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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E 게임, 투자 이상기류 … 사업모델 발굴・제도 정비 ‘절실’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2.04.1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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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게임업계가 P2E(플레이 투 언), NFT(대체불가 토큰) 등 블록체인 게임에 주목하고 있는 형국이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들을 비롯해 대다수의 기업들이 관련 분야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이에 따라 투자 쪽에서도 관련 키워드를 주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투자 유치 중인 중소 개발사들의 경우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해외 투자사들을 중심으로 P2E에 대한 열기가 점차 식어가는 분위기라는 것. 이용자 지표 대비 낮은 수익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유틸리티 토큰 등의 회계처리 부분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미르4’ 글로벌이 거둔 흥행은 국내 게임업계의 대전환을 가져왔다. 시장 선점을 위해 기회를 엿보던 중견・중소 개발사는 물론, 기존에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던 대형 게임사까지도 너도나도 글로벌 P2E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 자연스레 투자은행업계에서도 이 키워드에 주목하게 됐다.

투자자들의 상반된 시선
실질적으로 해당 분야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SI(전략적 투자자)들이다. 관련 분야 진출에 대한 니즈는 있지만, 내부적으로 경험과 관련 사업에 대한 역량이 갖춰지지 않았다보니 투자나 인수합병 등의 방식으로 속도경쟁 대열에 합류하고자 하는 것이다. 
반면 해외 FI(재무적 투자자) 사이에서는 P2E에 대한 회의론이 감도는 흐름도 관측되고 있다. 실제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밸류에이션이 책정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출처=playtoearn.net
출처=playtoearn.net

실제로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 유치를 진행하다 보면, 해외 투자사들은 P2E 게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라며 “실제 실적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서도 비슷한 시각을 가진 이들이 있다. 한 업체 대표자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P2E 열풍이 불고 있기는 하지만, 손익을 따져 계산해보면 실질적으로 수익 자체는 크지 않다”며 “대형・중견급 게임사는 물론, 중소 개발사에게도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라 P2E를 차세대 게임사업 모델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포스트 P2E 찾아라
이같은 시선은 근본적으로 사업 모델의 한계에서 비롯된다. 이용자 지표 등 외형적으로는 분명 커지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수익이 뒤따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앞서 P2E 전성시대를 열었던 ‘미르4’ 글로벌의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평균 MAU는 620만 명, 최고 동시접속자는 11월 중 14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이용자 관련 지표는 매우 높게 나왔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은 609억 원으로, 일평균 약 6.6억 원 수준이다.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거래 수수료 등의 부분이 있기는 하나 시장 기대치보다는 다소 낮은 수치로, 이용자 지표만으로 향후 성장성을 논하기에는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제공=위메이드
제공=위메이드

이에 대해서는 관련 시스템의 도입으로 수익 구조가 변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래에셋증권 임희석 연구원은 “블록체인 게임에서는 게임사로부터 아이템을 구매하는 인앱 결제가 감소하고 유저 간 NFT 거래가 메인이 된다”며 “완전한 블록체인 게임에서 게임사와 플랫폼사가 갖게 될 NFT 수수료 수익(NFT 판매액의 5%)만으로 기존 수준(매출의 70%)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인앱 결제액 대비 14배 수준의 거래액이 발생해야 하며, 유틸리티 토큰의 거래액을 NFT 거래액의 10배 수준으로 가정하더라도 5배 이상의 거래액이 발생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거래액을 폭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거나 기존 BM 수준의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회계처리도 ‘관건’
가상자산과 관련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가상자산의 회계처리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고 회계법인들 간의 해석도 각기 다르다보니 해당 부분이 실적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들이 중소규모 스타트업이었던 과거에는 이같은 부분이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으나, 코스닥 상장사인 위메이드가 해당 분야에 뛰어들면서부터 이 문제가 부각되는 흐름이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4분기 실적발표 당시 위믹스 유동화 매출을 포함시켰으나, 이후 분기 보고서에서는 결국 매출로 인식하지 않는 쪽으로 수정했다. ‘드레이코’ 등 유틸리티 토큰과 관련해서는 전체 게임 매출의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아예 매출로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현국 대표도 실적발표 당시 “법, 회계, 세무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저부터 위믹스로 급여를 받겠다”며 이에 대한 부분이 해소돼야 함을 강조했다.
 

▲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사진=경향게임스)<br>
▲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사진=경향게임스)<br>

관련해 한 블록체인 전문가는 “사실 각종 토큰의 회계처리에 대한 부분은 언젠가 해결이 돼야 하는 부분이었는데, 그런 점에서 위메이드가 ‘총대’를 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한 만큼, 정부의 제도적 정비가 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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