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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콕콕]게임으로 즐기는 순정만화 ‘린: 더 라이트브링어’ 

게임계 대표 일러스터 정준호, 그래픽혁신 성공적 … 90년대 순정만화 팬들사이에서 입소문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9.04.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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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사크리에이티브는 지난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서버개발자 강재준 대표와 일러스트레이터 정준호 대표가 의기투합해 창업한 기업이다. 5년동안 이 회사가 개발한 게임은 ‘린: 더 라이트브링어’. 될성부른 떡잎이었던 것일까. 넥슨이 지난 2016년 이 게임의 판권을 확보해 론칭 단계에 돌입한다. 그런데 돌연 펄사크리에이티브는 게임을 완전히 갈아 엎는다. ‘리니지2 레볼루션’, ‘리니지M’, ‘검은사막M’까지 독보적 퀄리티로 무장한 게임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시대에 맞는 퀄리티를 개발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지난 3월 14일 게임은 공식 론칭됐다. 출시 1주일만에 양대 마켓 1위를 달성한데 이어 ‘검은사막M’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매출 순위 경쟁에 나선다. 이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게임을 통해 풀어 봤다.
 

‘린: 더 라이트브링어’는 지난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만들어진 모바일RPG를 닮아 있다. 영웅이 동료를 모집하고 여정을 진행하면서 성장한다. 자동으로 몬스터를 때려잡고, 다시 영웅을 뽑고, 육성하고, 몬스터를 사냥한 뒤 PvP에 나선다. 작품이 개발을 시작한 시기가 2014년이었음을 감안하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게임은 일반적인 작품의 뼈대를 유지한 채 완성도를 끌어 올리는 한편, 그래픽 스타일을 바꾸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한다. 결과적으로 그것이 유저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정준호식 일러스트의 부활
정준호 일러스트레이터는 ‘리니지2’ 시절부터 이미 완성형된 일러스트레이터였다. 당시 작품은 지금까지도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교본’처럼 쓰일 정도니 할말 다했다. 너무 일찍 성공을 거뒀기 때문일까. 그 후 일러스트레이터 정준호는 그림 대신 관리자로서의 길을 택한다. 몇 번 쓴잔을 마셨지만 그의 평가는 단 한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 몽환적인 색채를 활용해 캐릭터를 표현했다
▲ 몽환적인 색채를 활용해 캐릭터를 표현했다

그런 그가 다시 그림을 잡았다. ‘린: 더 라이트브링어’에서 그는 다시한번 초심으로 회귀를 선언한다. 그가 가장 잘하는 몽환적 그래픽과 표정을 기반으로 그래픽 스타일을 입힌다. 그런데 이게 기가 막히게 뽑혔다. 정준호 일러스트레이터는 ‘기본기’가 탄탄한 인체 구조 하에 캐릭터 설정과 ‘분위기’를 덧입혀 표현한다. 각 캐릭터마다 일종의 ‘세계’가 존재하는 듯한 일러스트를 내놓았다. 문제는 이를 모델링할 수 있느냐다.

다재다능 모델링팀의 지원 사격
펄사크리에이티브 멤버들은 이 모델링을 기가막히게 수행해낸다. 짙은 음영과 독특한 화장법. ‘포토샵’대신 ‘페인터’를 쓴 듯한 색감이 독보적이다. 디즈니 애니메이터들이 사슴을 그리기 위해 동물원 앞에서 살았다던가. 이 작품에서 모델러들과 애니메이터들은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한 듯한 움직임을 보인다. 심지어 흔한 강아지 조차 그대로 넘어가는 법이 없다. 마치 실제 강아지를 대려다 놓은 듯 움직이며 스킬을 쓰는 모습은 아티스트의 그것과 닮아 있다.
 

