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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3.0 시대 개막 초읽기 … 게임업계도 연이어 참전

개인화된 ‘지능형 웹’ 콘셉트가 핵심 … 블록체인·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도입
R&D 성과 바탕 생태계 구축 잰걸음 … 기술윤리·제도정비 등 선결과제 남아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2.03.2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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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서 ‘웹 3.0’이라는 단어가 종종 보이는 요즘이다. 사용자가 정보를 받아보는 ‘월드 와이드 웹(WWW)’, 이용자가 콘텐츠 제작자 위치로 올라서는 ‘웹 2.0’을 넘어 개인화, 지능화 등을 핵심 개념으로 갖는 차세대 웹으로, 최근 글로벌 IT업계에서 떠오르고 있는 개념이기도 하다. 인공지능(A·I)와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들이 대거 도입, 각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정보를 자동으로 선별해 제공하고, 거대 플랫폼의 영향력에서 탈피해 이용자가 콘텐츠의 소유권을 행사하는 등 탈중앙화된 형태가 특징이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 역시 웹 3.0에 주목하고 있는 형국이다. A·I 분야를 비롯해 블록체인 등 최신 기술에 대한 R&D(연구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자사 중심의 생태계 구축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기술 발전에 뒤따르는 윤리 등에 대한 문제와 제도 정비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들도 많지만, 최근 경영계의 트렌드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미리 준비하는 모습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새로운 웹의 대두
아직까지 웹 3.0에 대한 통일된 정의는 나와 있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각 주체들은 자신들의 사업 목적에 맞춰 ‘조작적 정의’를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공유되는 개념은 있다. 바로 데이터의 의미를 중심으로 서비스되는 ‘시맨틱 웹’이라는 점이다. 인터넷에서 유통되고 있는 수많은 정보 중 각 개인에게 필요한 것들만을 알아서 선별해서 보여주는 ‘맞춤형 웹’이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웹 3.0의 대표 키워드로는 개인화, 지능화가 꼽힌다. 
 

▲ 웹 3.0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A·I가 거론된다. 이는 개인화와 지능화라는 개념에서 기인하며, 실제로 주요 기술 기업들은 관련 기술을 상용화한 서비스들을 내놓고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야구정보 앱 ‘페이지’)
▲ 웹 3.0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A·I가 거론된다. 이는 개인화와 지능화라는 개념에서 기인하며, 실제로 주요 기술 기업들은 관련 기술을 상용화한 서비스들을 내놓고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야구정보 앱 ‘페이지’)

이용자의 입지에도 변화가 생긴다. WWW 개념 하에서 이용자는 정보를 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역할이었고, 웹 2.0에서는 콘텐츠 생산자로 올라섰지만, 소유권은 플랫폼사에 있었다. 하지만 웹 3.0 개념 하에서는 사용자가 자신과 관련된 데이터와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의 소유권을 갖고, 이를 직접 행사하게 된다. 이른바 ‘마이데이터’ 시대가 현실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보니 플랫폼 운영사로 모든 권한이 집중돼있던 기존의 구도에서 벗어나 차츰 ‘탈중앙화’를 추구하게 된다.
이러한 정의에서 도출할 수 있는 웹 3.0의 핵심은 2가지로, 바로 A·I와 블록체인이다. 개인화되고 탈중앙화된 ‘지능형 웹’은 이같은 기술들을 통해 실현된다는 뜻이다. 물론 IoT(사물인터넷)와 클라우드 등 다양한 기술들도 포함되지만, 실질적으로 웹 3.0의 개념을 완성시키는 핵심은 두 기술에 있다.

국내 게임사들도 ‘주목’
특히 두 핵심기술은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다보니, 자연스레 웹 3.0으로 관심사가 넘어가고 있는 추세다. 인공지능의 경우 일찍부터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3N사들을 중심으로 관련 R&D(연구개발)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으며, 2020년대에 들어선 학술과 상용 분야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P2E(플레이 투 언) 트렌드로 글로벌 게임업계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위메이드를 필두로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그룹 등 사실상 게임업계 전반에서 공격적으로 관련 사업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PC, 모바일 등 기존 플랫폼을 넘어 자사 중심의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겠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방침이다.
우선, 웹 3.0으로의 확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곳으로는 크래프톤이 있다. 이들은 지난 1월 정기 사내 소통 프로그램 ‘크래프톤 라이브 토크(KLT)’를 통해 자사의 확장 영역 중 하나로 웹 3.0을 지목했다. 재미를 추구하는 콘텐츠 창작을 비롯해 커뮤니티가 주축이 되는 제작, 확장성 있는 생태계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 확대 등을 주요 방향성으로 하며, 이를 바탕으로 유저 제작형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콘텐츠 제작 툴을 통해 높은 퀄리티를 구현하는 가운데 NFT 기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구축함으로써, 창작자에게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는 ‘크리에이트 투 언(C2E)’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는 뜻이다.
 

▲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 (제공=크래프톤)
▲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 (제공=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는 산하 보라네트워크가 개발 및 운영하는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 ‘보라(BORA)’를 중심으로 웹 3.0 관련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자체 기축통화를 주축으로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거버넌스 카운슬 체제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해 웹 3.0 시대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다.
넷마블도 아이텀게임즈와 보노테크놀로지스 등 블록체인 관련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자체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클레이튼 메인넷 기반 블록체인 생태계 ‘MBX’와 지갑 서비스인 ‘MBX 월렛’을 정식 출시했다.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재미를 강화하고 이용자 참여와 합리적 보상 제공이 선순환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넘어야 할 산들, 실마리는 ‘ESG’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다. 아직 세부적인 개념도조차 명쾌하게 그려지지 않은 만큼, 관련업계 전문가들도 웹 3.0 시대에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 문제들에 대해 명확한 전망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기술인 A·I 및 블록체인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문제들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이들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저작권, 초상권, 인격권 등의 침해를 비롯한 기술윤리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A·I 기반의 합성 기술은 죽은 이들을 추억하는 등의 ‘선의’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자칫하면 음란물을 비롯해 사기 등의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특히나 A·I 기반 맞춤형 콘텐츠 제공의 이면에 ‘확증 편향 강화’라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가짜뉴스를 비롯해 무고한 사람에 대한 대중들의 집단적 비난 등 개인의 인권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도 있다. 
규제 등 제도 개선 역시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블록체인 업계의 뜨거운 감자이기도 하며, 메타버스와 관련해서도 이를 어떻게 정의하고 규제 범주에 포함해야 하는지 등 제도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다시 말해, 웹 3.0으로의 대전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제공=엔씨소프트
제공=엔씨소프트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일부 주체들은 자체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그 방법론 중 하나로 ESG가 꼽히는데,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ESG 경영방침인 ‘FUEL for sustainable growth’ 중 ‘리더십과 윤리(Leadership and ethics)’ 부분에 기술윤리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관련해 지난 2021년 4월에는 ‘A·I 프레임워크(Framework)’ 시리즈를 공개, 세계적인 석학들과의 토론을 통해 A·I 시대가 이끄는 윤리의 혁명, 규제와 혁신의 사이, A·I 시대와 인류의 진화, 국가와 문화를 초월하는 협력 등을 논의했다. 같은 해 8월 발간한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엔씨소프트 ESG 플레이북 2020’에서는 자사의 경영방침 중 하나로 인간 중심의 A·I 기술 개발을 위한 ‘기술 개발과 윤리적 가치’를 설정하기도 했다. 첨단 기술에 대한 사회적 허들을 낮추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앞당기는데 있어 어느 정도의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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