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인터뷰] 동네형 같은 푸근함이 매력 ‘힘의길’
[크리에이터 인터뷰] 동네형 같은 푸근함이 매력 ‘힘의길’
  • 이준수 기자
  • 승인 2019.10.04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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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길’은 게임 전문 스트리밍 사이트로 알려진 트위치에서 찾아 보기 힘든 운동 콘텐츠로 눈길을 끈 채널 중 하나다. 180이 훌쩍 넘는 키와, 수년간 운동으로 다져온 단단한 몸매에 해외 모델을 떠올리게 하는 수염과 포마드 스타일까지 더해진 ‘힘의길’은 이국적인 외모와 달리 한국말에 능통하고 외국어를 전혀 못한다고 고백하는 모습으로 트위치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크로스핏 체육관 ‘풍류’를 운영하며 운동과 게임으로 소통에 나선 ‘힘의길’은 최근 MBC 유튜브 채널에서 ‘헬스보안관’이란 이름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기도 했다. 내향적인 성격을 바꾸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했다는, 반전 매력 가득한 ‘힘의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채널 소개 부탁한다
힘의길.
안녕하세요 ‘힘의길’입니다. 저를 운동 유튜버로 알고 계신 분이 많은데 운동 뿐만 아니라 게임 방송도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운동이 제 삶에 녹아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방송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 방송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힘의길.
원래 내향적인 성격인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삶이 체육관에 갇혀 있더라. ‘체육관 밖에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본업이 있다보니 밖에 다니긴 힘든 상황이었다. 자연스레 인터넷 방송을 고민하게 됐다. 크로스핏 트레이너로 활동하다 보니 체육관을 찾아오는 사람들 외에 접점이 별로 없었다. 삶이 재미없어지고, 좁아지는 느낌이 들어서 개인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운동 유튜브가 아니라, 재밌는 삶을 살면서 보여주는 일상 유튜버로 가고 싶다.

Q. 운동은 언제부터 했나
힘의길.
초등학교 3학년때 농구선수 생활을 시작해서 고등학교 시절까지 했다. 25살에 헬스 트레이너 생활을 시작해서 10년 정도 일을 했다. 이때 정말 많이 배웠고, 트레이너 생활 하나가 아내를 만나게 됐다. 

Q. 지금은 크로스핏 트레이너다
힘의길.
처음에는 크로스핏이라는 운동에 대해 몰랐다. 개인적으로는 운동선수 생활을 해서 남자끼리 모여서 으쌰으쌰 하는 운동을 하고 싶었다. 미국에 삽질하고, 모래를 옮기는 정글짐이라는 곳이 있다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보던 중 크로스핏을 알게 됐다. 당시 회사에서도 크로스핏 사업을 시작했고, 자격증을 따도록 지원해줬다. 이때부터 2년 정도 정식 지부 운영을 하는 경험을 했고, 지금의 체육관을 차리게 됐다.

Q. 생업과 개인방송 병행이 쉽지 않을 텐데
힘의길.
1월 2일부터 방송을 시작했지만 2년부터 계속 고민을 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미뤄지던 중에 친한 후배가 트위치 방송하는 모습을 보고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유튜브와 트위치 동시 송출하다가 트위치 반응이 좋아서 현재는 트위치에서 생방을 진행하고, 유튜브에는 편집본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방송이 워낙 재밌어서 2주 전까지만해도 방송 시간이 굉장히 길었다. 아침에 방송하고, 일하고, 점심 방송하고, 일하고, 저녘 방송하고 하는 식이었다. 어느 순간 방송과 일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아서 줄이고 있다.

Q. 아내와 함께 채널을 운영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힘의길.
아내인 ‘루키아’가 체육관 운영 및 편집을 담당해주고 있다. 아내는 GX 강사 생활하다면서 꾸준히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뤄왔고, 혼자 공부해서 편집을 해주고 있다. 초창기 방송 보면서 신서유기 느낌이 많이 나는데, 아내가 신서유기 팬이어서 참고를 많이 했다. 
 

Q. 어떤 채널을 만들고 싶나
힘의길.
처음에는 방송 시작했을 때는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 방송을 하면서 이전에는 안 보이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요즘 소위 매운맛을 지향하는 방송이 많은데, 나는 잔잔하고 클린한, 점잖은 방송을 기반으로 가끔 하이텐션을 보여주는 다양한 방송이 목표다. 어느 한 카테고리를 정하기보다는 야외방송도 많이 하고, 대회 참가도 하고, 여행도 하고, 게임도 하고, 운동도 하는 골고루 하는 방송을 하고 싶다.

루키아. ‘힘의길’이라는 사람을 브랜딩화하고, 사람들이 ‘힘의길’의 인생을 궁금해하게 만들고 싶다. 

힘의길. ‘피지컬갤러리’ 보면서 운동에만 집중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미 유튜브에는 전문적이고, 똑똑하고, 운동도 잘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전문성으로 승부하는 건 힘들다는 판단을 했다. 개인방송이 일의 연장이 돼버리면 너무 힘들 것 같다.

Q. 방송 일정이 궁금하다 
루키아.
방송은 오전에 운동방송을 하고, 밤에는 게임 방송을 한다. 월요일에 촬영한 내용의 경우 수요일에 올라가는 식이다. 유튜브 영상 100개까지는 1일 1콘텐츠를 목표로 달렸다. 그러다 건강이 안 좋아져서 현재는 주 2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콘텐츠 주제별로 편집 스타일이 달라지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있다.

