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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2022년 아카데미 시상식과 표현의 자유

  • 정리=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22.04.2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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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유명 배우 윌 스미스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무대에 올라가 시상자의 뺨을 때리는 일이 있었다. 시상자는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었고, 윌 스미스는 아내의 탈모증을 개그의 소재로 사용한 것에 대해서 격분하여 보복한 것이었다. 생방송으로 전 세계에 중계된 이 사건은 많은 논란을 낳았다.

어떤 이는 가족을 모욕한다면 그럴 수 있다고 윌 스미스를 두둔하고, 다른 이는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차이는 그 사회의 반응에서도 차이가 난다. 가장으로서 가족의 보호라는 의미로 윌 스미스를 두둔하는 입장이 동양 사회에서는 조금 더 많아 보이고, 개인의 폭력에 대해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이 서양 사회에서는 조금 더 많아 보인다.

윌 스미스는 이 사건 이후 크리스 록에게 공개 사과했으며, 아카데미는 이 문제에 대해서 윌 스미스의 수상은 인정하되, 향후 10년간 미국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 회원 재가입 금지와 아카데미 시상식 10년간 참석 금지를 결정했다. 사건은 이렇게 정리됐다.

필자는 이런 사건을 접할 때마다 어떤 대응이 바람직한 대응일까를 고민하게 된다. 내가 윌 스미스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라면 지금 후회하고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사건은 일어나기 전에는 누구도 그 파생되는 결과를 미리 알 수 없다. 따라서 결과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갑론을박을 통해 건전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이런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사회적 합의점이 찾아진다면, 건전한 사회 발전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을 문화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표현의 자유에 대한 허용 범위의 문제가 보인다.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저 정도의 희화화도 수용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개인의 질병을 소재로 삼는 것은 정도가 지나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게임은 그 소재에 대해서 비난받는 경우가 자주 있다. 살인과 폭력, 전쟁과 학살 등 다양한 자극적인 소재가 게임의 소재가 된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허용 범위 문제는 게임에 있어서 더 민감한 문제일 수도 있다. 과연 게임의 소재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며, 그 표현은 어디까지 수용이 가능할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해서 필자는 짧은 지면에 정답을 논할 수도 없고, 능력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매번 게임 소재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올 때마다 개별 문제로 접근해서는 사회적 합의점을 찾을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 게임업계가 사회적 합의를 위해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이 사건에 대한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면, 윌 스미스의 입장을 옹호한다. 타인의 아픔과 슬픔은 개그의 소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물리적 폭력이 아닐지라도 언어적 폭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펜이 칼보다 강하다고 말할 때, 펜은 언어의 힘을 의미한다. 언어폭력은 물리적 폭력보다 절대 약하지 않다. 부당한 폭력에는 저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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