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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성창 기자의 프리토크 - 엔도어즈 김태곤 이사] [엔도어즈 김태곤 이사가 실패하지 않는 비결은 무엇] 쉽고 단순한 MMORPG 시대 온다”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8.12.2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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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틀란티카’ 눈부신 성공 뒤에는 탄탄한 팀웍 존재 … 2008 대한민국 게임대상 ‘우수개발자상’ 수상 영예


게임을 100% 성공시킨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에도 5할 타자는 없듯이 게임 역시 세계적인 개발자라 하더라도 자신이 만든 게임을 전부 성공시킨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물론 성공의 척도를 어디에 두느냐는 좀 더 고민해볼 문제다.



그러나 적어도 그 성공이 대체적인 주변의 평가에 근거하는 것이라면 한국에는 자신이 만든 게임을 전부 성공시킨 개발자가 있다. 바로 ‘충무공전’, ‘임진록’, ‘거상’, ‘군주’, ‘아틀란티카’를 개발한 엔도어즈 김태곤 이사다. 과연 김 이사만 가지고 있는 금단의 비결이라도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2008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우수개발자상’을 수상한 김태곤 이사를 만나 그 비결에 대해 물어봤다.


“무조건 성공하는 비결이요? 제가 그거 알면 독립해서 사업해야지요.”


서두부터 가장 궁금한 부분을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 역시 신통치 않다. 몸 풀기 질문이 조금은 필요할 듯 했다. 그래서 ‘아틀란티카’의 서비스가 1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봤을때 성공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참신함과 익숙함의 황금비율은 2대 8]
“참신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게임하고는 아무래도 달랐으니까요. 물론 다르기만 해가지고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보기에는 새롭지만 플레이할 때는 친숙한 게임이어서 ‘아틀란티카’가 성공한 것이 아닐까요?”


김 이사는 모든 것을 새로 만들면 유저들이 결코 적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저들이 참신하다고 여기는 부분은 10~20% 정도이고 80%는 기존 게임과 비슷하거나 혹은 똑같이 가야한다는 것이다.


“공부하려고 게임하는 것 아니잖아요. 신선한 요소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유저들이 그것을 원활하게 습득할 수 있도록 나머지 부분은 기존보다 더 쉽게 가야합니다.”


비록 아직까지 ‘아틀란티카’를 본격적으로 해보지는 않았지만, 언뜻 보기에도 ‘아틀란티카’는 결코 쉬워 보이는 게임이 아니다. 턴 방식이라는 것 자체는 분명한 호기심 요소로 작용했지만, 그래도 확실히 기존 MMORPG 하고는 너무 달랐기 때문에 선뜻 플레이하기가 꺼려질 정도다. 다시 말해 ‘아틀란티카’에 참신함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복잡한 것은 여타 게임과는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해보면 다릅니다. 물론 턴방식 전투가 참신하면서도 생소한 것은 사실이지요. 그러나 자동 이동 등은 오히려 일반 MMORPG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쉬운 부분이지요.”


주변에서는 김 이사의 이러한 연이은 성공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간다. 혹자는 김 이사는 개발자로서의 역량도 뛰어나지만, 그보다 유저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게임을 만드는 사업가적인 기질이 결국 성공을 부르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개발자에게 사업가라니, 김 이사 입장에서는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고민이야 늘 하지요. 그러나 경영을 전공한 적도 없고, 경영이라고 해봐야 개발 스튜디오 수준에 작은 회사를 운영해본 게 다인데요. 그보다는 그런 기질을 가진 사람과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그것도 하나의 성공 비결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김 이사는 엔도어즈에 약 5년간 몸담았다. 앞으로도 계속 엔도어즈에 있고 싶다고 한다. 구성원들간의 대화가 잘되고, 각자 위치에서 이기적인 생각을 내세우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서로 어려운 점을 미리 알고 도와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할 정도로 팀웍이 잘 맞는다고 한다.
 
“만약 엔도어즈를 떠난다면 이러한 성공을 이어나갈지 장담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개발팀 뿐만 아니라 지원인력도 필요합니다. 대규모 팀웍이 매우 중요한 것이죠. 이런 팀웍을 새로 만들기는 아무래도 어렵거든요.”


[MMORPG의 본질은 역할 수행]
‘아틀란티카’가 서비스 된지 1년이 지났다.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법 하다. 그러나 김 이사는 딱 짤라 내년 중순까지는 오직 ‘아틀란티카’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과거 인터뷰에서도 차기작을 구상하면 아이디어를 아끼게 된다며 ‘아틀란티카’에 대한 놀라운 집중력을 보인 김 이사다운 대답이다.
그래도 요즘 김 이사는 무슨 고민을 하며 살까. 굳이 게임이 아니어도 좋으니 한 가지만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게임을 떠나서 고민을 할 수는 없죠. 요즘에는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MMORPG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우리는 엄청나게 복잡한 리모콘을 만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김 이사는 과거에 TV리모콘이 도입되던 시기를 예로 들며, 가전회사들이 경쟁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갖춘 복잡한 리모콘을 만들었지만, 요즘은 그 어느 업체도 버튼이 많다는 것을 자랑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온라인게임은 어떤 단계일까요.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는 복잡한 게임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오래전부터 차근차근 게임을 플레이해 온 사람은 따라오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결코 따라 올 수가 없는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김 이사는 이러한 현상이 ‘전문가의 오류’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다들 알거라 생각하고 생략하는 내용을 실은 대부분이 모른다는 것이다.


“MMORPG의 본질은 역할 수행입니다. 이러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게임을 만들면 되는 것 아닐까요? 앞으로는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유저층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흐름 때문일까. 김 이사의 생각이 닌텐도의 사업행보에 일맥상통하는 면이 없지 않다. 김 이사도 이에 동의했다. 게임사들이 MMORPG와 캐주얼게임을 분리해 생각할 것이 아니라 보다 가볍고 접근하기 쉬운 MMORPG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김 이사의 주장이다.


[게임을 하는 대상은 바로 ‘인간’]
김태곤 이사는 지난 16일 열린 2008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올해의 우수 개발자에 선정됐다. 인터뷰는 수상이 확정된 당일 이뤄졌다. 소감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좋은 상이죠. 개인에게 주는 상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기쁘기도 하고요. 가족들과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혼자 받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정말 좋은 동료들이 있고, 이들과 함께 받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날 시상식에는 김 이사가 개발을 맡은 ‘아틀란티카’ 역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 이사는 ‘아틀란티카’를 자식에 비유하고, 아무래도 부모 입에 들어가는 밥보다는 자식 입에 들어가는 밥이 더욱 맛있는 법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아틀란티카는 지난 1월에 서비스를 시작해 업계에서 올해 가장 처음 선보인 MMORPG잖아요. 게다가 해외에서도 반응이 매우 좋고요. 상의 취지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의 이러한 성공 비결을 본 받고 싶은 후배 개발자들에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느냐고 물어봤다.

“우리가 만든 게임을 플레이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컴퓨터가 아니고 바로 사람입니다. 사람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양의 한계가 있어요. 후배 개발자들에게는 보다 신선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많겠지만 과연 그것이 유저의 인식 범위 안에 있느냐 없느냐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MMORPG는 정말 세상을 닮았으니까요.”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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