힘의길. 아내가 편집할 때 요구사항은 없다. 원하는 대로 영상이 나와서 좋다. 게임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얘기해주지만, 일상적인 편집은 얘기하지 않는다.

Q. 타 운동 방송과 구분되는 점은 무엇인가
힘의길.
다른 채널보다 강점이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긴 아직 힘들다. 정보가 많거나, 유익하거나, 재밌지도 않다. 캐릭터를 만들기보다는 본연의 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상과 방송에서의 모습이 같다고 느끼면 봏겠다. 사람들이 보는데 부담이 없고, 오랜만에 보더라도 항상 같은 모습으로 방송을 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루키아. 시청자 중에 한 분이 일을 힘들게 하고 들어와서 ‘힘의길’ 방송 보면 편안하게 보면서 잘 수 있다는 점이 있다는 말을 해줬는데 기억에 남는다. 동네 형 같은 느낌인거 같다.

힘의길. 늦게 시작한 스트리머가 방송이 크게 성장했는데, 급발진 심하고 매운맛도 강하다. 며칠 정도 방송하면서 화도 내고, 강하게 했는데 스스로에게 안 좋고, 시청자도 안 좋고, 아내도 편집할 때 안 좋은 경험이 되더라. 다시 원래대로 방송을 시작했더니 시청자들도 반응이 다시 좋아졌고, 유튜브 조회 수도 원래 추세로 돌아오더라.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같은 거 있나
힘의길.
방송 초창기에 노트북으로 방송을 했다. 게임 방송을 하고 싶은데 좋은 컴퓨터가 필요해서 채팅으로 시청자들에게 가격을 아내 몰래 물어봤다. 시청자들이 ‘도네 좀 더 해줄게 좀 더 좋은 거 사’하면서 많이 지원을 해주더라. 시청자들이 컴퓨터를 사준 셈이다. 또 하나를 꼽자면 시청자와 게임 내기를 진 벌칙으로 여장을 했다. 재밌는 경험이었다.  

루키아. 처음에는 싫어하는 것 같더니 그 와중에 스타킹 디자인 고르고 있더라. 

Q. 방송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점은
힘의길.
우리 채널의 특징인데 새로운 분들이 오면 기존 분들이 친절하게 알려준다. 예를 들어 “외국 사람이세요?”하고 물어보면 “할아버지가 독일 분입니다.”라고 바로바로 이야기를 해주는 식이다. 시청자들이 ‘우리형이 빨리 커야 하는데’하고 도와주는 분위기인 만큼 걱정하지 말고 들어와주시면 좋겠다. 

루키아. 항상 시청자와 본인이 친구라고 이야기를 한다. 동네 형처럼 서로 반말하니까 금방 친해지더라.

Q. 허접단 이름의 유래는
힘의길.
팬 이름 만들자 해서 이것저것 아이디어 나왔는데, ‘까불면 허리 접어버린다’라고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허리 접힌 트수들의 단체라고 해서 허접단 어떠냐?’해서 허접단이 됐다. 고민을 잘 안하는 스타일이라 초반에 나온 아이디어 선택했는데 애정이 가는 이름이다.

루키아. 본인이 이야기가 한 게 아니라 시청자들이 ‘저 형한테 가면 허리 접히는거 아니냐?“ 하고 이야기 나온 거다.

Q. 지상파 진출한 기분은
힘의길.
MBC지만 유튜브 채널이라 조심스럽다. 현재는 시즌1 끝나고 쉬는 상황이다. 배운다고 생각하고 일하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고맙단 이야기를 많이 했고 있다. 시청자들 덕분에 이런 일도 해보고,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 감사하고 방송 시작한 목표에 근접해져가고 있어서 기쁘다. 많이 알려지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라이브가 힘든 사람들, 녹화 방송이 힘든 사람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녹화 방송이 힘들다. 채팅도 없고, 혼자 방송을 해야 하니 주고받는 느낌이 없다 보니 힘든 경험이었다.

루키아. 트위치에서 시작할 때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다. 대화를 잘하는 사람을 만나서 적응이 빨랐던 것 같다. 

힘의길. 나는 체육관에서도 새로운 회원들이랑 서로 낯가림이 있다. 이런 점을 알아서인지 기존 회원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수업할 때는 진중하게 하는 편인데 방송 보고 수업에 온 사람들은 깜짝 놀라기도 한다. 체육관도, 방송도 좋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받고 있다.
 

Q.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힘의길.
멋있는 형, 남자한테도 멋있고, 여자한테도 멋있는 형이 되고 싶다. 지금 37살인데 나이 먹고 수염이 하얗게 되는 나이가 되도 지금의 감성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Q. 꿈은 무엇인지
힘의길.
금전적으로 자유로운 삶이 목표다. 부자라기보다는 조금 큰 걱정 없이 사는게 목표다. 열심히 해서 사고 안치고, 적당히 벌면서 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힘의길.
항상 고맙다는 말 밖에 안 떠오른다. 뭔가 열심히 하려는 이유가 돈도 있고, 와이프와 행복하게 사는 것도 있지만, 시청자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주는 것도 있다. 떠나지 말고 계속 봐주시면 좋겠다. 종신계약하자.
처음에는 도네이션도 어색했는데, 지금은 도네 해주면 너무 고맙다. 내 방송을 구독해주고, 시청해주고, 채팅에 참여하는 게 너무 좋고 고맙다. 시청자들이 너무 재밌다. 방송을 함께 만들어간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열심히 안 해도 되니까 운동 좀 했으면 좋겠다.

 

[경향게임스=이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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