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기 인터넷방송 크루의 ‘두 얼굴’
[단독] 인기 인터넷방송 크루의 ‘두 얼굴’
  • 안일범 기자
  • 승인 2020.01.2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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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비판과 지적 방송으로 인기 끌어 ‘세력화’ … 팀 내부서 환불 사이트 운영 ‘부정적 멘트’로 환불 수수료 챙겨
인터넷방송 진행자가 ‘절대 권력’ 게임사 대처방안 無 … 1인 미디어 법적, 행정적 사각지대 해결 방안 마련‘시급’

[지령 769호 기사]

지난 12월 말 본지는 제보를 받는다. 익명을 요구한 이 제보자는 인터넷방송계 생태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내놓은 발언은 충격적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굴지의 인터넷방송팀 A크루가 뒷돈을 챙기고 있다는 제보다. 겉으로는 ‘인기 방송인’이자 ‘프로게이머 뺨치는 게임실력 소유자’이지만 뒤로는 ‘환불업체 사업주’이자, ‘권력자’로서 군림한다는 제보다. 수개월 단위로 게임을 넘나들면서 계속된 이들의 횡포와 ‘꼼수’를 취재해봤다. 스타인터넷방송팀 그들의 두 얼굴을 공개한다. 

A인터넷방송팀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인터넷방송 주자들이다. 다년간 게임을 활용한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인지도를 다졌고 인터넷방송상을 휩쓸다시피한 멤버들이 한 팀으로 움직인다. 내로라하는 MCN못지 않은 성과를 냈다. 덕분에 업계 인지도가 오르면서 소위 ‘숙제방송’ 혹은 ‘스폰서 방송’을 수주하는 등 맹활약한다.

게임의 고수답게 하는 게임들마다 소위 ‘지존’의 자리에 오르며 게임을 휩쓴다. 절대 권력자. 이들은 게임의 불합리한 점과 게임사의 문제점을 꼬집어 시청자들의 환호를 받는다. 사건이 터지면 유저들의 대변자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고, 초심을 잃지 않는 콘텐츠, 할말은 해주는 인터넷방송 이미지로 A팀은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이들 방송 뒤편에는 검은 속내가 꿈틀대고 있었다.
 

인기 인터넷방송 크루의 ‘두 얼굴’  

A인터넷방송팀의 ‘저격’방송

2018년 10월말부터 A인터넷방송팀은 B환불사이트를 광고한다. 신규 배너와 방송중 멘트를 통해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게임을 하다가 지겨워지거나 갈아탈 때 B사이트를 참고해달라는 요청을 한다. 평범한 광고 방송처럼 보이는 부분이다.

얼마 뒤 A팀은 일제히 모 게임을 저격하기 시작한다. “광고로 추억팔이했으면 옛날감성을 이끌어내야지 그렇지 않으면 금방망할 것”이라는 식이다. 소위 ‘저격’은 여러차례 계속된다. 패치노트를 읽고 불만을 말하며, 금방 게임이 문을 닫을 것임을 예언한다. 방송은 크게 성공하며 시청자들은 이에 공감한다.

유저들도 이에 공감해 소위 ‘환불 대란’이 일어난다. 저격을 당한 게임사는 패치를 배포했고 그대로 끝나는 듯 했다. 그 이후에도 몇차례 저격과 소위 ‘반대 선언’, ‘불만 표출’등은 계속됐다. 게임 내내 ‘재미 없다’는 말과 함께 ‘그만둘 것(접을 것)’이라는 예고를 계속한다. 그들은 이내 새 서버, 새 게임을 시작한다. 이렇게 게임을 넘나들며 비평은 계속됐다.  
 

방송을 통해 ‘게임을 접는다’ ‘캐릭터를 판다’는 내용을 수시로 노출한다
▲ 방송을 통해 ‘게임을 접는다’ ‘캐릭터를 판다’는 내용을 수시로 노출한다

환불사이트 운영자가 인터넷방송 진행자?

그런데 이 ‘저격 방송’에는 속내가 숨어 있었다. A팀은 환불 대행 전문사이트인 B사이트와 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 B사이트는 A팀원들의 방송에 배너를 걸고, 이 배너를 클릭하면 특정 금액을 받는 계약을 체결한다. 일반적인 마케팅 계약처럼 보이지만 이들 사이에는 숨겨진 계약이 있다.

B사이트 대표자는 A팀 팀원인 C씨다. C씨는 비즈니스모델을 설계하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A팀들과 함께 비즈니스를 키웠다. 이들이 기획한 비즈니스 모델은 이러하다. 우선 A팀과 B사이트간 계약관계는 배너 계약이 전부가 아니다. A팀 방송을 보고 오는 시청자들이 환불을 하면 B사이트는 A사이트에게 특정 수수료를 지불하는 계약을 맺었다.

