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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영 기자의 프리토크 - 레드덕 오승택 사장] 화려함 속 구현되는 게임 참 맛 놓치지 말아야

  • 하은영 기자 hey@kyunghyang.com
  • 입력 2008.07.1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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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접근 용이하기 위해 쉽게 만드는 것 중요 … 그래픽 외에 본연의 재미 살리는데 주력



지난해부터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언리얼 엔진을 적용한 게임개발 붐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FPS를 비롯해 MMORPG, 댄스게임에 이르기까지 언리얼 엔진은 다양한 장르에 걸쳐 시도돼 왔다. 그러나 대다수의 게임들이 여전히 개발중이거나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것일 뿐,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게임을 전무하다. 그런 점에서 지난 7월 3일 ‘아바’ 오픈 베타 서비스 1주년을 맞은 레드덕은 한 발 앞서 시장반응을 체크하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승택 사장은 지난 1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언리얼 엔진을 적용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게임사들이 향후 서비스를 해 나가면서 반드시 숙지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속 시원한 해답을 제시했다.



“ ‘아바’는 아직 빛을 본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에 불과하죠.” ‘아바’ 오픈 베타 서비스 1주년을 맞이한 오승택 사장이 밝힌 소감이다. 프로그래머와 프로듀서를 거쳐 현재 한 개발사를 책임지고 있는 경영자로써 오 사장은 지난 1년간 ‘아바’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는 지난 1년의 시간에 대해 얻은 것도 많고 잃은 것도 많았던 시간이라고 회상했다.


오 사장은 처음 언리얼 엔진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가장 먼저 개발기간 단축을 이유로 들었다. 당시 네오위즈와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 포스’ 재계약 협상이 불투명했던 시절, 그에게는 ‘아바’가 네오위즈의 차기 FPS로 자리매김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상용엔진을 분석해 개발기간을 산출해 보니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개발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바’ 개발 초기만 해도 엔진에 대해 많이 공개된 바가 없어 개발과 연구를 병행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에요. 전체적으로 개발기간 6개월 단축, 1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언리얼 엔진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의 대답은 언리얼 엔진은 고가여서 웬만한 자금이 갖추어지지 않은 게임사에서는 엄두도 낼 수 없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정 반대되는 것이었다. 오 사장은 동일한 퍼포먼스를 구현해 낸다고 가정했을 때, 언리얼 엔진이 여타 엔진에 비해 단기간에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따라서 초기 엔진구매 부담을 감수할 수만 있다면 개발자의 입장에서도 언리얼은 충분히 매력적인 엔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오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추는 데에도 언리얼 엔진 사용 경험은 중요하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아바’의 경우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국내 첫 FPS라는 점에서 마케팅 포인트도 찾을 수 있어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개발자들에게는 빠른 시일 내에 고퀄리티의 게임을 개발할 것을, 마케터들에게는 유명 엔진을 사용한 게임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라고 강조했다.


게임 최적화에 총력
최근 시장상황을 고려했을 때 오 사장은 지난겨울에서야 비로소 ‘이것이 오픈베타 스펙이구나’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유저들의 하드웨어 발전 속도가 오 사장이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다소 느려 고사양인 ‘아바’에 최적화된 게임 환경이 구축되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다른 게임들의 경우 유저들의 PC사양이 엔진환경에 맞게 조성될 때 까지 기다렸는데 ‘아바’는 다소 일찍 시장에 출시돼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 언리얼 엔진을 적용한 게임이 출시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시기적절하다고 볼 수 있죠. 그러나 그만큼 다른 개발사들이 쌓을 수 없는 노하우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유저들의 PC사양이 높아졌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권장사항이 대중적인 수준으로까지 올라서지는 못했다. 이에 언리얼 엔진을 적용한 게임들이 자칫 마니아들의 전유물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바’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오 사장의 발목을 잡았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오 사장 역시 ‘아바’가 서비스 초기 대중들에게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이는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데에도 다소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 이러한 난제에 부딪히면서 오 사장은 개발자들에게 게임 최적화에 주력함은 물론 게임을 보다 쉽게 만드는데 주력하라고 주문했다.



“서비스를 하면서 또 하나 주력했던 부분이 바로 최적화 작업이었습니다. 개발자들과 상의해 좀 더 대중이 접근하기 쉬운 게임으로 개발방향을 선회했습니다.” 이와 함께 오 사장은 향후 언리얼 엔진을 고려하고 있는 개발사들은 비교적 저사양에서도 최고 사양에서 구현 가능한 퍼포먼스를 내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연의 재미 살리는데 집중해야
언리얼 엔진을 적용한 게임에 대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특징이 화려한 그래픽이다. ‘아바’ 역시 서비스 초기에는 유저들로부터 그래픽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월등히 높았다. 그러나 시간을 거듭할수록 타격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오 사장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래픽을 우수하게 만드는데 신경을 쓰다 보니 다른 부분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픽을 우수하게 만드는 것과 빨리 개발하는데 주력하면서 정작 FPS게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타격감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유저들로부터 이러한 피드백을 받은 이후부터는 타격감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했죠. 현재는 타격감이 많이 우수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수많은 FPS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한 시장상황에 대해서도 오 사장은 FPS 본연의 재미를 구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차별화되는 것이 시장에서 먹히는 것은 아닙니다.



작은 부분을 변화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언리얼 엔진을 활용했다고 해서 단순히 그래픽적인 측면에서만 신경을 쓴다면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향후 출시될 언리얼을 적용한 게임들은 단순히 화려한 그래픽이 아닌 여러 가지 차별화 요소들로 무장해 유저들을 즐겁게 해 주기를 기대한다. 오 사장 역시 현재 준비중인 차기 FPS에서는 이러한 작은 변화를 통해 신선한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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