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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환경 속 게임인 대변자 자처”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정석희 회장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9.05.24 13:19
  • 수정 2019.05.2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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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우 개선, 기술 교류, 인재 육성 등 다방면 활약 예고

올해 들어 게임산업이 크게 흔들린다.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 넥슨이 매각설로 도마 위에 올랐고, 세계보건기구 WHO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발 규제로 인해 수출 길은 험난하고, 기업들은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등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업계를 대변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발 벗고 나선다. 그 중에서도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정석희 회장의 행보는 유달리 이목을 사로잡는다. 최근 한 간담회에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옆자리에서 대담을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는가 하면, 각 공청회와 포럼, 대담 등에서 연사로 참가한다. 동시에 게임개발자협회가 직접 행사를 열기도 하면서 업계의 목소리를 듣고, 대변하고, 때로는 싸우면서 일선에서 활약한다. 바쁘게 뛰고 있는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정석희 회장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정석희 회장은 지금 게임산업이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고 봤다. 산업 안팎으로 조금씩 무너지면서 이를 지탱해줄 힘을 잃고 있다고 봤다. 특히 게임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 종사자들을 뒤흔드는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심각한 위기가 이어진다고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게임산업 외형은 남부럽지 않을 만큼 크고 근사하지만 산업 구성원들의 생각과 의견을 전달하는 시스템과 방법은 우리 스스로가 준비하지 못한 바가 큽니다. 젊은 산업이기에 경험이 많지 않은 탓도 존재하고, 성장의 과실이 크고 빠르게 열렸기에 준비하지 못했던 것도 큽니다.”
정 회장은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인물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은 인물이다. 대변자 역할을 좀 더 적극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방안을 강구중이다. 당장 눈앞에 세계보건기구 질병등록 코드 등재 이슈가 발등에 떨어져 있다. 그는 이를 정면 돌파하겠다고 선언했다.

부정적 인식 ‘타파’ 적극 노력
세계보건기구는 5월 20일부터 게임 중독을 질병코드로 등록하는 논의를 이어나간다. 이는 게임을 곧 중독물질로 보는 일로, 추후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와 비난이 뒤이을 가능성이 있는 문제라 매우 중대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업계는 적극적인 의견 개진에 나선다. 정 회장은 이것이 게임산업의 뿌리를 뒤흔들 수 있는 일이라고 봤다.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 하는 일은 사람들에게 일상의 재미와 기쁨을 제공하는 독특한 직업입니다. 자긍심을 가질만한 직업입니다. 그런데 기쁨과 재미 대신 인간의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물건을 만들고 판매하는 사람으로 규정짓는 일이 시도됩니다. 저희로서는 자괴감을 들도록 만드는 일이지요.”
그는 이미 질병 코드 등록을 반대하기 위해 공동대책위를 설립, 오피니언 리더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정 회장 역시 그 중 한사람으로서 대응에 나서는 인물이다.
“저희는 앞서 게임을 4대 중독물로 규정하고자 하는 이슈를 저지하기도 했습니다. 합리적인 판단을 근거로 조직의 힘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청와대 청원과 같은 방향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다만 관련 기관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누군가를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상대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나가면서 풀어보고자 합니다.” 
협회는 이를 위해 인식 개선활동에 좀 더 치중할 예정이다. 게임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즐기는 방법도 연구하고, 관련 기관들과 함께 캠페인도 진행한다. 일례로 게임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완화에 도움이 되는 사례들과 같은 순기능들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신기술 공유로 비전 제시
정 회장의 다음 과제는 신기술 공유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5G, 가상현실, 증강현실, 브레인 콘트롤 인터페이스 등 최첨단기술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기술들을 알리고 대응할 방법을 연구해 나가는 점도 중요한 과제다. 사전에 대비를 하면서 지식을 쌓고 이를 공유하면서 전반적인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봤다.
“게임산업 종사자, 특히 개발자들은 생각보다 가시화되지 않아 확신할 수 없는 분야에 도전하는 것에 보수적으로 대응합니다. 스스로 가진 기술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술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시장이 열리면 그 때 진입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때문에 먼저 시도한 자들이 경험하는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는 계속돼야합니다.”
일례로 한국게임개발자협회가 매 년 개최하는 국제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이하 KGC)는 게임 개발자들이 쌓아온 지식을 공유하는 행사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낳았다. 올해는 오는 5월 30일부터 열리는 VRAR엑스포에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분야 게임을 알리는 컨퍼런스도 진행한다. 

인재 육성한 도약 발판 마련
동시에 그는 자라나는 새싹들을 위한 행사도 이어나간다. 게임을 좋아하고 개발과 산업에 뛰어들기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 인디게임 공모전을 여는가 하면 각종 전시회와 행사를 개최하는 방향으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새롭게 부활하는 게임스쿨(가칭)과 오는 2020년 개교를 준비하는 경기게임마이스터고교 등 감성과 기술적인 완성도를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고, 실제로도 깊게 관여하고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어린이 개발자회원을 모집하고 양성하고 교육하는 과정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매년 성황리에 진행 중인 글로벌게임제작경진대회나 인디게임 공모전 등을 통해 신작을 발굴하고 지원하기도 하며, 인큐베이팅을 통해 능력 있는 개발사를 지원하는 역할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어렵고 힘든 환경이 계속되면 지치고 힘들어 쉬고 싶을 때고 오고. 그럴 때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생각을 공유하고 목소리를 낼 때가 올 것입니다. 지금이 바로 그 때라고 봅니다.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권익 보호와 중소기업 및 인디게임 활성화, 개발자 처우 개선 등을 정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 현장에 저희가 항상 존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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