실제로 B사이트 환불란에는 각 인터넷방송들의 이름이 쓰여 있다. 이를 체크한 뒤 환불을 진행하면 해당 수수료가 인터넷방송들에게 돌아가는 식이다. 이로서 A팀이 소위 저격방송을 하면 유저들이 불만을 갖고, 불만을 가질 때 B사이트 배너를 보게 되며 환불 수수료가 곧 A팀에게 들어가는 형태다. A팀이 서버를 옮기거나, 게임을 옮길 때 마다 환불이 대거 발생하고 A팀은 그 때 마다 부가수익을 얻었다.

▲ B사이트는 방송진행자를 입력 후 환불을 하도록 설계돼 있다
▲ B사이트는 방송진행자를 입력 후 환불을 하도록 설계돼 있다

숙제 방송의 이면은 ‘투잡 방송’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이 꼼수가 확장기를 맞이한다. 제보자에 따르면 A팀은 명성을 기반으로 소위 ‘숙제 방송’을 수주한다. 계약은 스트리밍과 함께 게임 내 재화를 사용하는 비용을 게임사가 지불하는 식. 이를 기반으로 A팀은 한 게임에 수천만원씩 과금을 하면서 각 서버 대표 고수급으로 성장한다. 이들과 함께 맞불을 놓는 인터넷방송 군단들이 형성되면서 각 게임 서버는 군단들이 서로 대결하는 그림을 그린다. 겉보기에는 게임의 재미를 끌어올리는 구도지만 여기에서도 부가 수익을 노릴 수있다.

일례로 한 인터넷방송 진행자는 게임을 시작한지 3일만에 1,500만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동시에 시청자들이 관련 서버에 계정을 만들고 함께 아이템을 구매한다. 그와 함께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 방송진행자는 방송 시작 3일만에 결제금액을 환불한다. 믿고 함께한다던 시청자들은 소위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진행자가 그만두자 또 다시 환불러시가 시작된다.

▲ 숙제방송, 과금방송중에도 B사이트 배너는 유지된다
▲ 숙제방송, 과금방송중에도 B사이트 배너는 유지된다

A팀은 약 2개월 텀을 두고 수차례 게임을 옮겨가면서 비슷한 패턴을 반복했다. 명목상으로는 ‘방송의 질’을 위해서지만 다른 측면으로는 숙제방송으로 재화를 보전하고, 환불사이트로 부가 이득을 얻는 구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제보자는 “겉으로는 게임사를 위해서, 시청자를 위해서 방송을 한다고 하지만 뒤로는 자신들의 수익을 얻기 위해서 유저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오직 인터넷방송만 이득을 보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한 기업 담당자는 이들의 행보로 인한 게임밸런스 파괴를 지적했다. 이 담당자는 “게임에 들어와서 수천만원씩 장비를 산 뒤에 다른 유저들을 학살하고는 이내 환불하는 행동이 반복되면서 타 유저들은 게임할 의지를 잃고 콘텐츠는 순식간에 고갈된다”며 “당장에는 매출이 떠서 좋아 하다가도 다음날 매출을 보면 마이너스가 찍혀 있는 일이 비일비재해 일방적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일”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법안 사각지대 ‘대처 방안’ 시급

그렇다면 이들을 처벌할 방법은 없을까. 업체들은 마땅히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규정상 광고 수주와 게시는 개인사업자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방송들이 ‘마케팅 대행’을 맡고 있기는 하나 ‘유저’이기도 해 ‘환불’과 같은 문제에서도 대응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법률 자문가는 “현재 1인 미디어는 방송사업자로 분류하지 않고 주관적 커뮤니케이션 자유가 보장되는 영역에 준해 방송법 저촉을 받지 않는다”며 “공정거래법에 의거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 등을 심도 깊게 다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다수에 영향을 미치는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에서는 자유롭다는 이야기다.

법무법인 다빈치 정준모 변호사는 “계약 관계에 따라 업무에 활용된 재화를 환불하는 것은 배임과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최근 환불관련 사건이 다수 접수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사기죄와 같은 처벌도 검토해볼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한 인터넷방송업체 대표는 “게임을 즐기고 서로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공유하는 인터넷방송들이 긍정적 기능을 수행한다면 밸런스를 무너뜨리고 환불을 종용하면서 생태계를 파괴하는 인터넷방송은 반대편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일반적인 기업간 관계나 기업과 고객간 관계는 일방적 이득이 아닌 상호 시너지를 목표로 하며 신뢰 관계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인 미디어방송은 현재 통신사업자로, 이들을 방송사업자로 규정하는 법안이 장기간동안 논의되고 있다. 현재까지 사회는 이들에게 자유를 주고, 이를 활용해 보다 창의적이고 생태계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주문한다. 오히려 이 점을 악용한다면, 일부 인터넷방송의 도덕적 헤이가 전체 인터넷방송의 법률 규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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