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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기자의 톡톡] 게임의 재미 추구가 최고의 목적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8.02.0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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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를 따라선 성공하기 어려워 … 캐주얼 게임 정의 내려야 시장성 안착



캐주얼게임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넥슨 로두마니 스튜디오 정영석 본부장이다. 국민게임 ‘카트라이더’ 붐을 일으키며 게임 소외계층까지 게임세상속으로 인도한 그다.
때문에 그의 남다른 캐주얼 게임에 대한 얘기를 듣기 위해 직접 만나봤다. 역시 그는 캐주얼 시장을 꿰뚫는 철학을 갖고 있었다.
정 본부장과 프리하게 얘기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점은 트렌드를 주도하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또한 게임이 주는 재미에 목말라 하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그와의 대화를 솔직담백하게 풀어봤다.





정 본부장은 ‘비앤비’와 ‘카트라이더’를 통해 국내 게임시장에서 캐주얼게임의 붐업을 시키는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캐주얼게임의 아버지’라는 불릴 정도로 게임업계에서는 신화적인 인물로 통한다.



그런 그이지만 캐주얼게임에 대한 정의가 아직 자리잡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선 캐주얼 게임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쾌한 정의가 있어야 제대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다는 것이다.
기자도 그의 말에 동의했다. 과연 우리가 말하는 캐주얼게임이란 무엇인가. 쉽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캐주얼게임인가. 정 본부장에서 해답을 물었다.



“나만의 스킬을 습득할 수 있는 게임”
“캐주얼게임이라는 용어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게임이면 게임이지 코어게임, 캐주얼게임 등 이런 형태로 굳이 나눌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액션, 슈팅, RPG 등의 장르만 있을 뿐 그 외에 형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굳이 정의를 하라고 한다면 ‘나의 스킬이 발전하는 게임’이 캐주얼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웠다. 자신의 스킬이 발전하는 게임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정 본부장은 MMORPG와 ‘카트라이더’를 비교하면서 설명했다. MMORPG의 경우 캐릭터가 레벨업을 하고 더 좋은 장비를 갖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내가 아닌 게임 내의 캐릭터가 강해진다는 개념이다.
이해 반해 ‘카트라이더’는 똑같은 레이싱이라는 공통된 게임성을 갖고 1등을 하기 위해서 자신이 컨트롤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카트라이더’에서 1등을 하고 싶다면 남들보다 더욱 현란한 스킬을 익혀야한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이런 기본적인 룰을 갖고 이제까지 게임 개발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귀엽고 아기자기하고 쉽다고 캐주얼게임이 되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에서 약간의 어폐가 느껴졌다.
그 동안 그가 개발한 대부분의 게임이 귀엽고 아기자기한 컨셉이 었고 결정적으로 ‘비앤비’의 캐릭터를 그대로 시리즈물로 이용하고 있다. 결국 시장에서 말하는 캐주얼게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가.
“아닙니다. 게임자체에 신경을 쓰지 캐릭터에 더 많은 비중을 두지 않습니다. 워낙 ‘비앤비’ 캐릭터들이 인기가 좋고 원소스멀티유즈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캐릭터를 채택하는 것뿐입니다.”
‘비앤비’ 캐릭터들을 사용하지 않고도 충분히 게임성으로 승부가 가능하다는 것이 정 본부장의 설명이다.



“기술적인 트렌드를 만들어라”
최근 캐주얼게임들이 성공 장르를 쫓는 경향이 뚜렷하다. 트렌드를 쫓는 개발자들은 유저들 풀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게임을 런칭해 위험부담을 줄이고 성공가능성을 높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절대로 트렌드를 쫓아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진실이지만 게임업체 개발자들은 애써서 그 진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트렌드는 쫓는 대상이 아닌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게임 쪽에서 필요한 트렌드는 단순한 장르의 붐업이 아닌  기술적인 발전이라고 봅니다.”



새로운 시스템을 채택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콘솔게임으로 장르 및 소재는 거의 대부분 시장에 출시가 됐다. 때문에 그것을 가지고 어떻게 온라인에 잘 맡게 개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트렌드는 이후 개발되는 게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적인 시도가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정 본부장은 강조했다.
이런 기술적인 시도가 결국 캐주얼게임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버블 파이터(이하 BF)’ 역시 기술적인 진보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정 본부장의 설명이다.
정 본부장은 “이런 조건들이 만족됐을 때 필요한 것이 바로 개발자의 마인드”라고 말했다.



“개발자가 봐도 재미있는 성공의 필수조건”
새로운 아이템만 갖고 게임개발을 시작하는 개발사들이 적지 않다. 새로운 콘텐츠와 시스템이 성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했다.
“단순한 아이템만을 갖고 시작하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기획자가 말하는 데로 게임이 개발된다는 보장이 없을뿐더러 튼튼한 기초 없이는 모래위에 성을 쌓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입니다.”



그는 새로운 것보다는 기존의 아이템을 적절히 믹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선한 아이템이 소진됐을 때 유저들은 금세 실증을 느끼고 게임을 떠난다는 것이다. 결국 소재의 참신성보다는 게임을 어떻게 잘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한다는 것이 정 본부장의 지론이다.
“캐주얼게임을 개발하는데 적게는 2년 많게는 3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당장 내일 일어날 일을 모르는데 어떻게 2, 3년 후의 일을 알겠습니다.”
결국 게임자체에 대한 재미를 극대화시켜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게임자체에 대한 재미를 개발자들 역시 느껴야 한다”며 “내가 별로 재미없다고 느끼는데 누가 제 게임을 재미있다고 플레이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유저의 성향을 파악할 때도 단순하게 기존 게임들의 잣대를 버려야한다고 정 본부장은 강조했다. 개발자의 아집을 버리고 재미있는 게임을 위해 철저히 노력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미 나와 있는 소재라도 상관없습니다. 그것을 갖고 어떻게 요리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더 신기하고 자극적이고 감동이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 캐주얼게임이 나가야할 방향이라고 자신합니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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