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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영 기자의 프리토크 - 엠게임 개발사업부 고배석 이사] ‘맞춤형 유저 서비스’ 부분유료 수익 극대화의 비결

  • 하은영 기자 hey@khan.kr
  • 입력 2009.06.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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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템간 밸런스 조절, 결제수단 다양화가 기본전략 … 세트 아이템보다 저렴하게 다양한 혜택주는 것 필요


부분유료화는 이제 신작 게임들이 선택하는 기본 상용모델이 됐을 정도로 일반화됐다. 장르를 불문하고 최근 서비스되는 게임들의 90% 이상이 부분유료화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7~8년 전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유저는 물론 게임사에서조차 부분유료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짙었다. 정액제가 아닌 이상 수익을 창출하기 힘들다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캐주얼게임 대비 대규모 개발비가 소요되는 MMORPG에서 부분유료화를 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것으로 간주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엠게임은 지난 2002년 국내 최초로 MMORPG ‘네오다크세이버(現 라피스)’에 부분유료화를 적용, 성공적인 서비스 모델로 안착시켰다.
당시 ‘네오다크세이버’ 기획팀장으로 일했던 엠게임 개발사업부 고배석 이사는 매우 리스크가 큰 시도였지만,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회상했다. 부분유료화가 특히 중견개발사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고 생각해서다.
때문에 그는 오랜 시간동안 조금씩 발전해 왔던 부분유료화 서비스 모델이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 나갈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홀릭2’ 론칭 초기에 만났던 고배석 이사를 또 다른 주제를 두고 만난다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다. 잠시 내린 비 때문에 무더위가 한풀 꺾인 서늘한 오후였지만, 고 이사는 반가운 얼굴로 기자를 맞이했다.
‘부분유료화’라는 주제를 꺼내자마자 고 이사는 2001년의 일을 떠올리며 추억을 회상하듯 지나온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포화된 시장, ‘돌파구’ 마련 위한 선택]
“ ‘온라인게임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말은 당시에도 있었습니다. 엠게임은 포화된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MMORPG에 부분유료화 모델을 적용했습니다.”
고 이사는 엠게임 손승철 회장이 처음 ‘네오다크세이버’에 부분유료 모델을 적용시키자는 말을 꺼냈을 때 본인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이 반대했다고 말했다. MMORPG는 구조상 돈을 주고 아이템을 사야 한다는 사실을 유저들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정액제로 시작했다가 부분유료화로 바꿀 수는 있지만, 일단 부분유료화로 서비스가 시작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점도 더욱 신중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엠게임은 이를 감행하기로 결정, 물약 아이템 판매를 시작했다.




“MMORPG에서의 부분유료화는 너무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일단은 배지나 티셔츠 등의 오프라인 물품을 제작해 이를 구매하는 유저를 대상으로 아이템을 증정하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처음부터 아이템을 직접 판매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유저들의 거부감도 줄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이템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고 이사는 개발자로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게임내 밸런스를 맞추는 문제였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오랫동안 아이템간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많은 고민의 시간들이 이어졌다.
“유료로 구매한 아이템은 분명 무료로 제공되는 아이템보다 유저들에게 더 큰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는 일은 무척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이를 잘 해결한 게임으로는 ‘던전 앤 파이터’가 있습니다.”



[밸런스 조절 이후 결제수단 확대에 힘써]
부분유료화 모델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국내 게임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 이사 역시 이러한 의견에 동감한다. 특히 그는 부분유료화로 인해 중소 개발사들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부분유료라는 개념이 없었다면 상당수의 중소 개발사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게임이 유료가 되는 순간 절반가량의 유저들이 빠져나가는데, 부분유료의 경우 오픈베타 때 형성된 충성유저들이 무료상태로 상용화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소규모 MMORPG들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죠.”




신규유저의 진입장벽을 낮추어 더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에도 부분유료 모델은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이 고 이사의 설명이다.
이에 고 이사는 ‘네오다크세이버’ 운영진들과 함께 유저들이 더욱 편안하게 비용을 지불 할 수 있도록 결제수단을 확장해 나가는 것을 밸런스 유지 문제 다음 과제로 삼았다고 말했다.
다양한 결제수단의 등장과 함께 게임내 아이템의 종류도 풍부해지면서 부분유료화는 더욱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온라인게임 유저들은 의외로 사소한 부분들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아이템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생각보다는 게으르다는 말이죠(웃음). 다소 고가더라도 그만큼의 가치를 줄 수 있다고 판단되면 유저들은 충분히 지갑을 엽니다.”



[부분유료·정액제 함께 발전할 것]
‘네오다크세이버’ 이후로 직접 개발에 참여한 게임중 가장 최근에 서비스를 시작한 ‘홀릭2’에서도 고 이사는 부분유료화 모델을 채택했다. 때문에 그는 그동안 게임개발과 마찬가지로 아이템 연구에도 많은 시간들을 할애했다고 말했다.
당분간 부분유료화 모델이 지금처럼 대세를 이룰 전망인 만큼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니즈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시장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고 이사의 설명이다.
“부분유료와 정액제 두 개의 서비스 모델 중 어느 한 쪽의 흥망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양쪽이 고른 발전을 해 나갈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부분유료화 모델은 조금씩 자주 수익이 발생하지만 정액제의 경우 높은 수익이 한꺼번에 발생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측면이 있으니까요. 직장인으로 따지면 부분유료화가 자영업자, 정액제가 매달 월급이 나오는 회사원이라 할 수 있어요(웃음).”




뿐만 아니라 고 이사는 고가의 세트 아이템보다는 작은 아이템이라도 세부적으로 이를 저렴하게 각각 판매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즉, 저렴하고 다양한 혜택을 보다 많은 유저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 이사는 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과 함께 보다 다양한 결제수단을 도입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과거에는 아이템 판매에 있어서도 수익성을 먼저 고려했지만 이제는 유저들이 원하는 것을 가장 먼저 읽고, 이를 어떻게 아이템에 적용시키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단순히 게임 플레이를 도와주는 차원에서 벗어나 맞춤 서비스를 지향하는 시대가 온 만큼 게임사에서도 이를 대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고배석 이사 프로필

● 1996년  위즈게이트 입사
● 2003년  넷게임 입사
● 2005년 ~ 현재  엠게임 개발사업부 이사


주요 경력사항
● 1997년 8월  ‘다크세이버’ 개발
● 1999년 12월  ‘소마신화전기’ 개발
● 2003년 7월  ‘아레스온라인’ 개발
● 2006년 8월  ‘홀릭’ 개발
● 2008년 11월 ~ 현재  ‘홀릭2’ 개발 및 운영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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