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트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된 사이버펑크 조선 시대와 로프를 이용한 난이도 있는 게임성으로 BIC2020 방문자들의 눈길을 끈 게임이 있다. 한쪽에 거대한 기계 갈고리 팔을 든 주인공이 벽, 천장, 적들에게 갈고리를 걸고 날아오른다. 투사체를 회피해 뛰어오르거나 적을 처치하며 뛰쳐나간다. 한 번이라도 총알을 맞는다면 다시 체크포인트로 돌아가 다시 도전하게 만든다.
원더포션이 개발 중인 ‘산나비’는 조선 사이버펑크 로프액션게임이다. 게임을 실행하면 눈에 띄는 것은 네온사인으로 가득한 야경이다. 간판들은 한글로 쓰여있으며, 주인공의 복장은 포도대장의 복식을 연상케 한다.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한 조선을 배경으로 한 이 게임은 이용자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에 원더포션 측은 이드 소프트웨어의 ‘울펜슈타인’처럼 특정한 시대가 발전한 세계관을 만들고 싶었다며 한국의 야경이 사이버펑크스럽다는 점에 착안해 게임의 배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 등 한국 도심의 야경을 카메라로 촬영할 때, 색온도를 높이면 사이버펑크라는 느낌을 주는 사진이 나온다.
그다음은 게임의 조작이다. 게임 속에는 벽과 천장, 바닥과 적 등 갈고리를 걸 수 있는 곳이 있다. 이용자는 이를 이용해 액션 퍼즐을 풀어나가야 한다. 이용자가 타이밍을 못 맞추거나 잘못된 판단을 하면 쓰러지는 주인공의 모습과 함께 지정된 시작점으로 돌아가 다시 도전하게 만든다. 실패하는 것 자체에는 일정 구간의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 이외의 페널티는 없다. 몇 차례 도전하다 보면 어떻게 하면 해당 구간을 지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렵지만 불합리하지 않고, 실패하기 쉽지만 처벌받지 않는다”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원더포션이 맵 레벨 디자인에 공을 들인 부분을 알 수 있다.
게임 자체의 난이도는 높은 편이지만, 구간을 보다 보면 어떻게 통과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벽에 사슬을 걸고 올라가서 반동을 이용해 도약’이라는 구간 바로 다음에 다른 장애물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그 장애물을 통과한다면 다행이지만, 걸린다면 다시 체크포인트로 돌아간다. 이런 구성은 이용자가 다시 심기일전하고 재도전하게 만드는 재미를 준다.
한 번 실수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퍼즐을 연상케 하는 게임성과 도트 그래픽 등은 아스키 소프트가 개발한 ‘카타나 제로’와 유사하다. 이에 대해 “해당 게임은 게임성부터 액션, 비주얼 등 많은 부분에서 두고두고 레퍼런스될 명작”이라며 자신들의 게임에도 ‘카타나 제로’의 빛 묘사에 영감을 얻어 픽셀 림라이팅(외곽선에 빛의 테두리를 주는 기법)을 제작해 적용했다고 전했다.
‘산나비’는 BIC2020 선정작 페이지를 통해 많은 조회수와 다운로드 수, 즐겨찾기 수를 비롯해 이용자 별점 4.86점, 댓글 리뷰 등 관람객들에게 큰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말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으며, 첫 공식 데모 제작을 기반으로 게임의 볼륨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에는 ‘금마리’라는 핵심 인물과 다양한 기믹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원더포션 관계자는 “‘산나비’의 개발 전부터 개발자와 이용자가 소통하는 인디게임의 장인 BIC에 출품하고 싶었다”라며 “원더포션의 팀원들이 게임을 사랑하는 만큼 다른 분들도 우리가 만든 게임을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경향게임스=김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