▲ 표정과 근육, 동선이 살아있는 캐릭터 모델링
▲ 표정과 근육, 동선이 살아있는 캐릭터 모델링

여체의 ‘무기’를 잘 아는 듯 아름다운 곡선을 철저히 활용하고,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표정들과, 다양한 화장법들을 동원해 파고 또 팠다. 남성 캐릭터는 갑옷 아래에 숨겨진 잔근육들을 활용해 부드럽게 움직이면서도 임팩트있는 표현하는데 주력했다. 짧고 간결하게 끊어치고, 힘을 모아 때리는 형태로 역동적인 힘을 표현하는데 주력하는 게임들과는 다른 표현 방식이 인상적이다.
이렇게 완성된 게임 그래픽은 80년대나 90년대 유행하던 순정 만화를 연상케한다. 

익숙한 성장시스템 선택
고급스러운 색채에 얹은 인게임 그래픽은 충격을 선사한다. 게임은 당연히 ‘캐릭터 게임’을 목표로 한다. 소위 ‘취향’을 저격한 캐릭터들을 만들어 낸 뒤 이들이 만들어 가는 모험을 구경하도록 만든 것이 목표다. 자동 사냥 덕분에 별다른 조작도 필요치 않다. 난이도도 그다지 어렵지 않아 수집하고 강화하다보면 손쉽게 클리어가 가능한 편이다. 
 

▲ 캐릭터들이 동시에 궁극기를 쓰면 데미지가 1.5배로 늘어난다
▲ 캐릭터들이 동시에 궁극기를 쓰면 데미지가 1.5배로 늘어난다

특히 게임 스테이지 2-1에 돌입하는 순간 게임에는 ‘거래소’가 열린다. 이 거래소를 통해 자신에게는 필요 없는(취향이 아닌) 캐릭터를 판매하고 그 돈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영입할 수 있다. 또, 강화 아이템들도 교환해 나가면서 성장이 가능하다.
대신 지속적으로 거래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끊임 없이 인게임 콘텐츠를 수행해야한다. 시간대별로 열리는 각 전장들을 찾아 재화를 모으고, PvP를 통해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며, 장비를 강화하고, 각성하는 형태로 게임을 플레이 해야 한다.

해답은 ‘실시간 레이드’
게임의 최종 콘텐츠는 ‘레이드’로 보인다. 이렇게 성장한 캐릭터는 ‘레이드’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기반이 된다. 레이드는 실시간 매칭 방식으로 팀원들을 모은 뒤 강력한 적과 대결하는 구도다. 마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보는 듯, 실시간으로 장판을 피하고, 탱커들을 전열에 내세우고 딜러와 힐러들을 조합해 게임을 플레이한다.
 

▲ 가상 조이스틱을 활용해 공격을 피하는 재미가 있다
▲ 가상 조이스틱을 활용해 공격을 피하는 재미가 있다

더 강력한 적들을 상대하기 위해 육성하고, 친구를 사귀고, 팀을 짜고, 전략을 수정해서 플레이하도록 설계돼 있다. 갈수록 강력한 보스와, 신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재미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그렇다보니 새로운 보스 몬스터 추가와 이를 통해 시나리오를 전개하는 방식이 추후 게임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신시장 공략하는 RPG 
‘린: 더 라이트브링어’는 기존 유저풀과는 비교적 다른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소위 ‘어둠의 세력’이라 불리는 동인 계열에서 반응이 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교적 소수 집단이지만 ARPU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유저들이 대거 게임을 플레이하고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동인계 유저들이 열광하는 캐릭터 설정과 대사들
▲ 동인계 유저들이 열광하는 캐릭터 설정과 대사들

변수는 여성 유저. 현재 일부 여성 커뮤니티에서 팬픽과 팬아트들이 조금씩 공개되기 시작하는 상황으로, 이를 통해 중장기 흐름을 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를 위해서는 스토리적인 보완과 남성 캐릭터 연출에 힘을 주는 방식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또, ‘클램프’ 마니아들을 위시로하는 소위 ‘동인 계열’이 득세하는 글로벌 시장, 특히 일본에서 독자적인 마케팅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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