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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개발자 동참 유도 애플과 ‘전면전 준비’

  • 주영재 기자 ian@khplus.kr
  • 입력 2010.06.1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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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반 유저 차이 극복할 운영의 묘미 필요 … 서비스 마인드·파트너십 강화해 상생 모색


작년 9월 한국형 오픈마켓의 시작을 알린 티스토어가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에도 불구하고 활성화가 더디고 있다. 피처폰 게임과 함께 판매돼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현재까지 등록된 스마트폰 게임은 약 100여 개에 지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더딘 활성화 원인에 대해 국내 오픈마켓이 개인 개발자들의 참여를 유인할 만한 메리트가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시장이 국내에 한정돼 있어 유저층이 적은 것뿐만 아니라 개방형 OS라서 개발자들이 기기마다 일일이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정책이나 운영 부분에서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아 좀 더 개발자와 유저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티스토어의 고전은 아이폰4와 아이패드가 국내에 출시되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돼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픈마켓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편안한 개발 환경 시스템과 폭넓은 유저층이 필요하다. 티스토어는 위 두 가지 조건에서 경쟁자인 애플 앱스토어에 비해 불리한 조건을 안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등록 한번으로 전 세계 1억 명 가량의 아이폰·아이팟 터치·아이패드 유저들을 대상으로 판매를 할 수 있지만 티스토어 회원은 약 100만 명에 불과하다. 애초에 시장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애플 앱스토어 시장에 더욱 집중하는 이유가 된다.



[개방형 플랫폼 단점 부각]
티스토어의 더딘 활성화 원인에는 기반 유저 차이에서 오는 불리함 외에도 개방형 OS가 한몫하고 있다.


티스토어가 지원하는 주력 스마트폰 OS는 안드로이드와 윈도우 모바일인데 이들은 개방형 OS로서 다양한 기기에 탑재된다. 하지만 OS가 같다고 해서 기기마다 정상 실행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제조사들이 기기에 적합하게 OS를 수정하고 CPU나 메모리, 화면 크기 같은 개별 스펙도 차이가 나므로 실행 환경이 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개발자들은 아이폰OS와 달리 기기마다 별도의 개발과 테스트를 수행해야 한다. 이것은 특히 영세한 개인 개발자들에게 크나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 개인 개발자는 “안드로이드나 윈도우 모바일 같은 개방형 OS는 모든 기기를 구매할 수 없는 개인 개발자들에게 부담이 크다”고 말한 후 “그렇다고 하나의 기기에만 초점을 맞춰 게임을 개발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작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스펙이 기기마다 다르다 보니 가장 낮은 스펙에 맞춰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이로 인해 게임의 퀄리티가 저하되는 것을 우려하는 개발자들이 많다.


개발자들은 일단 개발을 완료했다 하더라도 검수 과정에서 또 한 번 벽을 만나게 된다. 이통사들이 개별 기기마다 테스트를 진행해야 하므로 등록까지 오랜 시일이 걸리는 것이다.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평균 일주일 정도 소요되는 반면 티스토어는 개별 어플리케이션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자체 테스트 팀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게임사의 경우 한 번에 무리 없이 통과되지만 개인 개발자의 어플리케이션은 보통 보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도 한 번에 통과될 경우이고 문제가 생겨 거부되면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린다.



[운영 정책의 아쉬움]
기술·환경적 제약 외에 티스토어의 운영 정책과 노하우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단 개발자들은 현행 정산 체계에 불만이 크다. 티스토어는 신용카드나 휴대폰 요금 합산과 같은 다양한 결제 수단을 지원하고 있다. 휴대폰 결제의 경우 구매가 이루어진 다음 달 요금에 합산되고 또 한 달이 지나 요금이 납부되기 때문에 정산 과정을 거치게 된다면 최종적으로 3~4개월이 지나서야 개발자 통장에 입금된다. 이러한 오랜 정산 기간은 당장 자금이 필요한 개인 개발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이에 대한 명확한 고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개발자들의 혼란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이다.


휴대폰 요금 미납액에 대한 손실도 개발자가 전액 부담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신용카드와 기프트카드만 지원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휴대폰 요금 결제가 일반화된 국내 오픈마켓에서는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한 개발자는 “판매 수익을 개발자와 마켓 운영자가 7대 3으로 분배하는데 왜 미납액에 대한 손실은 개발자가 전액 부담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하며 “특히 미납 금액에 대해 개발자가 추심할 방법이 없는 만큼 손실을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픈마켓 등록비용도 앱스토어에 비해 다소 비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연간 99달러를 지불하면 무제한으로 어플리케이션을 등록할 수 있는데 반해 티스토어는 개인 판매자에 대해서만 무제한 등록을 허용하고 있다. 법인 사업자의 경우 10~30만원 사이의 연회비를 지불하고 2~10건의 어플리케이션을 등록할 수 있다. 추가로 어플리케이션을 등록할 때는 건당 6만원이 부과된다. 또한 3회 이상 재검증을 받게 되면 신규 검증으로 전환돼 다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티스토어는 프로모션 일환으로 그동안 연회비를 면제해줬지만 오는 7월부터는 정상 적용이 되기 때문에 개발자들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SK텔레콤은 T아카데미를 개설해 개발자 양성을 시도하고 있다


[애플과의 경쟁 심화]
티스토어의 고전은 7월 출시될 아이폰4와 연내에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패드로 인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전문가는 “지난해 아이폰 3GS 출시 때와 마찬가지로 이들 제품이 국내에 정식 출시된다면 폭발적 반응이 예상된다”라고 말하며 “이에 따라 개발자들도 자연히 애플 앱스토어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스토어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국내 대표 오픈마켓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위에 언급한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개방형 OS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은 당장 이통사에서 해결하기 힘든 문제지만 이 외의 문제들은 운영의 묘미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개발자들이 빠르게 어플리케이션을 등록할 수 있게끔 검수 시일을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검수 인력을 대폭 강화하는 것은 물론 개발자들과의 지속적인 피드백으로 문제 해결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산 체계도 좀 더 명확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납 금액의 경우 손실을 공동으로 부담하고 추심을 빠르게 해서 개발자들의 의지를 꺾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 개발자는 “오픈마켓은 콘텐츠 순환이 매우 빨리 일어나는 곳이다”라고 말하며 “지속적으로 게임을 출시해야 하는데 자금이 막혀서 개발에 차질이 빚는 경우가 발생하면 곤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통사 측이 아직까지 개발자들을 납품 계약관계로 보고 있는 것 같다”며 “평등한 파트너로서 개발자들을 대우해야 마켓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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