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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성공한 ‘포켓몬’게임 ‘밤샘 이상 무’… ‘포켓몬스터 아르세우스’ 체험기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2.01.28 08:20
  • 수정 2022.01.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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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반, 두려움 반.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를 향한 정확한 사전 평가다. 그도 그럴것이 그간 ‘포켓몬스터’를 주제로 한 게임들의 평가가 긍정적이지 못했다. 게임성과 그래픽, 만족도 면에서 모두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매자들은 스스로를 ‘흑우’라 칭했다. 이번에도 그럴것이란 짐작이 앞선다. ‘포켓몬스터’게임이니 하긴 해야 겠는데, 또 당할까 두렵다. 기자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몇 차례 함정을 피할 수 있었던 기자는 용기를 내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에 도전할 수 있었다. 다운로드로 예약 구매를 걸고 게임에 돌입했다. 28일 밤 0시 3분. 게임이 시작됐고 기자는 5시간 동안 게임을 멈출 수 없었다. 잠시 뒤 출근 준비를 서둘러야 하는 관계로 게임을 중지하고 프리뷰 작성에 돌입한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을 더 즐기고 싶은 바람이나 최소한 출근 전에 샤워 시간은 남겨야 하니 양해를 부탁드린다.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가 1월 28일 출시됐다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가 1월 28일 출시됐다

 

몬스터헌터+포켓몬?!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세미 오픈 월드 시스템을 채택해 맵을 탐험하면서 ‘포켓몬’들을 획득하고 전투하는 형태로 개발 됐다. 각 지역에 생태계가 있고, 해당 생태계에 서식하는 ‘포켓몬’들이 존재하는 개념이다. 산책하듯 맵을 돌아다니다가 새로운 ‘포켓몬’들을 발견하고 이를 사냥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맵 상에서 자라는 풀들이나 나무에서 재료를 채집하고 제작해 아이템을 확보하는 것과 같은 게임성도 녹아 있다. 전반적으로 ‘몬스터헌터 월드’가 연상되는 게임 디자인이다.

세미 오픈월드 형태로 구축된 포켓몬스터 세계를 탐험하게 된다
세미 오픈월드 형태로 구축된 포켓몬스터 세계를 탐험하게 된다

대신 ‘포켓몬’들을 수집하고 육성하는 재미가 결합된 게임을 연상하면 편하다. 전작 대비 가장 큰 차이점은 몬스터볼을 던지는 시스템이다. ZR키를 누르면 던지기 모드로 변신하며, 포켓몬들을 조준해 볼을 던지면 포획이 가능하다. 레벨차이가 크게 나거나 일부 호전적인 포켓몬들은 여전히 전투를 한 뒤에 체력을 깎고 포획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는 인터페이스상에서도 반영돼 전체 조작이 쉽게 구현된다. 굳이 메뉴에서 선택할 필요 없이 원하는 포켓몬을 선택한 뒤 ZR버튼을 누르면 포켓몬을 던져 교체할 수 있다. 아이템도 같은 방식으로 활용하며, 포획할때 몬스터볼을 던지는 과정도 ZR키로 대체됐다. 덕분에 일일히 메뉴를 누를 필요가 없는 설계가 인상적이다. 

처음에는 평범한 발사체를 쏘더니, 광역기를 쏘기 시작한다. 잘 굴러야 살아남는다
처음에는 평범한 발사체를 쏘더니, 광역기를 쏘기 시작한다. 잘 굴러야 살아남는다

전투를 시작할때도 마찬가지다. 몬스터가 들어있는 몬스터볼을 공격 대상을 향해 던지면 전투가 시작되는 시스템이다. 조금만 늦으면 야생 몬스터들이 게이머 캐릭터를 공격한다. 이 공격에 맞으면 화면이 빨갛게 변하며, 한번 더 맞으면 몬스터헌터에서 수레를 타듯 시작 지점으로 돌아가야한다. 때문에 야생 포켓몬들에게 공격당하지 않도록 수풀 등을 활용해 숨어서 접근하거나, 날아오는 공격을 구르기로 피해야 하는 시스템이 근간이 된다.   

웰메이드 레벨디자인 중독성 강한 게임성 만들어

이 같은 맵디자인을 활용하면서 게임성이 큰 전환을 맞았다. 포켓몬스터 세계관을 기반으로 구축된 생태계속에서 포켓몬들이 함께 살아가는 설정이 매력적이다. 맵 전반에 서식하고 있는 포켓몬들은 워낙 개체수가 많기 때문에 곳곳에서 색다른 몬스터들이 출몰하는 점이 장점. 조금만 걸어 가다 보면 새로운 몬스터들이 계속 나오다 보니 한걸음 더, 한지역 더 가도록 동기 부여가 되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귀여운 포켓몬들이 한가득
귀여운 포켓몬들이 한가득

여기에 도감 조사(업적)시스템이 더해져 시너지를 내는데, 각 몬스터들을 마다 각기 조사 목표가 정해져 있고 이를 수행하면 포인트를 주는 시스템이 채택돼 있다. 기본적으로 몬스터를 수집하는 횟수에서 출발해 스킬을 본 횟수, 죽인 횟수, 몬스터 크기 등이 모두 조사 대상에 속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조사 리스트를 채울 필요는 없고, 조건에 맞춰 총 10개를 달성하면 조사가 완료되는 형태다. 난이도에 따라 다르나 초반부 기준 한 개 몬스터를 완벽하게 조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단지 수집시 개채수가 부족한 경우가 있는데 필요할 경우 마을을 갔다가 다시 맵에 재진입하면 기본 몬스터들이 리젠돼 있는 상태로 시작해 쾌적한 수집이 가능하다. 

