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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는 메이드인 코리아 新분야 도전‘시급하다’

  • 주영재 기자 cherrydg@khan.kr
  • 입력 2010.02.0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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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 게임들 잇따른 성공으로 각국 퍼블리셔 선호 … 철저한 시장 조사와 유저 니즈 파악이 향후 성공 열쇠


“온라인게임은 여전히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27일,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렸던 2010년 세계 게임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이 한 결 같이 강조한 말이다. 중국, 일본, 미국, 유럽의 전문가들은 이날 세미나를 통해 각 시장의 현황과 올해 전망, 그리고 국내 업체의 진출 전략 등에 관해 발표하면서 온라인게임의 미래를 밝게 내다봤다.


각 지역 모두 전년보다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가 성장했는데, 이 같은 성장의 중심에는 한국 온라인게임들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대부분의 해외 퍼블리셔들이 한국 게임을 선호하고 있고 이 같은 양상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시장의 확대가 성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각국의 개발력이 빠르게 추격해 오고 있다”며, “정확한 시장조사와 현지화 된 서비스를 통해 실패 확률을 줄여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2010년에는 웹게임과 SNG가 유망 장르”라면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빈약하므로 시급한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작년 한해는 비디오게임 시장이 약세였던 반면 온라인게임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비디오게임 시장의 경우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어서 앞으로 크게 성장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공백을 온라인게임이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게임 시장은 한국이 주도]
미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2009년 매출이 약 11.8% 성장했다. 발표를 맡은 미국 시장 조사 기관 DFC 인텔리전스의 데이비드 콜 대표는 이 같은 성장의 중심에 한국 게임들의 활약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은 미국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PAX 2009’에서 최고의 MMO상을 수상한 것을 바탕으로 북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넥슨의 경우에는 부분유료화를 대중화시키고 선불카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로 시장의 파이를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은 많은 지표들이 온라인게임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게임 유저수와 유저 일인당 평균 매출액(ARPU)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독일을 중심으로 온라인게임 전문 퍼블리셔가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중 대부분이 한국 온라인게임을 주력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발표자로 나선 카슨 반 후젠 게임포지 대표는 “유럽 온라인게임 시장이 조만간 북미와 아시아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게임포지가 서비스하는 국산 게임 ‘메틴2’는 유럽에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못 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온라인게임 시장은 여전히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중국의 시장 조사 기관인 아이리서치 보고서에 의하면, 작년 한해 30.2% 성장했고 2013년에는 지금보다 두 배 이상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전통적으로 한국게임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작년 한해 ‘던전앤파이터’와 ‘열혈강호’, ‘크로스파이어’가 동시접속자 순위에서 1~3위를 휩쓸었다. 발표를 맡은 카오 준 보 아이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중국에는 한국 온라인게임의 고정 팬이 많다”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시장도 다른 시장만큼 폭발적이진 않지만 지속적으로 온라인게임이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2008년 통계치에 의하면 전년에 비해 11% 상승했고, 2009년 역시 웹게임과 SNS의 인기에 힘입어 높은 성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역시 한국 게임들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국산 MMORPG들이 현지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현지의 니즈 파악이 중요]
발표자 전원은 성장하는 온라인게임 시장이 국내 온라인게임사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지금보다 더 게임의 품질과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중국을 위시한 타 국가의 기술이 바짝 추격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지 시장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유저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향후 성공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고객서비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게임이 우수하다 하더라도 유저들의 불만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유저가 이탈한다. 아에리아 게임즈의 조현선 이사는 “최상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면 커뮤니티를 통해 즉각 효과가 나타난다”라고 말했고, 신용카드가 없는 어린 유저들을 위해 선불카드를 판매할 것을 추천했다.


유럽은 아직까지 광대역 통신망이 덜 발달했기 때문에 게임의 용량이 중요하다. 유저들이 클라이언트를 받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게임포지 후젠 대표는 500MB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또한 게임 플레이시 랙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장르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은 최근 자국게임의 성장세가 무섭다. 경쟁이 치열한 중국시장에서 외국 기업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는 바로 규제가 많다는 점이다. 중국은 외자회사나 합자회사에게 게임 서비스 자격을 주지 않아 대부분 중국 퍼블리셔와 파트너쉽을 맺어 게임을 서비스 한다.


박용석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 소장은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비스 중단 사례를 들면서 “중국의 법규를 잘 이해하고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신뢰할만한 파트너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일본은 ARPU가 매우 높고 유저들이 게임 밸런스에 신경 쓰지 않으므로 적극적인 부분유료화가 효과적이다. 운에 의해 아이템이 결정되는 뽑기 아이템도 결제율이 높다.


또한, 일본 유저들은 게임의 원화와 스토리를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유저 눈높이에 맞게 현지의 작가를 고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新장르 개척이 성공 관건]
2010년은 클라이언트 게임 외에 SNG(소셜 네트워크 게임)와 웹게임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온라인게임이 아직 클라이언트 게임에 집중돼 있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시급히 개발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NG는 SNS의 대규모 유저 층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징가사가 개발한 ‘팜빌’의 경우 6500만 명 이상의 유저를 확보하고 있고, 징가사의 매출은 2008년에 이미 1조 3천억 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대형 업체들의 자금이 SNG로 몰리고 있는데, EA는 SNG 개발사 플레이피쉬를 인수하기 위해 4천 6백억 원이나 지불했다. 징가사도 작년에 러시아 투자회사로부터 약 2천 7백억 원을 투자 받았고, 기업 가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 이날 세미나에는 많은 국·내외 업계 담당자들이 참석해, 세계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한국은 아직까지 SNG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SNS 플랫폼은 유저 풀이 부족하고,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SNG들은 대부분 클라이언트 기반이라 글로벌 진출이 불투명하다. 업계 전문가는 “SNG 자체가 기술적으로 매우 간단하고 많은 개발 비용을 요하는 것이 아니므로 중소 개발사들이 적극적으로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 외에도 웹게임이 2010년 유망 장르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급격하게 시장이 조성되고 있는데, 스마트폰과 저사양의 넷북 보급이 기폭제가 되고 있다.


아직까지 한국은 웹게임 분야에서 중국이나 유럽에 많이 뒤처져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술의 차이라기보다는 관심의 차이다”라고 말하면서 “국내 개발사들이 웹게임을 경시하는 풍조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2010년은 기존 클라이언트 게임과 웹게임, SNG가 혼재하면서 온라인게임 시장이 한층 다각화될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이 기존 클라이언트 시장은 물론 새로운 장르에서도 주도적 위치를 점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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