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렉터’ 전성시대, 국내 게임업계에도 찾아오나
‘디렉터’ 전성시대, 국내 게임업계에도 찾아오나
  • 박건영 기자
  • 승인 2021.03.23 1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게임업계에서 유명한 총괄 디렉터가 보유한 위상은 매우 높다. 각 게임사들은 자사를 대표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신작을 준비함에 있어 이를 총괄하는 디렉터를 게임의 ‘얼굴’로 내세우곤 한다. 특히, 일부 디렉터들의 경우 마치 헐리웃 유명 감독들과도 같이 제작한 타이틀보다 높은 명성을 자랑하기도 한다.
반면, 국내 게임업계에선 이러한 유명 디렉터의 존재가 다소 낯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그 형태가 조금씩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게임보다 유명한 개발자가 탄생하는 업계 풍경이 국내에서도 나타날 수 있을지, 그 변화에 대해 알아봤다.

글로벌 디렉터, 게임의 얼굴부터 브랜드까지
베데스다, 밸브, 캡콤, 닌텐도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다수의 게임사들이 보유한 공통점이 있다. 이들 모두 각 게임사 혹은 게임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유명 총괄 디렉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게임을 홍보하고, 정보를 제공함에 있어 이들 디렉터가 전면에 나서 이용자들과 스킨십을 진행한다는 점 역시 동일하다.
 

▲ 코지마 히데오는 '메탈 기어 솔리드' 시리즈 등 자신을 대표하는 게임들의 명성에 힘입어 자신의 이름을 딴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각각 베데스다의 토드 하워드, 밸브의 게이브 뉴웰이 대표적인 사례이며, 츠지모토 료조를 비롯해 게임의 메인 디렉터들을 적극 내세우고 있는 캡콤, ‘마리오’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미야모토 시게루를 필두로 다수의 유명 디렉터를 보유한 닌텐도 등이다.
디렉터의 이름이 곧 하나의 브랜드로 분한 사례도 다수다. ‘문명’ 시리즈를 탄생시킨 시드 마이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스튜디오를 출범한 코지마 히데오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배틀그라운드’의 아버지 브랜든 그린의 경우, ‘플레이어 언노운스’ 라는 닉네임으로 유명세를 떨쳐, 향후 자신의 브랜드를 확립할 수 있는 스타 디렉터 유력 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국내 게임 디렉터, 타이틀 영향력 높아져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최근 ‘유명 디렉터’라는 이들의 존재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 회사를 대표하는 인물이 총괄 프로듀서로 게임을 진두지휘하는 한편, 게임사 대표가 직접 디렉터로 역임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기존까지는 특정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만 거론되던 라이브 서비스 게임 디렉터들의 이름이 보다 폭넓게 알려지는 사례도 나타난 바 있다.
우선,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차기 플래그십 타이틀인 ‘블레이드&소울2’의 총괄 프로듀서로 김택진 대표가 개발을 이끌고 있으며, 펄어비스는 김대일 의장이 총괄 프로듀서 및 디렉터로서 직접 ‘붉은사막’의 개발을 지휘하고 있다. 프로듀서의 역할이 아닌, 회사의 대표가 개발 작업에 직접 참여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국내 대표 장수 모바일게임 중 하나인 ‘별이 되어라!’를 탄생시킨 플린트의 김영모 대표가 대표적인 사례다.
 

▲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선 '로스트 아크'의 금강선 디렉터가 가장 이용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디렉터 중 하나로 꼽힌다(사진=LOA ON)

최근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디렉터로는 ‘로스트 아크’의 금강선 디렉터가 대표적이다. 최근 게임의 흥행과 더불어 게임을 이용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이름이 알려졌을 만큼의 유명세를 자랑한다.
국내 게임업계에서 디렉터를 전면에 내세우며 게임을 알리고, 게임의 얼굴로 활용하는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그 중요도와 이용자와의 스킨십 빈도가 한층 더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신뢰도 지표, ‘디렉터’ 전성시대 열릴까
국내 게임업계의 형태 및 발전방향과 글로벌 게임업계의 역사는 서로 매우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업계에서의 총괄 디렉터가 갖는 의미와 전략적 위치가 글로벌 시장의 모습과 동일하게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미지수다.
다만, 각 업계 전반에서 디렉터의 역할 가운데 동일한 점이 있다면, 이들은 모두 게임 출시 이후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게이머들이 게임에게 부여하는 이미지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결국, 게임에 대한 신뢰도가 디렉터에 대한 신뢰로 발전하고, 디렉터에 대한 신뢰도가 게임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용하는 수순을 따른다는 것이다.
 

▲ 게임과 디렉터의 관계는 이용자들이 느끼는 신뢰도로 직결된다(사진=베데스다 토드 하워드, E3 2019)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게임사를 뛰어넘는 유명세를 자랑하는 디렉터가 탄생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다만, 글로벌 시장 진출과 신뢰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지금, 최근의 변화와 진통은 향후 게임업계의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 변화 속에서 국내에도 ‘디렉터 전성시대’가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이 또한 최근 변화 속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