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프레딧 브리온의 각본 없는 드라마

  • 박준수 기자 mill@khplus.kr
  • 입력 2022.03.21 17:27
  • 수정 2022.03.22 01:0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솔직히 우리 팀의 개인 기량은 다른 팀에 비해 아직 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는 팀 게임이다. 그 점을 공략해 보겠다.”

2022 LCK 스프링 미디어데이에서 프레딧 브리온의 최우범 감독이 남긴 말이다. 다소 자조적인 그의 발언처럼 프레딧 브리온에게 큰 기대를 갖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작년 최상위권 팀들에게 고춧가루를 뿌리며 ‘킹 슬레이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결국 최하위권에 머물렀으니 어쩔 수 없는 결과기도 하다.

그러나 스프링 정규 시즌이 끝난 현재 프레딧 브리온은 플레이오프 진출 팀에 이름을 올렸다.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운이나 경우의 수에 의존하지 않고 당당하게 본인들의 실력으로 이뤄낸 것이다. 이전부터 끈끈했던 팀 조직력이 더욱 좋아진데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상승하면서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프레딧 브리온은 단단해졌다. 선수들이 뿔뿔이 흩어져 밑바닥부터 시작한 삼성 갤럭시(현 젠지)의 지휘봉을 잡고 롤드컵 우승까지 달성한 명장 최우범 감독이 다시 한번 자신의 실력을 증명한 것이다. 

프레딧 브리온은 중요한 상황을 앞두고 큰 악재를 마주하기도 했다. 플레이오프를 위한 1승이 중요한 상황에서 팀의 브레인이자 사령관인 ‘엄티’ 엄성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1군 선수 전원과 2군 선수까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젠지와의 경기는 기권했다. 마지막 상대는 3강으로 꼽히는 담원 기아. 이 경기에서 이겨야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벼랑 끝 상황에 몰렸다.

전력 차는 명백했지만 프레딧 브리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디펜딩 챔피언 담원 기아를 시종일관 압도하는 저력을 뽐냈다. 바텀 듀오인 ‘헤나’ 박증환과 ‘딜라이트’ 유환중은 라인전에서 상대에게 우위를 점했고 ‘엄티’의 날카로운 설계는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모건’ 박루한은 자신의 시그니처 챔피언 레넥톤으로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어냈고, ‘라바’ 김태훈은 최고의 미드라이너 중 한 명인 ‘쇼메이커’ 허수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프레딧 브리온은 그렇게 담원 기아를 2:0으로 제압했다. 이번 시즌 최고의 업셋과 함께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일궈낸 프레딧 브리온에 수많은 LCK 팬과 관계자들이 찬사를 보냈다. 어느덧 프로 6년 차에 접어든 ‘엄티’와 ‘라바’는 커리어 최초로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게 됐다. 말 그대로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진 것이다.

3월 23일 프레딧 브리온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꺾은 담원 기아와 플레이오프에서 최초로 다전제 승부를 벌인다. 경험이 풍부한 디펜딩 챔피언은 칼을 갈고 복수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여전히 힘든 싸움이 예상되지만, 팬들은 이전보다 더 큰 기대감으로 해당 경기를 주목하고 있다. 프레딧 브리온의 진짜 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경향게임스=박준수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