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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뉴얼은 ‘유저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

  • 윤아름 기자 imora@khan.kr
  • 입력 2010.01.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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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선점 찾아 향후 서비스 방향성 진단이 ‘핵심’ … 고유의 게임성 유지하고 신규 콘텐츠 개발 ‘필요’


온라인게임 서비스는 영구적이다. 게임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개발자가 충분한 영양과 에너지를 공급해야 한다. 여기서 영양과 에너지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대다수는 콘텐츠 업데이트라고 지목할 것이다. 이는 지속적으로 유저들에게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는 전제가 필요하다. 게임 자체에 구현, 혹은 콘텐츠들이 새로운 요소를 흡수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에서 완성도 높은 게임을 찾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 한빛소프트 헬게이트 문희형 기획팀장


특히 게임 콘텐츠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리뉴얼 작업을 거치는 게임사가 점차 보편화되어가고 있다. 게임 리뉴얼은 기존 게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붙인다는 점에서 업데이트의 성향을 가진 신개념 개발 프로세스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거쳐 온라인게임으로 서비스를 전환한 ‘헬게이트’가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한빛소프트 문희형 기획팀장은 “게임 리뉴얼은 유저들의 낮아진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해결책”이라면서 “향후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방향성을 짚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문 팀장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온라인게임 유저에서 게임 개발자로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헬게이트’의 리뉴얼을 손수 지휘했다.


그는 초기의 ‘헬게이트’를 유저 입장에서 바라봤다면 지금의 ‘헬게이트’는 개발자의 입장에서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즉, 유저와 개발자 간의 접점을 찾아 ‘헬게이트’의 서비스 방향성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 기자 : 기존 게임을 리뉴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대표적인 예가 ‘헬게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 개발을 진행하면서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무엇이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 문희형 팀장 '이하 문 팀장 :  유저의 입장에서 본다면 ‘헬게이트’는 실패작이다. 게임 인지도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졌고 국내 시장의 트렌드를 맞추지 못했다. 개발자 입장에서 자신이 만든 게임을 실패작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나의 경우는 유저로서 ‘헬게이트’를 처음 접했기 때문에 가능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느 개발자도 자신이 만든 게임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성이 있다. ‘헬게이트’는 독특한 콘셉트와 세계관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솔로잉 플레이 중심의 패키지게임을 온라인화 하다 보니 특징이 살아나지 않았다. 패치나 버그 수정 하나에도 너무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이처럼 기술적인 부분을 개선하는 것이었고, 온라인게임으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중점을 두었다.



- 기자 : 사실 게임을 리뉴얼 하는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기존의 게임성을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임성을 버리게 되면 게임을 플레이했던 유저들에 대한 배려나 이해를 져버릴 수도 있는데.
 
- 문 팀장 : 게임의 전체 틀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A게임의 세계관을 뒤집는다면 그것은 리뉴얼이 아니라 새로운 게임을 제작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 게임 고유의 세계관이나 방향성이 흔들리지 않은 상태에서 콘텐츠를 새롭게 추가하거나 바꾸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물론, 기존의 게임성을 추구하는 유저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의 경우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수의 의견에 손을 들어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 ‘헬게이트’도 반발을 예상하고 온라인게임으로 전환을 위해 포기한 부분이 있다. 사양을 낮춤으로써 그래픽 퀄리티가 기존보다 많이 떨어진 것이다.

실망한 유저들에게는 바뀐 콘텐츠에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보상과 재미를 전달해야 한다. 



- 기자 : 그렇다면 게임 리뉴얼 작업이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 중 어느 쪽에 포커싱이 맞춰져야 한다고 보는가
 
- 문 팀장 : 당연히 기존 유저가 아닐까. ‘헬게이트’는 서비스 초창기 100만 명의 게이머가 플레이를 해본 것으로 집계됐다. 상황에 따라선 새로운 유저를 유입시키기 위해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한 번 게임을 해보고 실망한 유저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이 리뉴얼의 목적이라고 본다.



- 기자 : ‘헬게이트’의 경우 메인 개발자가 바뀐 상태에서 게임을 다시 개발했다. 대부분의 오래된 게임들은 초기 프로듀서가 바뀐 상태에서 게임이 리뉴얼 되는 경우가 많다.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 문 팀장 :
‘헬게이트’는 우리 팀이 프로젝트를 맡기까지 무려 두 번의 스튜디오를 거쳤다. 온라인게임은 개발이 서비스의 연장선상에 있다 보니 콘텐츠 연계성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헬게이트’는 기술적인 부분부터 초기 상황과 지금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개선됐다.
이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항상 유념했던 것은 ‘헬게이트’의 세계관과 기본적인 시스템을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 기자 : 온라인게임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콘텐츠의 영속성이다. 유저들이 계속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임 내 콘텐츠를 말한다. 게임 리뉴얼과 업데이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서비스 과정에 더 중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문 팀장 : 리뉴얼은 게임이 혹은 서비스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짚어주는 것이다. 그 바탕 안에서 업데이트가 이뤄진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 기자 : 해외 기반의 게임들이 국내에 서비스되면서 현지화를 목적으로 한 리뉴얼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헬게이트’는 해외서 개발된 게임으로, 국내 서비스를 거치면서 분명 실패했던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보완은 어떻게 이뤄졌는가  


- 문 팀장 : 처음 ‘헬게이트 : 런던’ 개발진들은 게임의 배경인 런던 지역을 사실적으로 구현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공을 들였다. 솔직히 국내 유저들은 런던 지역의 구조를 분위기로 알 뿐 현지에 살지 않는 한 그 정확성을 가늠하기 어렵다. 즉,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의 성향이 반영되지 않아 게임의 재미를 떨어뜨렸다는 평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게임의 배경보다는 유저들이 좋아할만한 시스템과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중점을 뒀다.



- 기자 : 그렇다면 해외 개발팀과의 공동 개발이 이뤄지거나 해외서 서비스 되는 게임일 경우 현지화 팀과의 리뉴얼 작업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헬게이트’ 역시 미국 스튜디오와 개발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노하우가 있다면


- 문 팀장 : 나는 공동 개발을 권유하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공동 개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현지 인력과 함께 프로젝트를 구상하길 바란다. 만약 이 쪽에서는 ‘기획’을 반대편에서는 ‘프로그램’을 하는 식으로 파트를 나눈다면 개발 프로세스나 사상이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콘텐츠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기자 : 리뉴얼된 게임의 서비스 방향은 어떻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가장 중요한 부분과 중점을 둬야 하는 부분을 설명해달라


- 문 팀장 : 서비스 과정에서 리뉴얼이 필요하다는 판단은 게임 콘텐츠가 부족하다거나 완성도가 떨어진다거나 분명,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게임에 대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과정이 리뉴얼 작업이다. 신뢰를 단기간에 쌓으려고 애쓰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저와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개선점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문희형 기획팀장 프로필
● 1969년 10월 21일 생
●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학사, 석사, 박사과정 수료
● 現 한빛소프트 헬게이트팀 기획 팀장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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