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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 vs 코나미 축구 라이센스 두고 정면 승부 … 축구 게임 춘추전국시대 오나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2.04.27 14:19
  • 수정 2022.04.2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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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의 복수는 10년이 지나도 늦지 않다. 오랜 세월을 거쳐 형성된 라이벌들이 또 다시 붙는다. 위기 상황에 놓인 EA를 향해 코나미가 칼날을 빼어 들었다. 축구 게임계 대표주자 자존심을 걸고 양 회사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현재 판세는 오리무중으로 올해 하반기 각 기업 신작 축구 게임이 출시되는 시점에 승패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그 전까지 양 사는 치열한 줄다리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EA
사진 출처=EA 홈페이지

두 회사간 줄다리기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축구 게임계를 지배하는 기업은 코나미였다. '위닝 일레븐'시리즈를 필두로 콘솔 시장에서 활약하며 장르를 독점하다시피 하는 기업이다. 뒤늦게 이 시장에 뛰어든 EA는 PC게임을 기반으로 '피파'시리즈를 발매, 시장 장악에 나선다.이어 EA가 콘솔 시장에 뛰어들면서 점유율을 높여 갔고, 뒤늦게 코나미가 PC시장에 뛰어들어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 양 기업간 승패는 백중 지세. 아시아권과 유럽지역에는 위닝 일레븐(PES)시리즈가, 미국 지역에서는 피파 시리즈가 인기를 얻으면서 백중지세를 형성한다. 

양대 프렌차이즈간 대결 구도는 점차 한쪽으로 기운다. 그 핵심은 바로 라이센스다. EA가 피파라이센스를 독점하면서 타 게임에 클럽 명칭이나 선수 명칭 등을 쓸 수 없도록 하는 제한이 걸린다. 이어 각 구단들이 개별 계약을 체결하는 등 복잡한 라이센스 전쟁이 거듭돼 서로 구단을 나눠갖는 식이다. 일례로 코나미는 자국 터전인 J리그를 기반으로 유벤투스를 비롯 명문 구단 라이센스를 획득키도 했고, 이에 반해 EA는 대다수 구단 라이센스를 보유해 고점을 잡는다. 일례로 당시 최대 인기 구단이었던 '멘체스타 유나이티드'의 경우 '위닝 일레븐'에서는 'Man Red'로 표기 된다. 뉘앙스상 팀 이름은 알 수 있으나 공식 명칭을 쓰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저들은 피파로 떠났고, 피파는 게임성을 보완해 점차 성장하기에 이른다. 

사진 출처=코나미 홈페이지
사진 출처=코나미 홈페이지

 

그런데 이 체제에 조금씩 균열이 시작된다. 양사간 독점 계약 비용을 계약하는 도중 피파가 2배가 넘는 금액인 연간 3억 달러(3천 8백억 원)규모 계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 졌다. 해당 계약은 4년 동안 라이선스를 독점하는 계약으로 12억 달러(1조 5천억 원)규모 딜이다. 현재 알려진 금액은 절충안이 적용돼 2억 5천달러(3천 1백억 원)선까지 협상이 전개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현재 알려진바에 따르면 EA는 피파 게임으로만 연간 약 13억 달러(1조 9천억원)가 넘는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수치는 유동성이 크며, 개발비를 비롯 부가적인 수치는 전혀 계산되지 않은 순수 매출이다. 계산해 보면 연간 총 매출의 약 23%에 해당하는 비용을 라이선스 비용으로 요구하는 수준으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로 인해 EA가 독점 계약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상황이 이쯤 되자 다음 주자로 코나미가 거론된다. 이미 축구 게임을 보유하고 있고, 라이선스 획득에도 적극적인 기업인 만큼 이번에야 발로 큰 베팅을 통해 역전을 꿈꿀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EA가 라이선스 확보에 골머리를 썩는 도중에도 코나미는 멕시코 리그나, AC밀란 등과 계약을 통해 라이센스를 체결하는 등 조금씩 점유율을 넓혀가는 추세다. 만약 EA가 라이선스 확보에 실패한다면 다음 타자로 코나미가 언급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코나미가 독점 계약이 가능할까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일각에서 기대하는 것과 같이 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코나미는 연매출 약 3조 규모 기업으로 영업이익이 약 300억 원에서 500억 원 규모인 기업이다. 기업은 대대적으로 보수적인 기업으로 EA가 독점 계약을 맺을 당시에도 보수적으로 행동하면서 라이선스 전쟁에서 패배한 전례가 있다. 갑작스런 반전이 나오기 어려운 기업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관련해 코나미는 최근 소니를 비롯 대형 기업과 M&A설이 끊이지 않는 기업이다. 내부에 보유한 I·P가 많아 이를 활용할 가치가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이 기업을 구매하는 대형 기업이 다시 빅딜에 나설 가능성도 대두되는 시기다. 이 역시 시간상으로 촉박한 부분이 있어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마지막 변수는 아예 저작권이 비독점형태로 풀릴때다. 관련해 유명 축구 스포츠 게임들이 다수 존재하는 만큼 이 라이센스를 비독과점 형태로 서로 나눠 가지는 상황이 나올수도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스포츠인터랙티브의 ‘풋볼매니저’가 손꼽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라이선스 전쟁에 나서면서 축구 게임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다양한 관점들이 나오지만 현재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부분은 EA가 라이선스 비용을 타협해 독점을 이어나갈 확률이 가장 높아 보인다. 타 기업과 라이선스를 나눠 가질 경우에는 전담 팀을 추가로 구성해야 하며 각 기업과 별도로 계약을 체결해야 하며, 현금화 가능성을 타진해 봐야 하는 등 계산 과정이 복잡하다. 반면, EA와 같은 굵직한 기업과 협상할 경우 그 과정이 쉽고 간편하며 뒤탈이 없어 피파와 EA는최근까지도 계약관계를 유지해왔다. 사실상 상호간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언론을 활용한 두뇌 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확률이 높아 보인다. 단지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축구 게임은 다년간 스테디셀러로 출시될 때 마다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시리즈기도 하다. 반면 이 장르에 진입하기 가장 어려운 이유가 바로 라이선스라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소위 알자배기 비즈니스를 두고 거대 공룡끼리 이번에도 이권 다툼을 벌인다. 과연 피파가 소위 베짱장사를 통해 초강수를 두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열 것인가. 아니면 EA가 숫자 싸움에서 승리하면서 왕좌의 자리를 지킬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이 틈을 파고들어 어부지리를 노리는 기업이 나올 수 있을까. 올해 전 세계가 월드컵으로 축구 열풍에 휩사일 예정인 가운데, 게임계에서도 축구 게임 점유율을 두고 그들만의 월드컵이 한창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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