도감 완수 조건 난이도가 높다. 다행히 10회만 클리어하면 도감이 완료된다
도감 완수 조건 난이도가 높다. 다행히 10회만 클리어하면 도감이 완료된다

설사 도전 과제를 즐기지 않는 게이머나 탐험을 즐기지 않는 게이머라 할지라도 게임상에서 제공하는 동선을 그대로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조사 수치가 쌓이며 이 것이 보상으로 직결되는 구조를 따르고 있다. 완벽을 추구하면서 파고 드는 게이머도, 빠른 진행을 추구하는 게이머도 적절히 타협할 수 있을만한 게임성을 보여주도록 설계돼 있다. 

육성 스트레스 줄어드니 신세계 

게임은 단순 레벨업을 위해 몬스터를 사냥할 때도, 몬스터를 포획할 때도, 채집할 때도 조사가 진행되며, 동시에 레벨업을 위한 경험치도 쌓이도록 구성돼 있다. 단순한 행동 하나가 보상으로 돌아오는 게임 시스템은 곧 중독성을 낳는다. 
이 과정을 거쳐 몬스터들이 진화하고 경험치를 쌓아 성장하고 나면 다시 다른 몬스터로 교체해 조사를 반복하는 시스템이다. 이전 게임 시리즈에서는 그 과정이 비교적 더디고 귀찮은 경향이 있어 소수 정예 몇기를 육성하고 나면 지치게 되는 시스템이라면 이번 작품에서는 여러 캐릭터를 돌아가면서 육성할 수 있을만한 편의성을 지녔다. 

길다면서 휙휙 던지다 보면 포켓몬이 한가득
길가면서 휙휙 던지다 보면 포켓몬이 한가득

일례로 몬스터볼을 던져서 맞추기만 해도 경험치가 오르는데, 길을 가다가 달리면서 ZR키만 몇 번 눌러도 순식간에 몬스터들이 포획되는 구조다. 그렇다 보니 그저 귀찮은 존재로 피해야 했던 잡몹들도 쏠쏠한 경험치가 된다. 이렇게 획득한 몬스터들도 서로 무게가 다르고 성능이 달라 쓱 훑어 보고 강력한 놈을 남기고, 다시 강력한 놈을 육성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쭉쭉 오르는 경험치에 흐뭇
쭉쭉 오르는 경험치에 흐뭇

단, 너무 많은 몬스터들이 잡히다 보니 관리가 까다롭고 귀찮은 경향이 있는데, 인터페이스에서 일괄 처리가 되지 않아 다른 의미에서 고생해야할 일이 늘었다. 관리가 까다로운 이유는 ‘포켓몬GO’를 떠올리면 될 듯 하다. 

두 방에 기절?! 전투 밸런스 변화

이렇게 육성한 포켓몬들을 전투에 투입해 보면 황당한 일이 벌어 진다. 초반 플레이 기준 동등한 레벨 몬스터끼리 전투를 치르면 대부분 2방에 죽는다. 문제는 아군도 2방에 죽는다. 역상성 몬스터를 내놓으면 한 방에 죽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다보니 전투 도중에 치료약 사용이 어느 정도 강제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강력한 몬스터와 대결에서는 여러 마리가 동시에 기절하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진행해야 한다. 그렇다보니 치료약 등이 비교적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은 참고해야 한다. 체력 부족으로 인해 수시로 기지를 방문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콘셉트 때문에 보스전투 난이도가 생각보다 높다. 한 방 맞고 한 대 때리고 기절후 교대 하는 패턴이 자주 나오며 자칫 질수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레벨을 올려 두고 다음 전투에 돌입하도록 하자. 

한 방 맞으면 곡소리가 절로 난다
한 방 맞으면 곡소리가 절로 난다

포켓몬스터 초보자라면 상성을 염두에 두고 여러 속성을 키워야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초반부에는 불속성 몬스터가 귀한편으로 첫 방문 지역을 꼼꼼히 뒤지다 보면 불속성 포켓몬을 만날 수 있으니 이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외에 시나리오 상에서는 포켓몬이 아니라 캐릭터를 직접 조작해 보스전을 치르는 모드들도 일부 존재한다. 상대 공격을 회피하면서 포켓볼에 준하는 아이템을 계속 던져 체력을 깎는 시스템에 가깝다. 액션게임을 즐기듯 구르고 회피한 뒤에 벽꿍을 유도하고 공격하는 시스템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전투전후로 광역 공격을 일삼는 적들이 튀어 나오는데 이를 잘 보면서 회피해야 생존할 수 있다. 
과거 시리즈가 몬스터와 조우가 지루해서 회피하는 일이 핵심이었다면 이번 시리즈는 몬스터와 전투에서 죽을수 있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성향이 있는 편으로, 긴장감을 살린 맵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미니게임 및 수집요소 난이도 높아

