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기반 게임시장 ‘도래’, 국내 업계 정밀 대처 ‘필요’
디스플레이 기반 게임시장 ‘도래’, 국내 업계 정밀 대처 ‘필요’
  • 정우준 기자
  • 승인 2019.09.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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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게임’ 트렌드 등장 ‘기점’ …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본격화’
플랫폼·이용자 구분 약화 ‘핵심’ … 게임성 강화, 상생형 구조 ‘과제’

[지령 761호 기사]

차세대 게임 시장에서 디스플레이가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치밀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 1조 원 규모를 넘어선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 중이며, 지난해부터 유튜브·트위치 등 스트리밍 플랫폼을 중심으로 일명 ‘보는 게임’ 문화도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부터는 구글 ‘스태디아’를 비롯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지난 4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뤄낸 만큼, 한국 시장에서도 점유율 경쟁에 나선 통신사들이 글로벌 IT기업들과 손잡고 관련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향후 게임 콘텐츠가 디스플레이가 존재하는 모든 영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닐 것으로 예측했다. 더불어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이용자와 이를 감상하는 시청자 사이의 경계도 지금보다 한층 더 희미해질 전망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다양한 취향과 경험 수준을 지닌 사람들이 유입되는 만큼, 독특한 개성이나 탄탄한 스토리가 부족한 양산형 게임들은 향후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며, “인적·물적 자원이 풍부한 대형게임사들이 시장 개척의 선봉에 서고, 중소·인디게임사들의 진출을 위해 정부 역시 세밀한 지원정책으로 뒷받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게임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는 이미 지난해부터 뚜렷하게 감지돼왔다. ‘스타크래프트’를 시작으로 꾸준히 성장해온 e스포츠 시장과 유튜브·트위치 등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에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올해 3월 ‘GDC(게임개발자콘퍼런스) 2019’에서 구글 ‘스태디아’가 첫 선을 보인 후,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역시 글로벌 게임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게임의 경계 ‘확장’
차세대 게임시장의 변화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확장성’이다. 게임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디바이스의 한계로 구분되던 게임 플랫폼도 통합된다는 의미다.
우선 ‘보는 게임’ 문화의 대표 영역은 다름 아닌 e스포츠 시장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e스포츠 시장 규모는 올해 11억 8,400만 달러(약 1조 4,150억 원)로 전망되며, 2022년까지 29억 6,300만 달러(약 3조 5,400억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해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롤드컵(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은 9,960만 명이 시청했으며, 2018년 전 세계 e스포츠 시청자 수도 1억 6,700만 명에 달했다.
 

▲ e스포츠, 스트리밍으로 대표되는 ‘보는 게임’ 문화와 디바이스 제약이 없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게임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더불어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의 성장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는 지난 2017년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32억 달러(약 3조 8,240억 원)이며, 전 세계 게임 동영상 시청자 수는 약 6억 6,600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TV의 게임 크리에이터들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지난 5월 열린 ‘플레이엑스포’나 올해 11월 개최되는 ‘지스타 2019’에서도 스트리밍 플랫폼이 주요 파트너로 올라서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올해 글로벌 게임업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인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도 조만간 모습을 드러낸다. 오는 11월 ‘스태디아’를 선보이는 구글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텐센트, 아마존, 밸브, EA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플랫폼 선점을 노리고 대거 시장에 뛰어드는 까닭이다. 특히 지난 4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한 한국은 통신사들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미 지난 9월 4일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지포스 나우’를 출시했으며, SK텔레콤도 10월 중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의 국내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접근성 증가 ‘기대’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차세대 게임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디스플레이’를 지목했다. 기본적으로 e스포츠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은 시청 행위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의 특성 상 모바일·PC·콘솔이 아닌 일반 TV나 모니터도 게이밍 디바이스로 적극 활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디스플레이가 존재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게임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 디스플레이가 게임 플레이의 핵심 요소로 등극하면서, 기존과는 차별화된 이용자 접근방식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 디스플레이가 게임 플레이의 핵심 요소로 등극하면서, 기존과는 차별화된 이용자 접근방식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보는 게임’ 트렌드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게임 콘텐츠 소비자층도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북미 시장조사업체 뉴주는 e스포츠와 게임 스트리밍 콘텐츠의 인기로 인해 21~25세 여성들의 게임 시장 유입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도 ‘2018 게임 이용자 실태 보고서’에서 성별과 연령대별 차이는 존재하지만 전국 10~65세 남녀 3,020명 중 67.2%가 최근 1년 내 게임을 즐긴 경험이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기존과 전혀 다른 게임 이용자들의 움직임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드코어한 게임성을 지닌 MMORPG의 경우, 성장과 PvP에 자신 있는 기존 이용자 외에도 이들의 플레이를 감상하는 시청자들이 생겨날 수 있다. 더불어 스트리밍 플랫폼을 선호하는 여성 및 10대 이용자들의 증가로 인해, 게임이 고도화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퍼 캐주얼 장르가 흥행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동반자 전략 ‘필수’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게임업계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나 스트리밍 플랫폼을 해외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어, 현재 PC나 모바일게임 시장보다 플랫폼 종속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디바이스 간 장벽이 사라지면서, 현재 이용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자동사냥이나 확률형 아이템 BM(비즈니스 모델) 등도 시장에서 외면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인게임 구매에 대한 서구권 이용자들의 반발이 심한데다, 대다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구독형 BM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 내 경쟁이 점차 치열해질 경우, 마케팅 여력이 부족한 중소·인디게임 개발사들의 생존위협도 거세질 확률이 매우 높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대형게임사와 중소·인디게임사, 정부가 함께 움직이는 동반상생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C온라인게임 시절 쌓았던 게임강국의 위상이 모바일게임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상당 부분 잃어버린 만큼, 차세대 먹거리로 불리는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야한다는 지적이다.
 

▲ 차세대 게임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대형게임사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중소-인디게임사의 참신한 아이디어, 정부의 세밀한 지원정책이 3박자를 이뤄야한다
▲ 차세대 게임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대형게임사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중소-인디게임사의 참신한 아이디어, 정부의 세밀한 지원정책이 3박자를 이뤄야한다

우선 인력과 자본을 갖춘 대형게임사들에게는 적극적인 시장 개척이 요구된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나 넷마블,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은 자사 I·P의 다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으며, ‘배틀그라운드’와 ‘검은사막’ 등 PC부터 모바일, 콘솔까지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사례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특히 크로스플레이 플랫폼 ‘퍼플’을 선보이는 엔씨소프트와 차세대 게임 엔진을 개발 중인 펄어비스는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 의지도 드러낸 바 있다.
아울러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콘텐츠산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정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단순히 개발자금이나 마케팅 비용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나 기술 투자 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인디게임사들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의 성장을 발판삼아 국내 게임 생태계의 다양성을 강화해나갈 수 있다.
올 한 해 글로벌 게임산업은 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낸 거대한 변화의 파도를 맞이했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처럼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리는 만큼, 국내 게임업계가 철저한 준비태세를 마치고 차세대 게임시장을 선도해나가는 ‘트렌드 리더’로 올라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경향게임스=정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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