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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외필선안내’의 교훈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08.1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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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민국 국민당 정부의 지도자였던 장제스는 만주사변 직후 ‘양외필선안내(攘外必先安內·밖을 막으려먼 먼저 안을 안정시켜야 한다)’를 주장했다. 역사적으로 이 발언의 요지를 살펴보면, 당시 중국 대륙에 있어 가장 큰 위협이었던 일본군보다는 공산당 토벌에 중점을 둔 것이긴 하다. 

원론적으로 생각해보면, 너무나 지당한 말이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라는 격언의 속뜻 역시 내부를 먼저 안정시켜야 밖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행보는 ‘글로벌’에 맞춰져 있다. 국내 시장은 너무 좁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 주 요지다. 비교적 최근까지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던 엔씨소프트도 ‘리니지2M’의 대만·일본 진출을 기점으로 ‘리니지W’ 공개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의 토대인 국내 시장은 과연 안정적일까. 최근 알파테스트를 진행 중인 모 게임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면, 일단 게임을 해보기도 전에 ‘국내 게임사라 거른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게임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리기 이전에 일단 거부반응부터 보이는 것이다. 국산 게임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신이 여전히 크다는 방증이다. 

사실, 이 ‘양외필선안내’라는 주장은 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한 장제스의 오판이었다. 결국 노구교 사건이 벌어지며 일본의 침략 야욕이 본격화됐고, 그는 2차 국공합작을 통해 공산당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국내 게임사들에게는 이 말이 가장 절실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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