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넥슨이 우리 곁에서 더 높은 곳을 함께 바라볼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 김상현 aaa@khplus.kr
  • 입력 2022.03.04 19:3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넥슨 창업자 김정주 NXC 이사가 별세 한지, 3일이 흘렀습니다. 국내 게임산업에 한 획을 그은 인물에게 이 자리를 통해 다시금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현재 넥슨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김정주 창업자와 친족이 지주회사 NXC(▲김정주 창업주 67.49% ▲배우자인 유정현 감사 29.43% ▲두 명의 자녀가 각각 0.68%)를 사실상 소유하고 있습니다. NXMH와 넥슨 일본법인(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을 거쳐 넥슨코리아로 내려오는 지배구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NXC가 넥슨 일본법인 지분을 약 28.46% 보유하고 있으며, 100% 자회사 NXMH를 통해서도 약 18.78%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합하면 넥슨 일본법인에 대한 지분율은 총 47.24%입니다. 또한 넥슨 일본법인은 넥슨코리아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넥슨코리아는 국내 상장사인 넥슨지티와 넷게임즈의 지분을 각각 63.16%, 56.28% 보유중에 있습니다. 

고인이 생전에 자녀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김정주 이사 별세 이후, 넥슨의 매각 이슈가 부각 되고 있습니다. 사실 넥슨 매각은 지난 2019년도에도 한번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당시 10조 원 정도의 금액이 시장에 오고 갔지만, 결국 너무 높은 가격이라는 평가와 함께 무산됐습니다. 2019년 1월 당시 넥슨의 주가가 1,700엔 정도로 지금보다 약 60% 낮았습니다. 현재(3월 4일 장마간 기준)으로 넥슨 시총은 25조 3,208억 원입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생각하면서 넥슨 일본법인 지분을 모두 인수한다는 가정하에 최소 15조 원 이상이 들것으로 판단됩니다. 

그 정도의 금액을 한번에 주고 넥슨을 인수할 수 있는 회사는 지금도 손에 꼽을 만큼 적어 보입니다. 2019년보다 더 높은 가격부담에 쉽게 달려드는 회사는 없을 것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가격부담 때문일까요. 최근 업계 소문에 따르면 이번에 매각은 각 계열사들의 분할 매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과거 텐센트가 넥슨 전체가 아닌, ‘던전앤파이터’ 개발사인 ‘네오플’만을 사고 싶어 했던 전례가 있어서 다시금 빅딜을 제안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분할 매각이 될 경우, 넥슨 직원들의 고용에 대한 보장이 힘들 것으로 판단됩니다.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장 돈이 되는 콘텐츠만을 운영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구조조정이 들어갈 경우, 수천 명의 직원이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입니다. 

고용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넥슨이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도 기자는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게임산업에 맏형으로서 한 축을 담당했던 넥슨이 다른 나라로 팔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자를 떠나 게임인으로서 걱정이 앞섭니다. 

현재로 선 이 모든 선택은 고인의 부인인 유정현 NXC 이사의 결정에 따라서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유정현 이사가 그 동안 넥슨의 경영에 직접적인 참여를 하지 않았지만, 설립 초기에 넥슨의 살림을 맡은 적이 있기 때문에, 유 이사 역시 넥슨에 대한 애착은 갖고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집안 사정에 대해서 기자가 잘은 모르지만, 금전적으로 부족함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유정현 이사에게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 게임산업을 위해서라도 신중한 선택을 하셔야 한다고. 기업은 이익 추구 집단이고, M&A에 있어서 좋은 조건이 있다면 오너 입장에서는 매각을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넥슨을 함께 성장시킨 것은 오너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직원들의 노력과 넥슨 키즈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넥슨이 우리 곁에 남아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도록 부디 신중한 판단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