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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챌 VS 싸이월드...표절시비, 법정으로비화

  • 소성렬
  • 입력 2002.09.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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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탈 서비스 업체인 프리챌과 싸이월드가 표절시비를 둘러싸고 법적 공방을 벌일것으로 보여 관련 업계에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가요계에 신곡이나올 때 마다 심심치치 않게 제기됐던 표절 논쟁이 커뮤니티 사이트를 두고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의 발단은 싸이월드측이 프리챌의 ‘마이홈피’ 서비스가 자사의 ‘미니홈피’ 서비스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라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부터이다. 싸이월드 이동형 사장은 “현재 담당 변호사와 함께 국내외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며 “반드시 프리챌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법적 공방으로까지 치닫게 된데 원인을 제공한 ‘미니홈피’는 작은 창 형태로 개인의 홈페이지를 구성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를 말한다. ‘미니홈피’안에는 개인 프로필, 게시판 등을 두고 있으며 선물용 아이템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만들었다. 싸이월드측에선 지난해 9월 중순 처음 이 서비스를 선보이며 새로운 수익모델로 기대를 걸고 있다.||그러나 2개월이 좀 지난 12월 프리챌이 이와 비슷한 형태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12월 6일 시범 서비스에 이어 14일부터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 것. 전체적인 컨셉은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유사한 정도를 넘어 개별 디자인까지 비슷하다는 것이 싸이월드측을 화나게 했다.
어떻게 보면 유사 서비스로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프리챌은 이 서비스 준비 과정에서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실수를 두 가지 저질렀고 이것이 결국 문제를 크게 확대시키고 있다.
하나는 서비스의 이름을 싸이월드에서 사용한 것과 똑같이 ‘미니홈피’라고 한 것이다. 프리챌 홍보팀의 서영선 과장은 “시험 서비스 형태인 ‘모델하우스’ 서비스에 가칭으로 올렸던 것”이라며 “일반적인 서비스의 명칭으로 판단했지만 문제의 소지가 있어 이름을 즉각 ‘마이홈피’로 바꿨다”고 말했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가칭을 내세웠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궁색한 변명이다. 신상품을 내고 홍보 활동에 들어가면서 아직 확정되지 않은 이름을 내세운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보다 결정적으로 싸이월드의 공세에 빌미를 제공한 것은 싸이월드에서 사용한 것과 똑같은 이미지를 사용한 것이다. 문제가 되자 프리챌은 3시간만에 이미지를 삭제했다. 이 부분에 대해 싸이월드측은 격분하고 있다.
프리챌측은 “전체 서비스 기획은 내부에서 진행했지만 세부 디자인 작업은 외주 업체를 통해 진행했고 공교롭게도 싸이월드의 외주업체와 같은 업체가 일을 진행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담당자의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말대로라면 ‘3시간 동안의 실수’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 외에 전체 서비스의 기획이나 구성, 디자인 컨셉에 대해서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프리챌측은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국내외의 많은 사이트를 벤치마킹했다”며 “싸이월드를 참고한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순수한 벤치마킹 차원이지 ‘표절’시비는 말이 되지 않는다며 펄쩍 뛰었다. .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프리챌이 싸이월드를 벤치마킹한 것을 넘어 있는 그대로 베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 이유는 많은 부분에서 베낀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의 한 관계자는 “전체 기획이나 구성뿐만 아니라 아이템, 메뉴나 게시판의 구성, 사진첩 구성 등 세세한 부분까지 베꼈다”며 허탈해 했다. ||하지만 이 유사성이 법적으로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싸이월드는 ‘미니홈피’에 대해 BM특허를 비롯, 어떤 형태의 법적 보호 장치를 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닷컴기업들의 수익 창출은 지상과제가 됐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경쟁업체의 기존 서비스에 먼저 눈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저작권과 관련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싸이월드와 프리챌의 외주 디자인 업체도 같은 업체에서 경쟁업체의 비슷한 일을 맡을 수 없다는 계약조건 때문에 이름이 다른 별개의 회사를 만들어 일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베끼기로는 결코 선두업체를 쫓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각 업체들이 인식해야 될 것이다”며 “프리챌처럼 탄탄한 커뮤니티 기업이 시장 정상화에 나서지 않고 오히려 베끼기 경쟁에 뛰어 든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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