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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 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2.04.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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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사 M&A(인수합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파는 사람은 높은 가격을,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최대한 낮은 가격에 사는 것이 기본일 것이다. 동상이몽을 꿈꾸는 이들의 M&A는 어떻게 이뤄질까.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인수하는 개발사의 기술력에 대해 높은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 스타 개발자가 회사를 설립해 ‘프로토타입’ 정도의 타이틀을 선보였을 때, 미래 가치를 인정하고 빠르게 인수를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일단 지분투자를 먼저 진행하고 향후 그 게임에 대한 성적을 가지고 회사 밸류를 측정, 인수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처음 투자 지분율에 따라 다르겠지만, 먼저 지분을 확보함으로서 좀 더 안정적인 가격에 회사를 인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프로젝트 실패 시, 선 투자가 리스크로 돌아 올 수 있다. 

두 번째 경우는, 이미 매출과 영업이익이 잘 나고 있는 게임 개발사 인수다. 이런 경우 대부분, 상장을 준비하는 회사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을 높이기 위해서 인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지만, 영업이익이 높은 만큼, 회사 인수 밸류는 높아지 때문에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여기에 회사에서 중심되는 인력 관리 또한 어려울 수 있다. 인수할 당시 대표를 비롯한 코파운더들의 바인딩(Binding, 의무적으로 회사에서 일하는) 기간을 명시하지만, 이미 캐시 아웃을 한 그들이 회사에 열정을 갖고 일하기를 바라는 것은 인수자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바인딩 기간을 최대한 줄여서 빨리 나가려고 하는 경우를 기자는 더 많이 봤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두 사람 간의 의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이들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까? 지분에 대한 옵션을 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개발 초기 투자에서 인수까지 생각할 경우, 론칭 이후, 매출액을 기준으로 밸류 옵션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좋다. 매출 옵션에 따라서 피인수자는 더 높은 밸류를 받을 수 있어 좀 더 개발에 신경을 쓸 것이고, 인수자 역시, 매출이 커질 경우 밸류를 높게 주더라도 영업이익 등에 있어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설정한 옵션 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을 경우, 밸류를 낮춰서 회사를 인수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조금이나마 해소 시킬 수 있다. 

이미 매출과 영업이익이 잘 나오고 있는 회사의 경우, 51% 단순 인수보다는 3~4년에 걸쳐서 옵션을 걸어 놓고 인수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첫해 서로 이야기한 밸류로 먼저 30%의 지분을 인수하고 다음해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고 설정 옵션보다 높을 경우, 더 높은 밸류로 20%를 인수, 이후 계속 코파운더들이 자신들의 지분을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인수 후, 3~4년 정도면 회사에 대한 중요한 사항들과 핵심 기술력에 대해서도 인수자가 충분히 인지하고 노하우 또한 얻을 수 있는 시간이라고 판단된다. 다수의 게임 개발사 M&A를 지켜본 결과 인수자와 피인수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완벽한 계약은 없는 것 같다. 서로 조금씩 양보면서 진행해도 ‘될까 말까’하는 것이 M&A다. 

미래에 대한 가치를 서로가 공유할 수 있다면 좋은 합의점을 만들 수 있다. 게임 개발은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모두 정말 이 계약을 원한다면 신뢰를 갖고 서로에 대한 비전을 공유한다면 좀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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