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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창 기자의 프리토크-경기디지털진흥원 김병헌 원장] 인위적 조성 아닌 자생력 갖추도록 환경 만들 것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8.03.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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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성남에 게임시티 조성 … 강남과 판교 잇는 중간다리 역할


지난 18일 경기도와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이하 GGCA)는 문화의 전당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도 문화콘텐츠로드맵 정책연구 결과보고 공청회에서 2010년까지 성남에 게임 클러스터 ‘G-시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조성 계획은 경기도가 이미 몇몇 굵직굵직한 게임사들이 테헤란로를 벗어나 서울 외곽지역, 특히 강남과 인접한 분당과 성남으로 이전하고 있는 현상을 주목한 결과다. 경기도는 이러한 게임사들을 위해 맞춤형 공공서비스와 적극적이고 필수적인 지원을 펼쳐 장기적으로 성남시를 게임 산업 특화 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개발자 수급과 비즈니스의 환경적 제약 등이 그것이다. 이런 난제가 있지만 GGCA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GGCA 김병헌 원장을 만나 성남 게임시티의 실체와 그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성남을 비롯한 분당이 게임업계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NHN, JC엔터테인먼트, SK아이미디어 등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판교 분양에는 게임업체간 입주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정도로 성남·분당 지역에 애착을 갖고 있다.
이같은 이유는 거리적 위치 때문이다.
IT단지로 부각되고 있는 구로디지털단지나 상암DMC에 비해 강남·역삼 등과 가까워 비즈니스 활동범위가 좁혀지지 않는다.



이것은 업체들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강력한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김 원장도 “분당으로 게임사들이 몰려드는 것은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 발생적인 현상”이라며 따라서 “분당은 거리상 강남의 확장 권역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아닌 소프트웨어적 접근
문제는 새로운 공간이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것이다. 성남시 그중에서도 분당을 중심으로 하는 곳의 임대료는 결코 강남 못지않다.



대형 게임사들은 큰 문제가 없지만 중소 게임사들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경기도가 나서서 부지를 확보하고 단지를 세워 게임사들에게 저렴하게 나눠주는 등의 방안이라도 있는지 궁금했다.
“성남 게임시티 조성계획은 게임사들이 분당으로 모여드는 자연발생적인 현상에 일종의 포인트를 찍어주겠다는 것이지 인위적으로 대규모 부지를 조성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김 원장의 의지는 단호했다. 부지를 조성하고 저렴한 임대비를 제시하면 얼마간 게임사들은 몰리겠지만 결코 자생력을 갖출 수 없다는 것이다.



“게임사들이 서로 필요에 의해 어느 한 곳에 하나둘 씩 모여들면 그곳은 자연스럽게 클러스터가 조성됩니다. 이때 공공기관이 나서서 이를 뒷받침 해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지요.”
김 원장은 이와 같은 포인트로 크게 세 가지를 들어 설명했다. 첫째 해외 우수 게임 기업을 비롯해 100여개 게임사들의 적극 유치를 통한 산업 인프라 구축, 둘째 이들에게 안정적인 인력을 공급해 줄 수 있는 게임개발 인력 양성 캠퍼스 설립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게임을 전 세계에 수출할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 조성이 그것이다.



“가령 게임사들이 자금에 목말라하면 그에 맞는 펀드를 조성해야지 단순한 세제지원으로는 자생력을 갖추기 어렵습니다. 모든 정책이 마찬가지입니다. 자생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얼마지나지 않아 게임사들은 다른 곳으로 떠나갈 것이고 이는 결국 나라 전체로 보면 불필요한 중복 투자가 됩니다.”


기업 맞춤 서비스 제공
김 원장이 역설하는 자생력에 대한 부분은 누구나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문제는 기업마다 자생하기 위한 조건이 다르다는 것. 말처럼 쉽지 않기에 기업들도 단순히 홍보문구만을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김 원장에게 이에 대한 복안이 있는지 물어봤다.



“큰 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간소한 행정절차와 R&D 지원 그리고 글로벌 접근성입니다. 반면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는 작은 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실질적인 자금 지원과 적절한 공간입니다.”
김 원장은 이러한 작은 기업에 대해 ‘프린지 기업’이라는 말로 설명을 곁들였다. 프린지란 ‘변두리’ 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따라서 ‘프린지 기업’이란 아마추어부터 벤쳐 기업에 이르기까지 아이디어를 가진 소규모 영세기업을 일컫는다. 이러한 프린지 기업의 경우 경기도에서 나서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 또한 게임사들이 공동으로 쓸 수 있는 시설 지원 및 게임 제작 센터 건립도 이미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메이저 개발사들에게는 실질적인 마케팅 통로를 열어줄 계획입니다. 현재 G컵이라는 e스포츠 대회를 구상중인데 이는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유명 e스포츠게임보다 국내 유수의 게임사들의 게임을 종목으로 채택, 마케팅 시점에 맞춰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김 원장은 행정서비스에 있어서도 게임사들이 보다 원활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행정 업무를 싱가폴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면 성남의 게임시티 계획은 100% 성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사람들이 말합니다. 그만큼 게임사들이 행정 업무에 대해서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개발자 인력 수급 문제는 규모와 상관없이 많은 게임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 김 원장에게 경기 게임 캠퍼스 건립에 대한 청사진을 들어봤다.
“기업에 원하는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서 아예 교육 시작부터 해당 회사와 함께 인재를 키워낼 계획입니다. 가령 1년은 학교에서 배우고 다른 1년은 해당 기업에서 시키는 것이죠.”
김 원장은 산업 맞춤형 인재가 아닌 개별 기업 맞춤형 인재를 키워내 실무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제대로 뒷받침 되면 성남은 국내 게임개발에 메카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판교 잇는 파이프라인 역할
오는 2012년에는 분당과 가까운 곳인 판교에 판교 테크노벨리가 들어설 예정이다. 판교신도시 개발과 맞물려 판교 테크노벨리에 입주를 예약해놓은 게임사들이 있을 정도로 각광받는 곳이다. 그렇게 되면 이 역시 중복 투자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주목해야할 부분은 강남과 판교 사이로 분당을 비롯한 성남시가 위치해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업체들이 2012년까지 기다리려면 아직도 5년이라는 시간이 남았습니다. 그 동안 게임사들이 거점을 마련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성남이라고 보는 것이죠.”
행정구역상 따지면 성남과 분당 그리고 판교는 모두 성남시 소속이다. 따라서 김 원장의 설명대로라면 판교가 완공되고 활성화되는 시점인 2020년에 이르면 강남과 분당, 판교에 이르는 거대한 게임 개발 벨트가 완성되는 셈이다.
“앞으로 테헤란로는 게임 비즈니스의 중심으로, 성남은 게임 개발의 중심으로서 각각 역할을 분담해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산업 메카로 자리잡을 것을 확신합니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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