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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 경력 개발자 ‘긴급 설문’

  • 강은별 기자 hehestar@khplus.kr
  • 입력 2012.08.2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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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과도 규제’· ‘타 플랫폼 확산’으로 위기 … ‘중국’77% 응답률로 최대 경쟁 국가 꼽아


온라인게임 산업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가까운 곳에서 위기를 체감하고 있는 개발자들의 목소리를 수렴했다. 현재 게임 개발에 종사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 개발자 30명(실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약 84%의 개발자가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국내 개발사의 강점으로 약 40%의 개발자가 오랜 기간 쌓아온 수준 높은 기술력을 꼽았지만, 그마저도 최근에는 자본력과 국가적 지원을 앞세운 중국 등 후발 국가에 의해 녹록치 못한 상황이다. 특히 국내 개발사를 옥죄는 각종 규제가 27%의 응답률로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됐다. 국내의 가장 큰 경쟁 상대로 꼽히는 중국(77%)의 경우 자국 산업 보호에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국내 실정과 비교되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73.5%의 개발자가 향후 온라인게임 시장의 미래에 청사진을 기대하고 있는 고무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구조와 달리 기존에 온라인게임의 격전지로 불렸던 한국, 중국 등의 시장에는 모바일게임이 대두될 것이고,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국가에서는 온라인게임이 부흥할 것이라는 흥미로운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번 설문은 국내 개발사에 종사하는 총 30명의 개발자(실장급 이상)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골자는 온라인게임 산업 위기의 이유와 이를 타파할 수 있는 경쟁력, 수반 조건, 최대 경쟁국, 시장의 미래를 묻는 질문으로 구성됐다.


[참여 개발사 (가나다순)]
게임하이, 그라비티, 내꺼, 네오위즈게임즈, 넥슨, CJ E&M 넷마블, 노리아, 드래곤플라이, 마상소프트, 블루홀스튜디오, 세시소프트, 스마일게이트, 액토즈소프트, 에덴엔터테인먼트, 엑스엘게임즈, 엔씨소프트, 엔제이인터렉티브, 엔코어, 엔트리브소프트, 엘엔케이로직코리아, 엠게임, 웹젠,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이스트소프트, 이야소프트, 조이맥스,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초이락게임즈, 펄어비스, 한빛소프트



▲ 약 27%의 개발자가 과도한 정부 규제에 불만을 나타냈다


[각종 규제로 게임 산업 위기]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위기를 묻는 질문에 약 84%의 개발자가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고 대답했으며, 그 중에서도 매우 그렇다고 답한 개발자가 전체의 약 30%를 차지해 현역에 종사하는 개발자의 대부분이 불안정한 현 상황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러한 위기가 도래한 이유로 다양한 의견이 제시돼 현 시장이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많은 이유 중에서도 약 27%의 개발자가 ‘정부의 지나친 규제’를 꼽아, 최근 들어 강력한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 불만을 토로했다. 산업의 안정화를 위해서 어느 정도의 규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게임이 불온한 콘텐츠로 평가되고 유독 강력한 잣대가 제시되고 있다는 것이 개발자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국내 개발사의 경쟁 상대는 비단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각국의 개발사로 확대되기 때문에, 개발의 발목을 잡는 규제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점점 힘을 잃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성가족부의 ‘강제적셧다운제’와 문화체육관광부의 ‘게임시간선택제’를 대표적인 중복 규제로 꼽고 있다. 각 규제가 목표하고 있는 바는 분명 게임 산업의 발전과 올바른 문화 정착을 위한 긍정적 취지이나 두 법률의 공존 자체에 의문을 품고 있는 개발자가 대다수다.



‘모바일 등 타 플랫폼의 확산’으로 온라인게임 시장의 위기가 도래했다고 답한 개발자가 약 20%를 차지했다. 스마트폰 등 기기의 발전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이 확산되면서 온라인게임 시장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유저들은 시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개발에 있어서도 온라인게임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장벽과 적은 개발 자본이 요구되는 모바일게임에 많은 개발자가 몰리고 있다. 특히 피처폰 시대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변화하면서 기기가 갖고 있던 한계를 일부 극복할 수 있게 됐다. 때문에 콘텐츠 수요와 공급이 맞물려 모바일게임의 빠른 확산이 일어날 수 있었다.



▲ 국내 개발사는 수년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축적된 기술력이 최대 강점]
국내 온라인게임 개발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는 약 40%의 개발자가 높은 기술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앞선 질문에서 볼 수 있듯이 온라인게임 시장에 위기론이 돌고 있는 실정이지만 여전히 국내 개발사는 선구자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온 국내 온라인게임 개발로 오랜 시간 축적된 역량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신흥 시장의 개발사일지라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게임 시장은 다양한 플랫폼 중에서도 온라인게임 위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콘솔이나 패키지 기반으로 성장한 국가에 비해 높은 경쟁력을 지녔다. 기획을 강점으로 선택한 개발자가 약 24%에 달해 기술력의 뒤를 이었다. 기획 또한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력과 유사한 이유다.


