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케이드 게임산업 활성화 대토론회] “갈길 먼 아케이드 산업, ‘사행성’ 꼬리표 언제쯤 뗄까”

  • 봉성창 기자 bong@khan.kr
  • 입력 2009.03.09 09:24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관계자 200여명 참석해 열띤 토론 펼쳐져 … 내수시장 활성화, 인식 개선 등 과제 산재


아직도 갈피를 못잡고 있는 아케이드 산업이 다시 한번 발돋움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는 한국게임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지난 2월 24일 상암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아케이드 게임산업 활성화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오랜만에 열리는 아케이드 게임 관련 행사였던 만큼 200여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산업 발전과 관련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주제 발표에 나선 강연자들은 ‘바다이야기’ 사태가 벌어진지 만 3년이 지난 지금, 건전한 아케이드 산업 육성에 정부, 업계, 학계, 언론 등 각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 및 내수 시장 활성화, 규제 위주의 관련 법 개선 등과 관련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그러나 일부 참석자들은 매번 논의만 이뤄질 뿐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이러한 답보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업계 전체가 결국 고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아케이드 게임산업 진흥 방안은 크게 내수 시장 활성화, 사회적 인식제고, 아케이드 게임산업 글로벌 시장 진출, 기술 개발 인력양성, 법 제도 개선 등 크게 다섯가지로 나뉜다. 주제 발표에 나선 우송대학교 김창배 교수는 이러한 5가지 과제에 대한 추진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산업 활성화 위한 각종 방안 제시]
내수 시장 활성화에 대한 방안 중에서도 강조된 의견은 복합어뮤즈먼트 사업 연구다. 해외에서 이미 활성화 돼 있는 대형 복합 게임장을 통해 산업 및 유통 구조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인프라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토프 엔터테인먼트 한영수 대표는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기존에 영화관과 할인점을 주축으로 하는 복합 쇼핑몰들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새로운 집객 시설로 복합 어뮤즈먼트 시설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 홍일래 회장


아케이드 게임 산업의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지원 방안에 대한 부분도 언급됐다. 아이알로봇 박창현 대표는 “아케이드 게임 산업의 수출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가 3대 게임강국에 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수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특히 박 대표는 국산 아케이드 게임들은 국내에서 테스트 한번 못해보고 수출되는 경우가 많은데다, 정부에서 인식도 부족해 각종 전자규격 인증 받기도 까다롭다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인식제고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아케이드 게임 산업에 대한 대외 홍보를 강화함과 동시에 그동안 아케이드 게임 산업의 발목을 잡아온 사행성 게임의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외에도 기술 개발 및 인력 양성을 위해 산학협력 및 부품 표준화 등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으며 투자 부족으로 인한 신규 플랫폼 적응 및 신기술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 지난 2월 24일 열린 아케이드 게임산업 활성화 대토론회에서 토론중인 게임산업진흥원 김민규 본부장



▲ 행사장 전경


[규제 완화에 대한 시각차 극명]
주제발표 및 토론자 발표가 끝나고 이어진 자유 질의 및 토론에서는 각종 아케이드 게임 산업 관련 단체 및 업계 관계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당장 규제를 완화해주지 않는다면 이대로 산업이 고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품 게임기 즉, 이른바 리뎀션을 적극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류를 이뤘다. 세계적으로 리뎀션 장르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유독 국내에서만 이를 막고 있어 수출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타 플랫폼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온라인이나 모바일에도 게임을 통해 지급되는 무형의 상품이 존재하는데도 유독 아케이드만 잣대가 엄격하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보상은 게임에 있어서 필수 요소인 만큼 아케이드 게임 역시 이를 제도적으로 허용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토론회에 참석한 업계관계자들은 “최근 정부에서 청소년 경품 게임물에도 운영정보표시장치를 부착하도록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시도는 아케이드 게임 산업 전체를 죽이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그러나 게임물등급위원회 전창준 팀장은 최근 심의를 받은 청소년 경품 게임물이 개·변조를 통해 변칙 운영되다 적발된 사건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전 팀장은 이어 아직 청소년 경품 게임물에 운영정보표시장치 부착은 검토 단계 수준이지만, 최근 경찰청장이 경품 게임물에 대해 더 이상 심의를 내주지 말라는 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게임물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진법)이 아케이드 게임 산업 육성과 관련한 개정 조항은 전혀 없고 오히려 규제만 더욱 강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게임산업진흥원 김민규 정책본부장은 사행성에 대한 규제만큼은 변함이 없지만 싱글로케이션 확대 등 전체적으로 산업 활성화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한 김 본부장은 리뎀션의 경우 관련부처 차원에서 어느 정도 수준으로 풀 것인가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만큼 다소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덧붙였다.



[조속한 합의 후 실천 이뤄져야]
이번 토론회는 바다이야기 이후로 그동안 한없이 움츠리기만 했던 아케이드 산업이 처음으로 재도약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본격적인 시동을 위해 각계가 합의해야 할 사항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재확인 시켜줬을 뿐이라는 것이 참석자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2007년 아케이드 게임산업은 전년 대비 90% 정도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86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산업 자체의 존립이 흔들릴 정도로 큰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셈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업계 관계자는 “정책적인 지원은 전혀 없고 규제만 하면서 산업을 활성화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당장 생활비도 못 벌어갈 정도로 현실이 어려운데 계속 시간만 끌다가는 아케이드 게임 산업은 더 이상 재기가 불가능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규제를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업계와 정부의 입장차를 어떻게 좁힐 것인가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재미를 위해 보상성은 유지하면서도 사행성은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서 이를 법 제도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게임정보운영 표시장치나 게임제공업소용 통합관리 시스템와 같은 철저한 사후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