본편 게임 외에도 즐길거리로 수록된 미니게임은 초반 5시간 플레이 기준 2개가 개방 됐다. 먼저 탈 것을 타고 달리면서 풍선을 터트리는 미니게임으로, 레이싱 게임처럼 질주하는 게임이 등장한다. 첫 퀘스트 기준 원트라이 클리어가 가능해 난이도는 높지 않아 보이나 눈에 보이는 난이도는 그렇지 않았다. 풍선이 한자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좌우로 움직여 트랙을 외우지 않으면 클리어가 불가능해 보이는 수준까지 난이도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즐거운 수집 놀이, 앞으로 107개 남았다
즐거운 수집 놀이, 앞으로 107개 남았다

또 다른 미니게임은 화살을 쏘는 게임. 몬스터볼을 던지듯 활을 쏘는 게임인데, 패드로 에임을 겨냥해야 하므로 이 역시 만만찮은 난이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집요소면에서는 8장을 클리어 한 뒤에 개방되는데 맵 상에 널려 있는 보라색 불덩이를 만지는 퀘스트다. 총 갯수는 108개. 심지어 이는 서브 퀘스트로 진행되는 퀘스트로 완벽한 게임 클리어를 노리는 유저들이라면 조금 긴장해야 할지도 모른다. 
관련해 일부 서브퀘스트들은 몬스터 도감과 연동돼 동작하는데 마을에서 이벤트성으로 발생하는 퀘스트들이 있다. 초반 퀘스트 중 마을안으로 진입한 비버니들을 잡는 퀘스트를 확인했는데, 맵 곳곳에 비버니를 숨겨놓고 이를 찾는 퀘스트다. 넓은 마을을 샅샅이 뒤지는 식으로 퀘스트 난이도를 잡는다. 또, 특정 퀘스트의 경우 밤에 특정 지역으로 가야 하는 것과 같은 조건들이 붙는 등 대체로 까다로운 조건들이 서브 퀘스트에 몰려 있는 설계다. 하드코어한 게임을 목표로 개발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나무를 향해 포켓몬을 던지면 아이템을 채집해 온다
나무를 향해 포켓몬을 던지면 아이템을 채집해 온다

 

초반 플레이는 만족, 마스터 여러운 게임될 듯

초반 플레이로 확인해본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는 기존 시리즈 대비 육성 난이도가 줄어들면서 플레이상에서 지루한 부분이 크게 줄어 들었다. 반면 게임을 완벽하게 클리어하기 위한 난이도가 대폭 상향된 게임으로 하드코어 게임에 가깝도록 설계돼 있다. 지금까지 이 시리즈가 청소년들을 공략해 즐겁게 즐기는 게임을 목표로 삼았다면 이제 아재가된 시리즈 팬들을 위한 게임을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게임성을 만들기 위해 제약조건을 대거 걸었다. 대표적으로 통신을 통해 포켓몬들을 교류할때 조차도 특정 포인트가 소요되도록 만들었고, 이 포인트를 얻기 위해서는 맵 상에서 타 캐릭터가 남긴 분실물(죽고 난 뒤 분실한 아이템)들을 줍는 행동을 하는 것과 같은 요소들이 보인다.

구르고 쏘고, 구르고 쏘고 어?!
구르고 쏘고, 구르고 쏘고 어?!

또, 유저가 캐릭터를 직접 조작해서 진행하는 보스전의 경우 포켓몬들을 동원해 전투를 치른 뒤 게이지를 더 빨리 깎는 요소들이 있었으나, 굳이 그럴 필요 없이 캐릭터 콘트롤로 클리어할 수 있는 설계였다. 그렇다고 해서 이 요소가 재미있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질낮은 TPS게임을 플레이하는 인상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창의력이 넘치는 설계라기 보다는 '안전한 재미'를 덧붙여 내는 게임처럼 보이는 부분은 이 시리즈가 갖는 한계일지도 모른다. 

피카츄가 나타났다
피카츄가 나타났다

5시간 동안 플레이한 내용들을 정리해보면 초반부는 재미 요소로 충분한 점수를 줄만한 퀄리티다. 단지 후반부에서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볼멘 목소리가 나오기 쉬운 구조로 보여 구체적인 평가는 정식 리뷰 이후로 남겨두고자 한다. 초반부 플레이만 놓고 보면 구매를 추천할 만 하다. 특히 포켓몬스터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구매해야할 작품이다. 시리즈에 입문하고자 하는 유저들이라면, 턴제 전투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추천하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설 연휴를 이 게임과 함께할 예정으로 설 연휴 이후에 게임을 배송받을 유저들을 위해 가능한한 빨리 엔딩을 본 뒤 정식 리뷰로 다시 인사드릴 계획이다. 

진화를 맞이하라!
진화를 맞이하라!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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