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I·P의 OSMU 필요성 ‘강조’…기준 모호한 게임질병화 ‘우려’”
“게임 I·P의 OSMU 필요성 ‘강조’…기준 모호한 게임질병화 ‘우려’”
  • 강남=정우준 기자
  • 승인 2019.12.10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12월 10일 토즈 강남컨퍼런스에서 두 번째 토크콘서트 ‘다른 문화 콘텐츠에서 바라본 게임은? : 그 가능성과 한계’를 개최했다.
 

사진=경향게임스
사진=경향게임스

먼저 이지은 탁툰엔터테인먼트 이사는 게임업계와 애니메이션업계의 보다 적극적인 협업을 주문했다. 실제로 닌텐도의 ‘포켓몬스터’는 게임의 대성공을 애니메이션이 이어받으면서, 20년 넘는 시간 동안 콘솔과 모바일, AR(증강현실)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글로벌 인기 게임 I·P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도 ‘리니지’나 ‘라그나로크’, ‘엘소드’와 같은 시도가 존재했으나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고, ‘뽀로로’나 ‘로보카폴리’ 등 국산 인기 애니메이션은 타깃 연령층이 낮아 게임의 수익성이 다소 낮게 평가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이사는 “콘텐츠 간 제휴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파트너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임업계는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원작 I·P의 애니메이션 도전은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양 사가 게임의 핵심 어필 요소를 찾아내고, 새로운 콘텐츠로 찾아낼 가능성이 존재한다. 더불어 이지은 이사는 “이미 게임의 캐릭터와 세계관, 주요 사건이 존재하는 만큼, 만화·애니메이션·소설·영화 등 고객의 인생주기에 맞춘 콘텐츠 패키지를 만들어야 I·P의 수명도 늘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경향게임스
사진=경향게임스

뒤이어 웹소설부터 웹툰, 애니메이션, 게임 시나리오 등 다양한 콘텐츠에 참여해본 고영리 작가는 “다른 분야와 달리, 게임에서는 시나리오와 스토리, 퀘스트가 각기 다르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콘텐츠업계에서 시나리오와 스토리는 하나로 보는 경우가 많지만, 게임에서 스토리는 기초적인 설정 개념이고 시나리오는 이를 담아내는 세계관에 해당한다. 특히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과제와 보상이 결합된 ‘퀘스트’인데, 대부분 시나리오 작가들이 퀘스트를 스토리에 담으려다보니 빠른 진행을 원하는 유저들의 짜증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콘텐츠업계의 OSMU(원소스멀티유즈)가 더디다는 지적에 대해, 고 작가는 “이미 웹소설이나 웹툰, 애니메이션, 게임업계에서 점차 다양한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고 답했다. 본인 역시 출판 과정에서 각각의 분야를 접해왔으며, 최근 작업 중인 웹소설도 향후 드라마나 영화, 웹툰, 연애게임 제작을 염두에 두고 기획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각 분야마다 스토리에서 중심이 되는 소재나 주제가 다르기에,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유로운 시도와 꾸준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지금보다 나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경향게임스
사진=경향게임스

이와 함께 두 토론자는 WHO의 게임질병코드 도입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어떤 콘텐츠나 문화든 중독과 같은 문제현상이 일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진단하는 기준 자체도 매우 모호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지은 이사는 “콘텐츠는 그저 콘텐츠일 뿐이고, 이용자가 자신의 취향에 따라 자유의사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던 아이들이 빠른 속도로 게임으로 넘어가는 모습이 감지되는데, 이는 독서광이었던 자신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게 된 것처럼 개인의 성장과정에서 자신의 기호에 맞는 콘텐츠를 선택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또한 애니메이션이든 영화든 게임이든 일상생활에서 잠시 탈출하는 가상현실로서 긍정적인 기능이 존재하고, 이미 게임은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산업으로 성장한 만큼 통제 목적의 무조건적인 규정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자신도 게이머라고 밝힌 고영리 작가 역시 “어떤 문화든 극한의 오타쿠가 존재하는데, 이들만 주목한다면 영화나 독서도 질병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즉, 개인이 한 분야에 깊게 빠지기 위해서는 그만한 몰입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고, 이를 질병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중독으로 파생되는 부작용이나 병리현상이 명확하게 존재해야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고 작가는 “많은 부모님들이 잠깐의 편리함을 위해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통제할 수 없다고 게임을 질병으로 모는 일은 어불성설”이라며, “결국 가족과 학교에서 교육으로 해결 가능한 일을 너무 크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답했다.
 

사진=경향게임스
사진=경향게임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위정현 공대위 위원장은 “올해 WHO가 ICD-11에 등재한 ‘게임질병코드’ 이슈는 여전히 국내에서 현재 진행형”이라며, “게임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일상적인 노력들이 축적하는 과정이 중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경향게임스=정우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