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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화된 가치

스마트조이 복규동 개발이사

  • 정리=이준수 기자 omega@khplus.kr
  • 입력 2020.02.1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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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0호 기사]
 

▲ 스마트조이 복규동 개발이사

2000년대와 2010년대는 문화계에서는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정치적 올바름이란 단어가 한국에 상륙했고 DOAX3는 미국 정발에 실패했다. 스타워즈의 시퀄 시리즈를 두고 수많은 싸움이 일어났다. 걸캅스는 멋진 흥행 성적을 얻었지만 영혼 보내기 논란이 뒤따랐고 잭 모리슨과 바루스는 자신들의 부모에게 아웃팅을 당하며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이 갈등의 의의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겠지만 이 싸움이 적어도 인터넷이라는 찻잔 속에서는 격렬했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본래 정치적 올바름은 언어 선택의 문제였다. 웃음은 약자의 보편적인 무기였기에 사람들은 그 무기를 강자가 약자를 멸시하고 공격하는 검이 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들은 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위해 편견이 섞인 언어를 쓰지 말자고 주장했다. 이 주장과 그에 따른 사회적 운동의 성공 여부와 상관 없이 언어로 제한되었던 영역은 미디어의 발전과 함께 모든 미디어 매체로 확대되었다. 화이트 워싱이 비판 받았고 이전에 수동적으로 묘사되었던 여성들은 주체적으로 묘사되기 시작했다. 긍정적이고 올바른 변화로 보인다. 하지만 갈등의 요소는 존재한다. 정치적 올바름이란 인류 보편적 평등에 속하는 가치고 언제나 그렇지만 평등의 가치는 자유의 가치와 부딪히기 마련이다. 이 경우는 주로 표현의 자유와 부딪히게 된다. 그리고 이 갈등은 인터넷이란 공간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가장 문제가 된 쟁점은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가치가 표현의 자유라는 또 다른 가치를 희생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가치인가이다. 이러한 종류의 이념과 가치의 갈등이 그렇듯 이념과 가치는 신격화되기가 쉽고 신격화된 가치는 다른 가치에 배타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특히 이처럼 대의명분의 확고할 경우는 더욱 그렇다. 배타적인 태도는 공격적인 태도로 이어지고 공격적인 태도는 지속적인 갈등을 부른다.
이 공격적인 경향성은 익명성이 높은 인터넷에서 더욱 극대화되고 서로 다른 가치들과 연합해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된다. 지금으로서는 정상적인 해결은 요원할 따름이다.

사실, 우리는 이 갈등을 해결할 수 없더라도 완화시킬 수 있는 답을 안다. 상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존중하고 자신의 가치가 절대적이라고 여기지 않는 것. 다름과 틀림을 구분하고 상대를 온건하게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물론 갈등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지금과 같이 서로를 증오하는 갈등은 완화될 것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문제는 신격화된 가치는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격화된 가치가 사라지기 전에는 틀림에서 만들어진 증오와 혐오가 결코 사라질 수 없으니까.

 

[경향게임스=이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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