하다. 4종 정도의 캐릭터 클래스를 고를 수 있고, 이후에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정도는 요즘 왠만한 게임들이 다 갖추고 있는 부분이라 특별히 주목할 부분은 없다. 필드 PK와 대규모 RvR(진영 간 대결) 전투 등 개성이 넘쳤던 ‘액스(AxE)’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운 출발이다. 
 

▲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선택해보자(사진=경향게임스)
▲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선택해보자(사진=경향게임스)

인게임으로 들어가 전반적인 게임 시스템을 살펴보면, ‘리니지’의 그것과 유사한 느낌이라 왠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이다. 간단명료하면서 원초적인 U·I와 ‘아인하사드의 가호’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레나의 축복’까지 ‘리니지’를 많이 닮았다.
실제로 이 게임은 ‘리니지2’ 개발을 총괄했던 채기병 PD가 주축이 됐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점을 고려해보면 자신들이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냈다는 인상이다.

인상적인 밸런스
앞서 ‘꼬꼬마 Talk’에서도 언급한 내용이지만, 이 게임은 ‘리니지’, ‘미르의 전설2’ 등 1세대 MMORPG들에서 자주 보였던 디플레이션 시스템이 그대로 구현돼 있다. 보통 ‘디플레이션’은 경제 용어로 많이 쓰이지만, 여기서는 전반적인 수치 밸런스가 상당히 낮게 책정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서비스 기간이 길어지면 자연스레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지 못하고 게임 자체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진다. 대표적으로 ‘디아블로3’는 캐릭터가 입힌 극대화 피해가 10억 단위로 올라가기도 했다. 이전에는 이를 전부 숫자로만 표기했기에 상당히 눈이 아팠지만, 현재는 텍스트 길이를 줄이기 위해 ‘10억’ 과 같은 문자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
 

▲ 미세한 변화가 큰 차이를 가져온다 (사진=경향게임스)
▲ 미세한 변화가 큰 차이를 가져온다 (사진=경향게임스)

‘카이저’는 이런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시작부터 천 단위의 체력과 전투력 등을 자랑하는 기존 게임의 약 1/10 정도 수치다. 게임 플레이 20분 가량이 지난 레벨 21 시점에서 기자가 선택한 궁수의 공격력은 14, 방어력은 9였고, 최대 체력은 288이었다. 
요즘 게임에 익숙해진 유저들에게는 ‘답답하고 감질난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미세한 차이가 전투의 향방을 바꾸게 되는 이 방식을 잘 이해하면 좀 더 ‘살 떨리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탄탄한 시스템
‘카이저’를 계속 플레이하며 느낀 점은 레벨업에 따라 지속적으로 오픈되는 콘텐츠나 기능들이 상당히 탄탄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경제 시스템과 전투 부분이다. 거래소뿐만 아니라 1:1 개인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모바일게임에도 본격적인 자유경제체제가 도입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거래소 시스템은 게임사의 의지에 따라 경제체제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컸고, 실제로 대부분은 금액 상한을 통제하는 등 계획경제 체제의 형태를 차용했다.
 

▲ 오토타깃팅 기능이 ‘액스’에 이어 또다시 도입됐다 (사진=경향게임스)
▲ 오토타깃팅 기능이 ‘액스’에 이어 또다시 도입됐다 (사진=경향게임스)

하지만 개인거래의 경우, 가격은 서로의 합의에 의해 결정되기 마련. 온라인게임 시절 수많은 유저들이 장터에 앉아 물건을 팔던 광경을 다시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다만 거래 가능한 화폐단위가 인게임 재화가 아닌 유료재화 ‘다이아’인건 또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다.
‘액스’에서 선보인 오토타깃팅 시스템도 함께 도입됐다. ‘액스’ 출시 당시 필드PK를 편하게 즐길 수 있어 호평받았던 요소로, ‘카이저’에서도 원활한 플레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독창적인 ‘엣지’ 필요
‘카이저’가 가진 양날의 검은 역시나 탄탄함이다. 고전 MMORPG를 즐겨 했던 사람으로서, 장르의 핵심이 되는 콘텐츠에 집중하면서도 1세대 게임들에 비해 자유도를 높인 시도는 매우 훌륭했다는 평가다. 비교적 전통적인 형식의 MMORPG를 더 좋아진 그래픽으로 즐기고 싶은 유저들에게 이 게임은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 ‘카이저’만의 특색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사진=경향게임스)
▲ ‘카이저’만의 특색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사진=경향게임스)

하지만 이에 집중한 나머지, 약간의 매너리즘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R등급(성인 등급)’을 표방했던 것과 달리 기존의 12세 이용가 MMORPG와 다른 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꼭 ‘R등급’에 집착하지 않더라도, ‘카이저’만의 색깔이 잘 드러나는 콘텐츠는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향후 업데이트될 콘텐츠까지도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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