기존의 실패와 성공을 밑거름을 통해 대중성과 참신함을 동시에 확보한 기획을 창조할 수 있다. 온라인게임 신흥 국가가 미숙한 경험으로 과거 국내 개발사의 전철을 밟고 있을 때 국내 개발사는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과 짜임새 있는 기획으로 완성도 높은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 한편 기타 의견으로는 ‘네트워크 인프라’, ‘중소개발사의 역량’, ‘유능한 인재’등이 제시됐다.



[개발 지원·개발자 유출 예방 필요]
국내 온라인게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는 ‘정부의 온라인게임 개발 지원 확대’가 절반에 가까운 응답률을 보였다. 이는 앞서 위기의 이유로 거론된 ‘정부의 지나친 규제’와 같은 선상에 있는 응답이지만 규제를 완화하는 것 이상의 지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나 산하 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에서 중소 게임 개발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있지만 적극적인 수준의 지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 6월 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2년 1분기 국내 콘텐츠 산업 전반 및 콘텐츠 업체의 종합적인 변화 추이를 보면, 1분기 총매출액 16조 5,908억 원 중 게임 산업이 2조 4,125억원으로 전체 수출액의 60.6%를 기록했다. 게임이 국내 대표 수출 효자 상품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개발사가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개발 지원이 필요하다.


더불어 약 16%의 개발자가 사회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해 개발 지원과 함께 사회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노력이 절실하다. 한편, 약 23%의 개발자가 국내 개발자 양성과 해외 유출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온라인게임 개발에 능한 국내 개발자들의 명성으로, 이름이 난 개발자들을 영입하기 위해 각국의 개발사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개발사로 자리를 이전하는 개발자들의 경우 근무 환경, 조건 등에 의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국내의 기술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개발자를 양성하고, 개발 환경을 개선해 능력 있는 개발자들의 유출을 막는 것이 급선무다.



[‘한국’경쟁 상대는 ‘중국’]
앞선 설문으로 국내 기술력의 해외 유출에 대해 많은 개발자가 염려를 나타내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최근 들어 기술력 이전 등의 이슈로 해외 개발사가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약 77%의 압도적인 수치로 최대 경쟁 상대로 꼽힌 중국이 대표적인 예다. 2012년 상반기 중국 시장의 규모는 약 4조 5,000억 원으로 예년에 비해 약 20%의 성장세를 보인다.(중국 신문출판총서 집계)


그 중에서도 온라인게임 매출이 95%를 차지해 온라인게임 시장 발전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은 풍부한 자본력과 인력, 그리고 국가적 차원의 지원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여느 국가에서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 특히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필수 조건 중 하나인 판호 발급 시스템에 많은 해외 개발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판호를 발급하는 중국신문출판총서의 장회해 국장은 올초 판호 발급에 해외 게임사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해외 개발사들의 진입은 어려운 상태다. 2011년에는 총 41종의 외산 게임에만 판호를 발급했을 정도다. 한편에서는 중국 내 자국 산업의 과도한 보호라는 지적이 일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게임 산업 발전에 국가적인 지원이 큰 요소로 자리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 중국은 빠른 속도로 온라인게임 강국 반열에 들어섰다. 사진은 ‘차이나조이 2012’현장 모습


[온라인게임 시장 ‘청사진’기대]
온라인게임 시장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약 73%의 개발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현재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입지가 다소 흔들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다각적인 노력이 수반된다면 이같은 위기를 타파할 수 있으리라는 의견이다. 특히 앞서 많은 개발자가 규제 완화와 개발 지원 등 정부적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치열한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국내 개발사의 자발적인 노력이 바탕돼야 한다.


위기를 타파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신규 시장 개척이 꼽히고 있다. 현재 온라인게임의 주요 시장으로 한국, 북미, 중국, 일본 등이 거론된다. 향후에는 이처럼 기반이 다져진 국가가 아니라 아직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고 있는 제3국가가 주요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폰 기기 발달에 의해 온라인게임 시장의 입지가 축소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온라인게임 주요 시장은 스마트폰 시장으로 변모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반대로 아직 온라인게임이 부흥하지 않은 제3국가에서는 온라인게임이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과거에 한국, 중국이 경제적 성장을 기반으로 인프라 확산이 이뤄지고 온라인게임 시장이 확산됐던 것을 볼때, 현재 성장을 이루고 있는 국가들이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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