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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언차티드’ 리뷰 … 어라? 볼만하잖아?! 그럴 리가 없는데?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2.02.16 18:00
  • 수정 2022.02.1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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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리가 없다. 게임을 소재로 한 영화 중에 멀쩡한 영화가 없다. 지금까지 그 어떤 영화도 이 장벽을 부수진 못했다. 그나마 ‘사일런트힐’이 선방했고 흥행면에서는 ‘툼레이더’나 ‘레지던트이블’이 흥행했으나 게임내용과는 거의 관계가 없어 보였다. 그 어떤 영화도 게임의 마수에서 벗어날 순 없다. 그것이 공식이었다. 이번엔 ‘언차티드’차례였다. 이미 제작 과정에서 몇 번이나 뒤집혔고 배우와 감독이 교체되는 수모도 겪었다. 개봉을 기다리는 시리즈 팬들도 그러려니 한다. 게임을 소재로한 영화에서 자주 있는 일이다. 당연히 큰 기대도 없다. 다만 몇 장면 건지기를 바라는 것이 게이머들의 마음일 듯 하다. 

셜리번에게는 큰 기대를 걸지 말자
셜리번에게는 큰 기대를 걸지 말자

때문에 독한 마음먹고 영화를 먼저 보기로 했다. 많은 팬들이 고대하는 것은 아마도 얼마나 망가진 영화인지 그 수위가 궁금할 듯 하다. 적어도 당할려면 혼자 당하는게 낫다. 그게 우리 역할 아닌가. 개봉일인 2월 16일 오후 2시 40분 영화표를 예매하고 극장으로 달려 갔다. 시국이 시국이다. 극장은 썰렁했고, 혼자서 영화를 보다시피 했다.

게임 ‘언차티드’는 너티독이 개발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주인공은 네이선 드레이크가 온갖 고초를 겪으며 보물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내용을 다룬다. 영화적 기법을 게임에 적용하고 어드벤처게임 옷을 입혀 극찬을 받았다. 다양한 장소를 모험하면서 파격적인 비주얼을 보여주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게임 플레이가 압권이다. 가는 곳 마다 특정 세력들과 싸움이 붙어 화려한 총격전을 보여주며, 모험 모드에서는 독특한 퍼즐들이 대거 포함돼 이를 푸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동 과정에서도 별의 별 유물과 유적지에 대롱대롱 메달려 건너 뛰기를 반복한다. 타 게임들이 주로 자연경관에 매달린다고 하면 이 캐릭터는 자연경관은 기본이고 반파된 비행기, 해적선, 박물관 등 온갖 장소에 매달리는 특성이 있다. 또한 온갖 캐릭터들에게 배신당하는 점도 재미 요소 중 하나. 이를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도  ‘언차티드’의 공식을 고스란히 따른다.

영화 ‘언차티드’는 ‘스파이더맨’ 시리즈 주인공 톰 홀랜드가 네이트역을, 마크 윌버그가 셜리번 역을 맡아 보물 사냥을 떠난다. 영화 버전은 기존 게임 버전을 혼합해 각색한 버전에 가깝다. 이번엔 마젤란의 보물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 근간이다. 영화 초반부에는 드레이크 형제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서 출발해 마젤란의 여행경로를 찾아 숨겨둔 보물을 찾아 나서게 된다. 여정은 게임 ‘언차티드’가 그랬듯 영화 ‘인디아나존스’의 냄새를 풍긴다. 모험활극 클리셰를 대다수 채용해 킬링 타임 액션 영화 플롯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사진=CGV어플리케이션 개인 티켓
사진=CGV어플리케이션 개인 티켓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주인공들이 왜 자꾸 어딘가에 매달려 있는지 궁금할테고, 게임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주인공들이 순식간에 퍼즐을 푸는 모습을 보면서 좌절할지도 모른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절충점을 찾아낸 연출에 가깝기 때문. 다만 게임에 가까운 연출이라기 보다는 영화적 플롯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정체성이 모호한 부분이 있다. 

대다수는 영화로 보이지만 마지막 하일라이트 수 분 동안은 게임에서 채용한 것들을 대거 보여주면서 팬들을 위한 서비스를 잃지 않는다. 영화 내내 그저 ‘스파이더맨’처럼 보이던 톰 홀랜드가 갑자기 네이선 드레이크로 보이는 순간이 올 것이다. 반면 마크 윌버그는 그냥 마크 윌버그일 뿐. 그가 가진 연기스팩트럼의 한계를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톰 홀랜드는 영화 내내 꼬마 ‘스파이더맨’이지만 탄띠를 매자마자 네이션 드레이크로 변한다
톰 홀랜드는 영화 내내 꼬마 ‘스파이더맨’이지만 탄띠를 매자마자 네이선 드레이크로 변한다

다만 이 영화는 12세 이상 관람가다. 게임 ‘언차티드’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액션이나 말장난, 개그 센스 등은 기대하기 어렵고 그저 평범한 틴에이지 무비가 연상 된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보고 있으면 시간이 잘 가는 영화에 가깝다. 보는 사람에 따라 톰 홀랜드의 미모에 감탄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정리하자면 영화 ‘언차티드’는 놀랍게도 영화처럼 보인다. 끝까지 볼 수도 있다. 기적같은 일이다. 그렇다고해서 예매를 하고 영화관을 찾아갈만한 퀄리티는 아니다. 넷플릭스와 같은 안방 극장에 개봉했을 때, 다른 질 좋은 영화들을 모두 보고 더 이상 볼게 없다면, 혹은 보면서 자도 크게 억울하지 않을만한 영화를 찾고 있다면 이 영화가 딱이다. 팝콘 하나 가져다가 질근질근 씹고, 카톡이 울리면 잠깐 멈췄다가 카톡도 받고, 그러다 안 본 유튜브 영상이 생각나서 유튜브좀 보다가, 클리어하지못한 퀘스트가 생각나서 게임도 좀 하다가 다시 틀어 놓고 보는 그런 류 영화다. 당연히 게임 영화에서는 명작이다. 끝까지 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게임 영화로선 명작이다. 

이제 게임을 소재로 한 영화를 리뷰하는 글로서는 최초로 한 마디를 남긴다. 이 영화. 봐도 된다. 

한편, 영화는 후속작을 암시하면서 끝난다. 네이선 드레이크보다 더 답이 없는 형이 영화속에서는 좀 더 멀쩡하게 언급되는 점이 특이한 점 중 하나. 이를 지켜 보는 것도 또 하나 재미 포인트가 될 것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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