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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의 ‘플레이’를 되돌아보며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2.03.0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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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기자 시절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이사의 자서전 ‘플레이’를 읽은 적이 있다. 넥슨을 시작하기 전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으로 도약하기까지 있었던 다양한 일화들을 그의 시각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흥미로웠던 대목은 유명한 ‘디즈니’ 이야기였다. 실제로 고인은 책에서 “디즈니에 제일 부러운 건, 디즈니는 아이들을 쥐어짜지 않는다는 것이다. 디즈니의 소비자들은 기꺼이 돈을 뜯긴다”고 말했다.

동시에 넥슨의 현주소에 대해서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넥슨은 아직 멀었다. 누군가는 넥슨을 죽도록 미워한다. 디즈니의 100분의 1이라도 따라가고 싶다”는 표현이 바로 그것이다. 외형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지만, BM(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이용자들에게 비판받고 있는 국산 게임에 대한 자조의 목소리로 해석된다.

그가 송재경 대표(현 엑스엘게임즈)와 함께 만든 첫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는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라는 타이틀로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등 현재까지도 서비스되며 최근 글로벌 IT업계의 핫 트렌드인 ‘메타버스’의 시초가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바람의 나라’ 이용자들은 최초의 서버였던 ‘연’ 서버 부여성에 모여 고인에 대한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 창업자의 별세로 ‘한국의 디즈니’를 향한 그의 ‘플레이’는 여기에서 멈추게 됐다. 하지만 그가 시작했던 게임산업이라는 ‘플레이’는 남아있는 게임인들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바람의 나라’에 몰두했던 한 어린 이용자이자 현재는 게임업계 종사자로서, 기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꿈을 앞장서서 열어간 김정주 넥슨 창업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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